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원

43세,사업가

김보선

44세, 브랜드 & 콘텐츠 디렉터

 

웨딩 스토리가 궁금해요. 2019년 말에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났어요. 신랑의 성당 동생이자 제 친한 동생인 주선자가 중간에서 소개해주어 만나게 되었죠. 소개팅 당시에는 신랑이 일 때문에 부산에 거주 중인 상태라 서울에 올라올 때마다 몇 번 만나다가 점차 연락이 끊어졌어요. 한 1년 반쯤 지난 뒤 어느 날 카카오톡 생일 알림에 뜬 걸 보고 제가 신랑에게 안부 메시지를 보냈고, 그 일로 다시 서로 연락하게 됐어요. 그 이후 시간이 날 때마다 만났고, 신랑이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면서 본격적으로 사귀게 되었어요.

프러포즈부터 결혼식까지 사귀기 시작하고 결혼까지는 딱 1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2022년 1월부터 사귀어서 소개팅 후 사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 편인데, 사귄 이후에는 둘 다 나이가 차고 서로 성격도 워낙 잘 맞아서 하루라도 빨리 결혼하고 싶어 했습니다. 늦여름에 둘이 결혼하기로 결정했고, 가을에 서로 가족들을 만나면서 결혼식 이야기가 나왔죠. 가족 중에 해외에 거주하는 분들도 있었기 때문에 연말이나 연초를 염두에 두고 식장부터 알아봤습니다.

결혼식 장소와 그곳으로 정한 이유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했어요. 결혼식이 석 달 반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원래 하고 싶던 두 곳 중 하객 규모에 좀 더 적합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로 정하고 가능한 일정을 모두 확인해서 일요일 저녁으로 겨우 스케줄을 잡을 수 있었죠.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결혼식을 하고 싶은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제가 결혼식을 올린 장소가 평생 없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에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호텔이니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죠. 그리고 호텔 앞에 있는 환구단에서 꼭 촬영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이곳에서 웨딩 사진을 촬영하고 싶어 예식 장소를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로 정했다.

 

드레스와 턱시도 스타일링 웨딩 스타일링과 촬영 등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클래식하고 심플할 것. 그리고 무엇보다 전문가의 조언을 잘 들을 것. 이렇게 두 가지였어요. 예전에 웨딩 매거진 편집장으로 오래 일했기 때문에 제 주변에 업계 최고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는 터라 준비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일정이 워낙 빠듯해 인기 있는 드레스와 턱시도 숍이나 스튜디오, 미용실 등의 스케줄을 잡기가 힘들었죠. 하지만 의리로 똘똘 뭉친 웨딩업계 드림 팀 대표님들이 본인들의 휴가까지 반납하며 제 결혼을 응원해주셔서 월요일(웨딩업계의 공식 휴일!) 위주로 결혼식 관련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어요. 드레스는 소유 브라이덜에서 골랐는데, 오스카 드 라 렌타의 드레스가 저한테 특히 잘 어울려서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와 본식 메인 드레스 모두 오스카 드 라 렌타 드레스를 선택했습니다. 화려한 디테일보다는 고급스러운 소재의 매력을 살린 심플한 디자인이었고요. 신랑의 턱시도는 로드앤 테일러에서 골랐는데, 애프터파티를 위해 캐주얼한 네이비 수트를 한 벌 따로 맞춰 입었습니다. 또 좀 더 포멀한 느낌을 주고 싶어 신랑뿐 아니라 양가 아버님 모두 턱시도를 갖춰 입으셨는데, 주변에서 아버님들이 멋지다는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웨딩 촬영은 정원이 있는 집을 단독으로 쓸 수 있는 앤드류권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는데,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해 촬영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특히 촬영 당일 부케를 맡아주신 아스펜 프로젝트 대표님이 깜짝 선물로 플라워 월도 꾸며주셔서 그야말로 감동이었죠.

 

클래식한 무드의 웨딩 사진.

 

헤어와 메이크업 스타일링 평소 어색한 걸 아주 싫어하는 편이라 평상시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출하려고 했습니다. 김청경 헤어페이스에서 헤어와 메이크업을 진행했는데, 제 스타일을 알아서 그런지 원하는 스타일을 금방 캐치해주셨어요. 촬영 때도 그렇고 본식 때도 메인 드레스가 아주 깔끔한 실크 드레스였기 때문에 헤어는 자연스러운 로 번으로 연출했고, 좀 더 로맨틱하고 가벼운 느낌의 드레스를 입은 애프터파티 때는 굵게 웨이브를 내 풀어 내린 내추럴 웨이브 헤어로 변형했습니다. 출장 헤어 스타일리스트가 동행해 신부 대기실에서 빠르게 헤어스타일을 변경해주었는데, 추가 비용은 지불했지만 아주 만족스러워서 다른 신부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어요.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 둘 다 늦은 나이에 하는 결혼이다 보니 무엇보다 가볍지 않고 진중한 느낌이 있었으면 했어요. 그래서 식전 영상도 캐주얼한 커플 사진 대신 리허설 촬영 사진으로 준비했고, 요새 많이 생략한다는 주례도 저를 잘 아는 아버지 친구분께 부탁드렸죠. 축가도 신랑의 지인인 성악가가 불러주셨고요. 나중에 하객들이 “오랜만에 결혼식다운 결혼식에 참석한 거 같다”고 말씀하시더군요.

 

클래식한 무드의 웨딩 사진.

 

우리 결혼식에서 이것만큼은 특별했다 전체적으로 클래식한 결혼식이었는데, 딱 하나 특별히 준비한 이벤트가 있었는데, 바로 결혼반지를 전달할 화동들의 입장! ‘아기 상어’ 노래에 맞춰 저희 부부가 너무도 사랑하는 절친한 후배의 쌍둥이 딸들이 반지를 들고 질주해 전해줄 때의 감동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예요. 아직 만 세 살도 되지 않은 아기들이어서 어떤 돌발 상황이 벌어질지 몰라 걱정도 했지만, 다행히 두 아기가 너무너무 귀여웠고, 일요일 저녁 저희와 함께해준 하객들께도 기억에 남는 행복한 시간이 되었을 거라 생각해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에게 전하는 결혼식 준비에 관한 팁 결혼식을 두고 품은 여러 로망 중 반드시 꼭 이루고 싶은 것과 안 해도 괜찮은 것을 미리 정하면 좋을 것 같아요. 결혼식 준비는 그야말로 끊없는 결정의 연속이기 때문에 미리 우선순위를 어느 정도 정해놔야 빠르게 선택할 수 있거든요.

 

화동으로 등장한 친한 후배의 쌍둥이 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