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체앤가바나가 시칠리아의 유산과 서로 다른 시대의 옷을 자유롭게 뒤섞은 2027 S/S 컬렉션을 밀라노에서 공개했습니다.
- 이번 2027 S/S 컬렉션에서는 할머니의 옷장에서 발견한 듯한 크로셰와 트위드, 코르셋과 란제리, 레오파드와 바로크 패턴 등을 한데 조합하며 예상 밖의 스타일을 완성했습니다.
- 쇼장에는 글로벌 앰버서더 에이티즈 산이 참석해 딥 네이비 벨벳 블레이저와 데님 팬츠를 매치한 스타일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밀라노에서 펼쳐진 시칠리아의 화려한 축제.
할머니의 옷장에서 시작된 시칠리아의 유산
돌체앤가바나가 밀라노에서 2027 S/S 컬렉션을 공개했습니다. 도메니코 돌체(Domenico Dolce)와 스테파노 가바나(Stefano Gabbana)는 인터넷과 도시 거리를 가득 채운 획일적인 스타일에 대한 반발을 주제 삼아 이번 컬렉션을 시작했는데요. 이를 위해 두 디자이너는 어린 손녀가 할머니의 옷장을 열어 여러 시대를 아우르는 옷들을 발견하고 뒤섞어 입는 장면을 떠올리며, 자유분방한 상상력으로 밑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컬렉션은 ‘스트라바간차 시실리아나(Stravaganza Siciliana)’라는, 시칠리아의 별나고도 화려한 축제의 모습으로 관객들 앞에 펼쳐졌죠. 시칠리아의 중심 도시이자 문화·경제의 중심지이기도 한 팔레르모의 여러 가문에서나 볼 법한 반짝이는 룩들이 연이어 등장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서로 다른 조합들이 만나 탄생한 돌체앤가바나의 봄과 여름
이번 시즌 룩들은 모두 예상 밖의 조합에서 출발했습니다. 하우스의 유산인 코르셋과 란제리 스타일의 드레스가 여느 할머니들의 옷장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크로셰나 트위드, 빅 보우 등과 만났죠. 손으로 짠 크로셰는 뷔스티에와 클래식한 A라인 스커트로 탄생해 해변의 여유로움을 더했고, 묵직한 트위드는 블랙부터 핑크, 코발트 블루까지 다채롭게 변주되며 옷장 속 과거의 정취를 재해석했습니다. 이어서 블랙 레이스 란제리가 레인 부츠, 바스켓 백과 만나거나 산호 모양으로 장식된 사파리 재킷이 새틴 슬립 드레스 위에 레이어드되는 등 목적도, 시대도 다른 아이템들이 하나의 룩에서 공존하며 뜻밖의 재미를 더했고요.



패턴 또한 이질적입니다. 속이 비치는 블랙 앤 화이트 폴카 도트 블라우스 아래로는 장미 패턴의 버건디 팬츠가 고개를 내밀었고, 사랑스러운 깅엄 체크 셋업 위에도 플로럴 패턴의 시폰 블라우스가 놓이며 시선을 헤집어놓았죠. 언제나 등장하는 레오파드는 컬렉션 전반에서 짙거나 옅거나 혹은 광택이 더해져 다양한 얼굴로 변주됐고요. 여기에 유럽의 바로크 건축 양식에 등장하던 다마스크나 플로럴 패턴이 새겨진 아일렛 자수 소재들은 과거 17세기의 장면들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며 이번 컬렉션의 무드를 완성했습니다.


쇼장을 빛낸 글로벌 앰버서더, 에이티즈 산
현장에는 돌체앤가바나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에이티즈 산이 참석해 뜨거운 시선을 모았습니다. 쇼장에 입장하기도 전, 그를 보기 위해 모인 현지 팬들의 함성과 카메라 세례로 그 영향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죠. 최근 돌체앤가바나의 2026 가을 캠페인에도 함께했던 그는, 이날 쇼장에 세련된 딥 네이비 톤의 벨벳 블레이저와 셔츠를 입고 등장했는데요. 여기에 빈티지한 워싱감의 데님 팬츠와 빅 벨트를 매치해 클래식과 캐주얼함의 절묘한 대비를 만들어냈습니다. 드롭 형태의 네크리스는 그의 여유로운 매력을 더해주었고요. 글로벌 앰버서더의 존재감다운, 감각적인 룩이었습니다.


과거의 조각들로 완성하는 지금의 패션
돌체앤가바나의 이번 봄과 여름이 보여준 것은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조합하는 자유였습니다. 할머니의 옷장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손녀의 손끝에서 전혀 다른 옷으로 다시 태어났듯, 패션은 언제나 과거의 것들을 배경 삼아 지금을 새롭게 그려내죠. 하우스의 뿌리인 시칠리아의 작가 주세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Giuseppe Tomasi di Lampedusa)의 소설 ‘표범(Il Gattopardo)’ 속 문장, “모든 것이 그대로 남아 있으려면, 모든 것이 변해야 한다(For everything to remain as it is, everything must change)”처럼,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것들을 그대로 보관하는 대신 마음껏 헤집어보는 돌체앤가바나의 자유로움이 다음 해의 봄과 여름을 기다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