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정신이 깃든 에르메스의 창의적 순간

에르메스의 가치와 장인정신을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었던 지난 5월, 서울 롯데월드타워 야외 잔디광장 ‘월드파크’에서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Hermès in the Making)> 전시가 진행되었다. 에르메스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실크 스카프를 프린트하는 과정부터 인그레이빙, 포슬린 페인팅, 가죽 세공, 젬스톤 주얼리 세팅까지, 브랜드를 대표하는 11명의 공예 장인들이 함께했고, 에르메스 제품의 제작 과정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색다른 기회였다. 장인 기술의 보존과 계승, 소재에 대한 존중과 탁월한 품질, 노력의 헌신, 지역사회와의 연계 등 브랜드 역사의 기반이 되는 네 가지 테마로 진행한 이번 행사는 ‘모든 제품 뒤에는 장인이 있다’라는 브랜드의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하는 자리였다. 이처럼 에르메스는 항상 재미있는 도전을 이어오고 있다. 이 중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이름도 사랑스러운 ‘쁘띠 아쉬(Petit h)’.

에르메스 공방 중 가장 열정적이고, 특별한 에너지를 풍긴다고 평가받는 이곳에서 제품을 만들고 남은 자재를 활용해 장인들과 아티스트들이 함께 오브제를 만든다. 실크와 가죽을 비롯해 패브릭, 크리스털, 금속 부품 등 다양한 소재를 직접 만지고 조립해보면서 색다른 조합을 시도한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어떤 것을 만들지 그 누구도 모른다는 것. 정해진 틀이 없으며, 오롯이 아티스트의 독창성과 장인의 손길이 만나 뚜렷한 기능을 가진 오브제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버려지는 것은 없고 모든 것이 재창조되며, 새로운 오브제가 탄생한다’라는 쁘띠 아쉬의 대담한 모토는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하는 매력적인 오브제를 감상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단추를 뚜껑으로 사용하는 크리스털 소금 통, 켈리 백의 핸들이 달린 칼라프 물병, 테이블웨어 조각으로 만든 포슬린 탁자 등등. 소재의 지속 가능성, 아티스트와 장인의 협업, 재창조와 희소성, 이쯤 되면 에르메스의 쁘띠 아쉬 프로젝트는 오브제라기보다 ‘실용적인 예술 작품’이라고 칭하는 것이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