#The Game Changer 이번 패션위크를 유난히 손꼽아 고대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퍼렐 윌리엄스의 루이 비통 데뷔 쇼가 열리기 때문! 쇼는 해 질 무렵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인 퐁네프 다리 위에서 펼쳐졌다. 그는 쇼를 위해 직접 작곡한 음악을 배경으로 자신의 스트리트 패션을 떠올리게 하는 뉴 럭셔리 하우스 룩을 명민하게 구현했다. 독보적 화제성은 물론, 셀링 포인트를 날카롭게 캐치해 타고난 감각으로 패션계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완벽하게 입증한 그의 쇼를 보노라니 ‘역시 퍼렐’ 하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쇼의 주제인 ‘Lover’를 아이코닉한 모노그램으로 새긴 키링은 이번 출장에서 받은 가장 의미 있는 기념품.

 

패션 역사의 터닝 포인트가 된 1997년의 패션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패션 빅뱅> 전시. 레이 카와쿠보의 전위적인 꼼데가르송 프레타포르테 쇼, 그로테스크한 새가 연상되는 알렉산더 맥퀸의 지방시 컬렉션 등 전설적인 디자이너들의 상징적인 작품을 보며 과거와 현재의 교차로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LVMH 프라이스 수상자인 셋추(Setchu)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구와타 사토시를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만났다. 웃는 얼굴로 한국 음식 중 산낙지를 가장 좋아한다 말하며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오리가미 재킷’ 접는 방법을 직접 시범 보이던 ‘사토시 상’. 그와 나눈 진중한 대화가 담긴 인터뷰는 이번 8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iffel in Givenchy 쇼가 열린 다음 날 찾은 지방시의 리시(re-see) 현장. 정돈된 실루엣의 테일러드 피스에 유틸리티 코드를 가미해 매튜 윌리엄스의 장기를 백분 발휘한 컬렉션을 보는 재미를 누린 건 물론, 지방시 쇼룸의 자랑인 에펠탑이 보이는 테라스에서 숨 가쁜 일정 중 잠시나마 파리의 여유를 체감할 수 있었다.

 

#Hidden Spot 마레 지구에 위치한 ‘롭스퀴르(L’OBSCUR)’는 주인장의 취향을 오롯이 담아 엄선한 빈티지 아이템을 만날 수 있어 애정하는 쇼핑 스팟이다.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비밀번호를 눌러야 하는 점, 내부 촬영은 일절 금지한 점 등 나만의 쇼핑 공간 같은 느낌을 주는 요소 하나하나가 마음을 사로잡은 포인트.

 

 

맨즈 패션위크의 마지막을 장식한 루도빅 드 생 세르넹. 예정되어 있던 인터뷰 전 인사를 나누기 위해 백스테이지에 들어가는 행운을 얻었다. 쇼를 찾은 릭 오웬스와 그의 뮤즈 타이론 딜런, 그리고 카린 로이펠트까지. 사진으로만 보던 패션계 거장들과 혜성같이 등장한 디자이너가 교감하는 순간을 직관하다니, 패션 판타지를 현실로 경험한 꿈같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