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que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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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자크뮈스 최초의 앰버서더가 공개됐습니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디자이너 시몽 포르테 자크뮈스의 할머니 릴린 자크뮈스. “자크뮈스가 존재하기 전부터 이미 그녀는 제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녀의 힘과 우아함, 진정성은 제가 여성을 바라보는 방식과 이 메종을 상상하는 방식을 형성했죠”라는 그의 말처럼, 할머니는 브랜드 세계관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녀가 살아온 시간의 결은 자크뮈스가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실루엣 속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죠.

이 장면은 ‘그래니 코어(Granny Core)’ 트렌드와도 맞닿아있습니다. 그래니 코어는 할머니 옷장에서 꺼낸 듯 세월이 깃든 아이템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패션 흐름을 의미합니다. 크로셰 니트, 레이스 블라우스, 플로럴 패턴처럼 익숙한 요소들이 실용성과 개성을 겸비한 스타일로 재탄생하고 있죠. 복고적이지만 촌스럽지 않고, 사랑스럽되 단순한 레트로에 머물지 않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패션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할머니의 센스에 주목해왔습니다. JW 앤더슨의 2024 F/W 컬렉션에선 할머니가 연상되는 곱슬머리와 핸드메이드 니트, 어그, 오버사이즈 코트로 그래니 코어의 매력을 직관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이 흐름은 미우 미우의 2026 S/S 컬렉션에서도 이어집니다. 플로럴 패턴과 앞치마, 스카프 등 할머니를 연상시키는 요소들을 과감하게 끌어와 레트로한 감성을 경쾌하게 풀어냈습니다.

발렌티노 2026 리조트 컬렉션에서는 이른바 ‘김장 조끼’를 연상시키는 퍼 트리밍 베스트가 등장했습니다. 한국 할머니의 전유물인 누빔 조끼가 런웨이에 오르자 색다른 인상을 남겼죠. 화려한 컬러와 패턴, 넉넉한 실루엣은 빈티지한 무드를 더하며 ‘할머니의 지혜’를 하이패션의 언어로 승화시켰습니다.

@jennierubyjane
@aespa_official

제니와 카리나도 ‘김장 조끼’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제니는 올블랙 룩 위에 플로럴 패턴의 누빔 조끼를 매치해 전통적인 아이템을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소화했습니다. 젊은 세대에게 김장 조끼는 방한과 개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트렌디한 아이템이 됐죠.

그래니 코어는 단순히 ‘할머니처럼 입기’에서 그치지 않고, ‘할머니처럼 살아가는 라이프 스타일과 태도’를 말합니다. 속도보다는 지속성, 새로움보다는 쌓인 시간의 아름다움에 주목하는 태도 말이죠. 빈티지와 아날로그가 다시 주목받는 지금, 노년층의 취향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의 감각으로 재해석됩니다. 세대를 아우르는 패션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이 트렌드의 가장 큰 매력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