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가 제28회 미래의 워치메이킹 인재상 시상식을 통해 차세대 젊은 장인들이 멈춤과 기다림, 소리로 새롭게 해석한 시간의 감각을 조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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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 번이나 시간을 확인하시나요? 알림은 쉴 새 없이 울리고, 캘린더는 분 단위로 하루를 쪼개며, 우리는 시간을 보는 대신 시간에 쫓기는 일에 조금 더 익숙해졌죠. 그런데 까르띠에(Cartier)가 주목한 젊은 워치메이커들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빠르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추게 하고, 조금 기다리게 하며, 때로는 눈이 아닌 귀로 시간을 듣게 만들죠. 까르띠에가 ‘제28회 까르띠에 미래의 워치메이킹 인재상(Cartier Watchmaking Talents of Tomorrow)’ 시상식을 개최했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젊은 장인들이 만든 것은 시각을 알려주는 기계이면서 동시에 시간을 대하는 태도를 바꿔주죠.

미래의 장인들이 모인 라쇼드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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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시상식은 스위스 라쇼드퐁에 위치한 ‘까르띠에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Maison des Métiers d’Art)’에서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2014년 설립된 이 아틀리에는 에나멜링과 상감 세공 등 사라질 위기에 놓인 희귀 공예 기술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공간인데요. 워치메이킹과 주얼리, 장인정신과 예술 공예가 한데 만나는 까르띠에의 창조적 실험실인 셈이죠. 까르띠에는 이번 시상식을 통해 미래는 과거를 지운 자리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술을 다른 감각으로 번역하는 손끝에서 태어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올해의 질문, 시간을 다르게 읽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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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재상의 주제는 “균형의 변화: 시간을 다르게 읽고 이해하기(Shifting the Balance: Reading and Understanding Time Differently)”였는데요. 참가자들은 진자의 움직임을 모티프로 삼아, 시간을 바라보는 익숙한 방식을 비틀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정확한 시간’이 아니라 ‘시간을 어떻게 경험할 것인가’이죠. 까르띠에는 오래전부터 시간을 표시하는 방식을 하나의 미학적 언어로 다뤄왔습니다. 올해의 젊은 워치메이커들은 이 헤리티지를 정중하게 이어받되, 지금 세대의 감각으로 다시 풀어냈죠. 지난 6월 24일 열린 시상식에서는 프랑스, 스위스, 벨기에 출신의 젊은 워치메이킹 견습생 및 기술자 11명이 작품을 선보였는데요. 결선 진출자들은 멘토의 지원을 받으며 3개월 동안 총 80시간에 걸쳐 아이디어를 실제 작품으로 구현했습니다. 스케치와 영상 속에 머물던 상상은 다이얼, 차임, 에나멜, 레진을 만나 하나의 실제 시계가 된 것이죠.

멈춰 있는 시간, ‘선택된 침묵’

©CARTIER ©VICTOR P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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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습생 워치메이커 부문 1위는 벨기에 나무르 IATA 소속 에므리크 피터스(Aymeric Peters)가 차지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Silence Choisi(선택된 침묵)’. 제목부터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에 작은 쉼표를 찍어주는 듯한 이 작품은 시간을 측정하는 장치면서 동시에 ‘멈춤’이라는 감각을 탐구하는 탁상시계입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시계에서 영감받은 디자인에 독특한 메커니즘을 더했죠. 평소에는 6시를 가리킨 채 멈춰 있다가, 키를 조작하는 순간 현재 시각으로 움직입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지만, 사용자가 시계와 마주하기 전까지는 침묵하고 있는 셈이죠. 사용자가 시간을 확인하는 순간에야 비로소 움직이는 시계 침은, 바쁘게 흐르는 하루 안에 잠깐의 침묵과 쉼표를 만들어줍니다.

기다림의 감각, ‘수련’과 ‘대립의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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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2위에 오른 레일라 슬라위스만스(Layla Sluysmans)의 ‘Nymphéa(수련)’은 시간을 기다림의 감각으로 바꿔놓습니다. 이 작품은 2시간마다 꽃잎을 열고 닫는 기계식 수련입니다. 레진으로 만든 꽃잎이 열리는 순간에만 에나멜 다이얼이 드러나죠. 시간을 보려면 기다려야 하는 시계라니, 꽤 낭만적이면서도 지금 시대에는 살짝 불편한 제안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그러나 모든 정보가 즉시 도착하는 시대에 이 작은 수련은 시간을 확인하는 속도를 늦춰주며 여유를 느끼게 합니다. 사용자는 어느새 시계를 보는 대신 꽃이 열리는 순간을 기다리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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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 니코(Edouard Nicod)의 ‘La Dualité Des Opposés(대립의 이중성)’ 역시 올해 주제를 또렷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 탁상시계는 움직임과 정지, 에너지와 침묵의 균형을 탐구하죠. 시곗바늘은 멈춘 듯 머물고,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톱니바퀴가 시간의 흐름을 표현합니다. 여기에 잠든 팬더 모티프가 카운터웨이트로 배치돼 우아함과 평온함을 느끼게 해주는데요. 팬더는 까르띠에의 상징적 모티프이기도 하죠.

럭셔리 워치의 미래가 향하는 곳

까르띠에 미래의 워치메이킹 인재상은 1995년 까르띠에 워치메이킹 연구소의 주도로 시작됐습니다. 지난 25년 동안 2,000명 이상의 지원자가 이 대회에 참여했으며, 2024년부터는 마이크로테크놀로지 기술자까지 참여 대상을 넓혔죠. 이는 워치메이킹의 미래를 전통적인 장인 기술의 영역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더 다양한 분야의 젊은 인재들과 함께 확장하려는 까르띠에의 태도로 읽힙니다. 이번 까르띠에 미래의 워치메이킹 인재상을 수상한 젊은 장인들의 작품은 우리에게 다시 묻습니다. 시간을 꼭 숫자로만 바라봐야 할까요? 잠시 멈춤의 감각을 느끼고, 시계가 들려주는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도 시간을 이해하는 또 다른 방식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손목 위의 시계가 때로는 시가 되고, 작은 조각이 되고, 물방울 같은 울림이 되어도 괜찮을 테니까요. 올해 까르띠에의 시간은 조금 더 느리고, 조용하고, 감각적으로 흐릅니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시간 역시 그런 모습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참고 자료: 까르띠에 공식 홈페이지 및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