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입을 때 꼭 지키는 철칙 같은 게 있나요? 액세서리는 잊어도 향수는 반드시 뿌린다든가. 음…, 로고를 되도록 피한다. 딱히 철학 같은 건 없어요.
그럼 어떤 사람을 보면 멋지다고 생각해요? 자연스러운 게 멋있다고 생각해요. 자연스러우면서도 제 직업 특성상 돋보여야 되거든요. 흰 티셔츠 에 청바지만 입어도 멋있는 사람이 되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만 입으면 너무 평범해지거든요.
주연 씨도요? 네. 그래서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줘요.
시각, 청각, 미각 중에 어떤 감각이 제일 까다로워요? 후각이요. 남들에 비해 엄청 예민해요. 누가 왔다가 가면 맞혀요. “누구 왔다 갔지?” 하고. 상대방이 어떤 향수 뿌렸는지도 바로 알아차리고요.
새로운 시도를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반복되는 일상에 도파민이 부족하게 느껴질 때, 뭘 해도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돌파구를 만들어요? 반복되는 패턴이지만 세부 사항은 다르잖아요. 매번 화보 촬영을 하지만 컨셉트와 스토리가 다르기 때문에 직장인처럼 반복되는 느낌과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앨범을 준비하는 기간에도 녹음과 연습을 반복하지만 곡과 앨범에 담는 이야기와 가사가 다르기 때문에 사실 그런 느낌은 별로 받지 않아요. 물론 활동할 때는 그렇게 느낄 수 있어요. 2~3주 동안 같은 곡으로 무대에 오르니까요. 그럴 때 저는 음악을 많이 듣고 긍정적인 미래를 떠올려요. 상상대로만 된다면 너무 좋을 것 같거든요. 제가 (MBTI상) N형이라서 미래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이걸 위해서 조금만 더 참고 즐기면서 하자 생각해요.
MBTI, 믿어요? 완전히 믿지는 않지만 그 주제로 얘기하는 걸 좋아해요. 누군가의 유형을 맞히는 것도 좋아하고. 지난 인터뷰를 보면 예전에 비해 자신감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과거의 자신은 어땠고 지금은 어떤가요? 과거에 저는 스스로를 증명하기에 급급했던 것 같아요. 나 자신을 세상에 각인하는 데 갈증을 느꼈고, 더 많이 알아봐줬으면 좋겠다, 팬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생각했죠. 지금의 모든 상황이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노력을 통해 지금의 나로 만들었다는 사실에 뿌듯하고 좋아요.
올해 많은 일을 했어요. ‘ROAR’ 활동 때부터 콘서트 투어를 하며 예능 프로 <형따라 마야로>에도 출연하고, ‘LIP GLOSS’로 2집 컴백 후에 ‘Passion Fruit’로 첫 유닛 활동까지 이어왔어요. 상반기를 돌아보면 어때요?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그렇게 바쁘다 보면. 그냥 스케줄이 많아서 바쁜게 아니라 도파민이 엄청 분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잖아요, 콘서트나 투어나. <형따라 마야로> 촬영할 때 긴장을 정말 많이 했거든요. 대선배님들과 함께하는 막내로서. 펜디 쇼에 참석하기 위해 피렌체에 다녀온 일도 그렇고.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 보니 계속 하입(hype) 되어 있는 거죠. 그래서 스스로 안정시키려고 노력해요. 돌아보면 다 좋고 의미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스르르 넘어간 것 같아요.
주연 씨의 순둥이 같은 성격을 ‘더비’(더보이즈의 팬)들이 좋아하죠. 그런 주연이 용납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항상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확실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바꿀 수 없는 것은 한탄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남 탓 하며 미루는 걸 되게 싫어해요. 바꿀 거면 확실하게 키를 잡든지. 그러지 못할 거면 지금 현실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면 답답해요.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 만들기.
가능성 있는 얘긴가요? 네. 가능성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