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HOOD CRUSH

영화 <가여운 것들>의 스틸 컷
PRADA
SIMONE ROCHA
MOLLY GODDARD
CECILIE BAHNSEN
SANDY LIANG

얼굴을 가릴 듯 한껏 부풀린 퍼프소매, 크리스피한 러플 장식, 코르셋과 파자마···. 영화 <가여운 것들>의 주인공 ‘벨라’의 의상이 동시대적으로 보인 것은 비단 에디터만은 아닐 것이다. 성인의 몸에 어린아이의 뇌를 가진 벨라의 기묘한 서사와 그 서사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준 빅토리아시대 복식의 만남은 지금 전 지구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차일드후드 코어’가 떠오를 수밖에! 혹자는 그저 한 시대의 의상에 현대적 터치를 가미한 것뿐 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주’ 옷을 입고 압구정 로데오거리와 성수동, 한남동을 누비고 있으니! 패션 월드에 ‘어린 시절’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사건의 시작엔 시몬 로샤와 몰리 고다드 등이 있다. 이들은 벨라가 21세기에 태어났다면 입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유년 시절에 대한 향수와 판타지를 강렬하게 자극한다. 한편, 세실리에 반센은 독특한 소재와 가벼운 무게로 ‘웨어러블’이라는 편의성을 가미하며 시몬 로샤가 쌓아온 판타지를 현실로 이끌어냈다. 결국 여전히 마음속 깊은 곳에 ‘공주가 되고 싶은 어린 소녀’를 간직한 여성들의 레디투웨어로 등극하고 만다. 이 외에도 발레리나에게서 영감을 얻는 샌디 리앙, 소녀와 여성의 경계를 폭넓게 포용하는 슈슈통 등···. 세상에 태어난 이래 가장 순수했던 시절을 떠 오르게 만드는 이 화려한 옷들이 런웨이 위를 뛰쳐나와 길거리를 누비며 꽤 흥미진진한 패션 신을 만드는 중! 우리는 그저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무엇이든 직접 경험하고 판단하며 자신의 삶과 스타일을 만들어간 벨라처럼 마음속에 간직해 온 사랑스러웠던 시절을 차일드후드 코어라는 트렌드를 빌려 마음껏 누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