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irisvanherpen


강풍으로 인한 공연 취소의 아쉬움을 단번에 씻어낼 만큼 리사의 무대는 압도적이었습니다. 애니마(Animan)와의 협업으로 완성된 비주얼 연출은 불어오는 바람조차 하나의 소품처럼 느껴지게 했죠. 이날 리사는 ‘Bad Angel’을 열창하며 말 그대로 사막에 불시착한 천사의 모습을 구현했습니다. 그녀가 선택한 이리스 반 헤르펜(Iris van Herpen) 커스텀 드레스는 유기적으로 뻗어 나온 조형적 구조가 특징으로, 투명한 베이스 위에 메탈릭한 장식을 덧입혀 생물학적인 긴장감과 전위적인 무드를 동시에 자아냈죠. 움직임에 따라 오로라빛 광택을 흩뿌리는 롱 트레인과 리사의 은빛 백발은 마치 인류 이후의 새로운 생명체를 마주하는 듯한 환상적인 잔상을 남겼습니다. 여기에 루이 비통의 커스텀 부츠가 더해져 미래지향적인 퓨처 페어리 코어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빅뱅

빅뱅이 돌아왔습니다. 빅뱅은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완벽한 퍼포먼스와 쉴 틈 없이 쏟아지는 화려한 무대의상으로 코첼라를 장악했습니다. 세 멤버는 각자의 개성을 극대화한 스타일링으로 무대를 채웠는데요. 지드래곤은 풍성한 볼륨감이 돋보이는 샤넬 퍼 코트를, 태양은 레더 재킷과 베스트를 매치한 ‘올 레더 룩’에 크롬하츠 액세서리로 묵직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대성 역시 레더 바이커 재킷과 디스트로이드 데님에 허리 라인의 스카프 연출로 거친 록 시크 무드를 가감 없이 드러냈습니다.

특히 지드래곤은 과거의 상징적인 무대 의상을 오마주해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습니다. 볼륨감 있는 퍼 햇과 일본 교복 가쿠란을 연상시키는 스탠드 칼라 재킷, 하이톱 스니커즈의 조합은 우리가 사랑했던 ‘소년 지드래곤’의 모습을 2026년의 감각으로 재현했죠. 스타일리스트가 공개한 앤 드뮐미스터와 드리스 반 노튼의 크롭 재킷과 슬림한 핏의 데님 조합 역시 우리가 그토록 기다려온 ‘시대의 아이콘’ 지드래곤의 완벽한 귀환을 알렸습니다.

태민

@taemin_xoalsox

태민은 K-팝 남자 솔로 아티스트 최초로 코첼라 무대에 올랐습니다. 신비로운 올 화이트 룩으로 등장한 그는 마치 천상의 존재 같은 아우라를 발산했죠. 유려하게 흐르는 메탈릭 프린지 디테일은 태민의 독보적인 춤선에 따라 미묘하게 빛을 산란시키며 정적인 실루엣 안에 역동적인 에너지를 담아냈습니다. 안무 도중 프린지에 손이 걸리는 돌발 상황조차 의도된 퍼포먼스처럼 거친 제스처로 승화시킨 대처 또한 압권이었죠. 미공개 신곡 ‘Let Me Be The One’ 무대에서는 분위기를 반전시켜 단정한 생 로랑 2026 S/S 맨즈 컬렉션 피스를 선택했습니다. 실크 타이를 셔츠 버튼 사이에 끼워 넣은 디테일 역시 생 로랑 런웨이 그대로 완벽하게 소화하며 독보적인 패션 소화력을 입증했습니다.

캣츠아이

45분간의 무대를 화려한 팝 아트처럼 물들인 글로벌 루키, 캣츠아이입니다. 그들의 키치하고 생동감 넘치는 무드를 완성한 주인공은 베트남 브랜드 라 룬(La Lune)이었습니다. 스트라이프와 프릴, 레이스와 도트 무늬가 조화를 이룬 의상 위에 수공예 리본과 비즈 디테일이 얹어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했죠. 핫핑크부터 코발트 블루까지 스펙트럼을 넓힌 컬러 팔레트는 캣츠아이의 넘치는 에너지를 대변했습니다. 여기에 한국 브랜드 스탠드오일(STAND OIL)의 시그니처 부츠 라인을 매치한 점도 눈에 띕니다. 트리니티 슬라우치 부츠와 버클 타이드 롱 부츠의 부드러운 질감과 다채로운 컬러감은 라 룬의 화려한 의상과 맞물려 눈을 뗄 수 없는 완벽한 무대를 장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