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자벨마랑이 다듬어지지 않은 아름다움과 자유로운 여성성을 담은 2027 S/S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 햇볕에 바랜 듯한 플로럴과 페이즐리 프린트, 화이트와 블랙부터 빈티지 로즈와 코랄, 스모크 그레이까지 이어지는 색감으로 이자벨마랑만의 새로운 봄과 여름을 표현했습니다.
- 배우 신혜선은 패치워크 퍼 재킷과 메탈릭 셔츠, 디스트로이드 데님을 매치해 이자벨마랑 특유의 자유롭고 세련된 무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완성했습니다.
이자벨마랑이 그려낸 가장 순수하고 자유로운 봄여름.
샘 하스킨스에서 찾은 이자벨마랑의 새로운 계절
지난 10월 1일(현지 시간), 파리에서 이자벨마랑의 2027 S/S 컬렉션이 공개됐습니다. 쇼를 여는 티저 영상에는 뜨겁게 반짝이는 햇살과 바다 위로 부서지는 윤슬, 그리고 그 빛을 원석에 비춰 보는 장면이 담겼는데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 서서히 빛을 머금고 보석처럼 드러나는 순간은 이번 컬렉션 전체를 관통하는 수공예적 가치를 짐작하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킴 베커(Kim Bekker)는 1960년대 사진작가 샘 하스킨스(Sam Haskins)가 포착한, 겹겹이 층을 이룬 아스라한 빛 속 여성들의 이미지에서 이번 시즌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관능과 허영 사이에 놓인 그 이미지들 속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역설적으로 여성이 지닌 단단한 힘이었고요. 티저 영상 속 거친 원석이 빛을 만나 비로소 자신의 결을 드러내듯, 킴 베커는 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아름다움이야말로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는 이야기를 이번 시즌에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빛바랜 프린트가 깨운 과거의 순수함
런웨이는 캐주얼한 티셔츠와 보드 쇼츠가 섬세한 레이스, 브로더리 앙글레즈(펀칭 레이스 자수) 등을 만나 전혀 다른 질감으로 다시 태어나며 시작됐습니다. 어깨를 둥글게 강조한 여유로운 실루엣의 블레이저는 브로치로 포인트를 준 스윔웨어, 마크라메 니트 스커트와 거침없이 짝을 이뤘죠. 장식적인 것과 비장식적인 것이 서로를 가리지 않고 마주한 이 조합은, 앞서 말한 가공되지 않은 아름다움이라는 주제를 옷 위에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했습니다. 보헤미안 감성으로 흐르던 분위기는 밀리터리 무드의 점프수트와 셋업, 재킷을 끝으로 한 번 더 결을 바꿨는데요. 그 뒤를 이은 햇볕에 바랜 듯한 플로럴과 페이즐리 프린트의 드레스들은 공기처럼 가볍고 산뜻한 소재를 만나 이자벨마랑 특유의 자유로운 무드를 한층 선명하게 드러냈습니다. 2013년 S/S 컬렉션에 대한 오마주로도 읽히는 이 룩들은 다듬지 않았기에 오히려 빛나는 과거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다시 꺼내 보였습니다.
시간의 흐름 역시 색으로 담겼습니다. 깔끔한 새벽의 화이트와 블랙으로 시작해 낮에는 과거의 란제리 무드를 닮은 빈티지 로즈, 올리브, 산호빛의 코랄, 아이보리가 이어지다, 저녁이 되면 다시 스모크 그레이나 블랙을 중심으로 한 룩들이 등장했죠. 여기에 곳곳에 자리한 라인스톤과 시퀸, 비즈 장식들은 무겁지 않은 멋을 더하며 날것의 실루엣과 섬세한 손길이 공존하는 런웨이를 완성했습니다. 거친 원석이 빛을 만나 보석으로 거듭나듯, 이자벨마랑 특유의 자유분방한 감성이 여름의 열기 속에 고스란히 녹아든 순간이었죠.
서로 다른 텍스처로 완성한 신혜선의 프렌치 시크
이날 쇼에는 배우 신혜선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강렬한 레드와 브라운이 어우러진 패치워크 퍼 재킷으로 가장 먼저 시선을 모았는데요. 그 안에는 메탈릭한 텍스처의 셔츠를 레이어드해, 거대한 존재감의 퍼에 은은한 광택감을 더했습니다. 거칠게 디스트로이드 처리한 데님 팬츠는 빈티지한 날것의 텍스처를 보태며 조금 더 여유로운 무드를 완성했고요. 퍼와 메탈릭, 데님이라는 서로 다른 성격의 소재가 한 룩 안에 풍성하게 쌓였지만 전체적인 균형은 흐트러지지 않은, 감각적인 룩이었습니다. 이자벨마랑 고유의 자유롭고 세련된 분위기를 신혜선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완성해냈죠.

날것의 원석이 수만 번의 손끝을 거쳐 보물로 다시 태어나듯, 이자벨마랑은 순수한 아름다움과 공예적 섬세함, 그리고 하우스의 헤리티지가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모두 자연스레 포개지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킴 베커가 발견한 샘 하스킨스의 사진 속 여성의 당당함과 관능은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채 공존했죠. 2027 S/S 컬렉션 위로 스며든 이자벨마랑만의 감각이 다음 계절을 더욱 기다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