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의 새 시대를 연 마티유 블라지의 첫 오트 쿠튀르.
마티유 블라지(Matthieu Blazy)의 첫 번째 샤넬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예고하는 티저가 공개됐습니다. 파리의 공방을 배경으로 작은 생명체들이 바삐 오가며 피스를 만지고 다듬는 장면은 마치 한 편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경쾌한데요. 이번 티저는 완성된 룩을 드러내기보다는 샤넬이라는 하우스의 본질에서 출발합니다. ‘아틀리에’와 실과 바늘, 그리고 원단을 다루는 ‘손의 감각’이 그것인데요. 작고 섬세한 손길로 완성되는 오트 쿠튀르의 세계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듯하죠.



티저 이미지들에서도 공방의 테이블 위로 시선을 낮추고 손끝이 만들어내는 장력과 촉감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눈에 띄죠. 붉은 색채가 돋보이는 쉬어한 원단, 그리고 그 옆에 놓인 실타래와 가위는 화려한 결과물보다 제작의 과정에 집중하겠다는 태도를 드러내는데요. 블라지가 처음 선보이는 쿠튀르 컬렉션인 만큼 오트 쿠튀르의 본질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되새기면서요.
멀티 컬러의 실이 얽힌 트위드 원단 위에 손으로 스티치를 더하는 모습 또한 샤넬이 오랫동안 지켜온 장인정신을 보여주는데요. 결국 이 모든 장면은 쿠튀르의 무게를 가볍게 비틀면서도 끝내 그 중심에는 손의 감각을 남깁니다. 블라지의 데뷔를 알리는 단서는 결국 완성된 옷의 형태보다는 샤넬이 가장 자신 있게 선보여온 공예의 문법을 어떤 리듬과 어조로 다시 말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죠.
지난 달, 블라지는 첫 공방 컬렉션을 뉴욕의 지하철 플랫폼에서 선보였습니다. 하우스의 장인정신을 도시의 바쁜 삶과 충돌시키는 방식으로 풀어냈죠. “지하철은 모두의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공예의 이상과 지하철이라는 현실의 에너지를 같은 프레임 안에 겹쳐두는 균형감이 분명했고요. 헤리티지를 유쾌하게 비틀며 블라지만의 위트를 입힌 공방 컬렉션이었습니다.
그가 샤넬에 합류한 후 처음 선보였던 2026 S/S 레디 투 웨어 컬렉션 역시 그만의 위트를 엿볼 수 있었는데요. ‘가브리엘 샤넬과의 상상의 대화’를 주제로, 매스큘린과 페미닌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루엣 위에 트위드·저지·실크 같은 하우스의 전통적인 원단을 과감히 재구성했죠. 다시 자르고(recut) 다시 해석하는(reinterpreted) 방식으로 샤넬의 클래식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풀어냈습니다.
블라지는 2024년 12월, 샤넬의 새로운 아티스틱 디렉터로 합류했습니다. 라프 시몬스, 메종 마르지엘라, 셀린느, 캘빈 클라인을 거치며 하우스의 문법과 공예적 감각을 동시에 체득한 그는 위트를 더한 장인정신과 재료의 반전을 통해 독자적인 미감을 선보여왔죠.
이번 쿠튀르 티저에서 손과 공방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블라지의 첫 쿠튀르가 거대한 서사나 직접적인 상징보다 손으로 만드는 방식 자체에 초점을 두었을 가능성이 큰데요. 이전에 선보였던 공방 컬렉션처럼 장인정신의 밀도를 끌어올리되, 소재의 위트나 시각적 반전 같은 블라지 특유의 가벼운 한 방을 함께 선보일지 지켜볼 만하고요.
아직 끝나지 않은 그의 첫 번째 순간들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지금. 마티유 블라지의 샤넬 2026 S/S 오트 쿠튀르 컬렉션 쇼는 바로 내일 오후 10시 샤넬 공식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