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MOST FAMOUS AGAIN

미니멀리즘이 지배하던 지난 몇 시즌과 달리 이번에는 1970년대 특유의 자유로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 흐름 속에서 페니 레인 코트가 트렌드 아이콘으로 귀환했다. 영화 <올모스트 페이머스>에서 케이트 허드슨이 연기한 캐릭터의 이름을 딴 이 코트는 낭만과 록 스피릿이 공존하는 아이템이다. 끌로에는 부드럽게 퍼지는 실루엣과 여유로운 길이로 페니 레인 코트 특유의 낭만적인 보헤미안 무드를 현대적으로 되살렸고, 라반은 황금빛 퍼 코트 위에 투명한 비닐을 덧입고 글램과 펑크가 뒤섞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지암바티스타 발리는 풍성한 플로럴 디테일과 블랙 퍼 장식을 조합해 드라마틱한 화려함을 강조했다.

TURN UP THE VOLUME
2000년대 초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이 즐겨 입던 볼레로가 유수의 하우스 쇼에 등장했다. 19세기 스페인에서 기원한 이 재킷은 짧은 길이 덕분에 실루엣을 간결하게 정돈하면서도 스타일링에 변주를 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아이템이다. 디올은 그래픽 티셔츠와 레더 팬츠에 퍼 볼레로를 더하는 믹스 매치를 보여줬고, 미우미우는 드레스 위에 퍼 볼레로를 걸쳐 단조로움을 벗어났다. 이 밖에 루도빅 드 생 세르냉은 스터드를 장식한 미니 볼레로로 아방가르드한 관능미를 제시했으며, 알라이아는 촘촘한 텍스처의 블랙 볼레로로 쿠튀르풍의 조각 같은 미를 구현했다. 익숙하면서도 의외성 있는 볼레로는 짧은 길이로 큰 변화를 만들어내며 다시금 트렌드의 중심에 섰다.

IN FULL FLOW
몸을 감싸며 흘러내리는 듯한 드레이프 코트가 이번 시즌 런웨이를 점령했다. 스카프나 후드가 보온성과 실용성을 높여주고, 포멀부터 캐주얼까지 다양한 스타일에 녹아드는 유연함이 가장 큰 매력이다. 케이트는 케이프에 가까운 실루엣의 베이지 울 코트로 절제된 우아함을 드러냈고, 발망은 드레이프를 후드로 연결해 입체적인 실루엣을 완성했다. 브랜든 맥스웰은 흐르는 실루엣에 강렬한 패턴을 더해 시각적인 긴장감을 불어넣었으며, 토즈는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라인으로 모던한 분위기를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