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Chanel)이 하우스의 새로운 글로벌 앰배서더로 아요 어데버리(Ayo Edebiri)니콜 키드먼(Nicole Kidman)을 발탁했습니다.

두 앰배서더의 발표가 지난해 12월 샤넬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한 마티유 블라지(Matthieu Blazy)의 첫 쇼와 맞물려 공개된 만큼, 이는 블라지의 새로운 정국을 예고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읽히는데요. 지난주, 파리 패션 위크에서 공개된 그의 데뷔 컬렉션은 은하와 행성을 형상화한 거대한 무대를 통해 새로운 우주를 보여주는 동시에, 코코 샤넬의 현실감과 유틸리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스토리텔링’ 중심의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시네마’라는 축을 전면에 둔 블라지의 세계관에 더불어, 같은 시기 영화배우인 니콜 키드먼과 아요 어데버리를 앰배서더로 발탁한 것은 샤넬이 오랜 시간 이어온 영화계와의 파트너십을 블라지 체제의 첫 페이지로 강하게 연결하는 행보로 보이죠.

©CHANEL

미국의 배우이자 감독, 시나리오 작가인 아요 어데버리는 대담한 창의성과 탁월한 연기력으로 주목받는 인물입니다. 드라마 <더 베어(The Bear)>와 <애프터 더 헌트(After the Hunt)> 등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작품을 통해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세대의 배우상을 구현해 왔죠. 최근에는 베니스 국제 영화제와 뉴욕 영화제에서 샤넬 컬렉션을 착용하며 하우스와의 관계를 이어왔고, 이번 앰배서더 발탁 이후 파리 패션 위크에서 열린 마티유 블라지의 샤넬 2026 S/S 컬렉션에 참석해 특유의 세련된 존재감을 선보였습니다. 마티유 블라지는 “아요는 강인함 그 자체이지만, 동시에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줄 아는 솔직하고 진실 사람”이라며 “그의 대담함과 지성, 아름다움, 그리고 예술적 선택들을 존경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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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니콜 키드먼은 아카데미상 1회, 골든글로브상 6회 수상 경력을 지닌 세계적인 배우로, 영화·TV·연극을 넘나드는 폭넓은 커리어를 통해 시대를 대표하는 시네마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동시에 유엔 여성기구(UN Women) 친선대사로서 전 세계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해 목소리를 내왔으며, 영화계에서도 여성 감독들과의 꾸준한 협업을 통해 여성 창작자들의 가능성을 넓히는 데 앞장서 왔는데요. 이러한 행보는 여성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온 샤넬의 철학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죠.

특히 니콜 키드먼은 샤넬과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만큼 이번 임명이 더욱 반갑게 다가오는데요. 그는 지난 2004년, 감독 바즈 루어만(Baz Luhrmann)이 연출한 단편 영화 캠페인 <Chanel N°5: The Film>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시대의 샤넬을 상징하는 얼굴로 자리한 바 있죠. 이후 2023년 멧 갈라에서는 해당 캠페인 속 샤넬 오트 쿠튀르 드레스를 다시 착용해 라거펠트에 대한 존경을 전함과 동시에, 브랜드와의 깊은 유대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습니다. 21년 전 N°5 캠페인으로 시작된 인연이 이제 블라지의 시대에서 새로운 장으로 이어진 셈이죠. 블라지는 “바즈 루어만의 잊을 수 없는 영화부터 수많은 레드카펫 룩에 이르기까지, 니콜은 언제나 샤넬의 역사 속 일부였다”며 “자유롭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그녀는 나에게 샤넬 여성을 완벽히 상징하는 존재”라고 전했습니다.

한 사람은 하우스의 역사와 유산을, 다른 한 사람은 그 위에 더해질 새로운 감각을 상징하듯 두 앰배서더의 만남은 샤넬이 맞이한 변화의 방향을 선명하게 보여주는데요. 반가운 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샤넬의 다음 행보에 더욱 기대가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