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족 캠핑추천

새로움을 마주하는 즐거움
이원택

백패킹, 오토캠핑, 바이크 캠핑, 자전거 캠핑, 설산에서 스노보드와 함께 즐기는 스노보드 캠핑, 서핑과 캠핑을 함께 하는 비치 캠핑, 그리고 카라반 캠핑까지. 책 <일상의 쉼표, 캠핑을 시작하다>의 저자이자 오랜 시간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이원택에게 캠핑은 일상이자 휴식이며 삶이다.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아주 어릴 때부터 해왔어요. 주말이면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고 한참을 달리다 멈추면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물놀이도 하고, 떨어진 밤을 주워서 구워 먹고, 그러다 텐트에서 자곤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그게 저의 첫 캠핑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의 경험이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그러다 성인이 되어서 다시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캠핑은 이래야 한다’는 룰도 없이 텐트 하나와 집에서 쓰는 작은 테이블 하나만 들고 다시 시작했어요.”

작은 텐트 하나에서 시작해 각종 장비와 20개가 넘는 텐트, 그리고 카라반까지 이르는 동안 그의 캠핑 라이프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와 새로운 경험,즐거운 추억을 남겼다. 퇴근 후 혼자 서울 근교로 떠났던 캠핑, 친구와 둘이 걸어서만 들어갈 수 있는 숲길을 지나 바다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무인도에서 나무로 불을 붙이고 잠들었던 순간, 한겨울 대관령 설산에서 스노보드를 타면서 즐긴 캠핑, 등산로가 없던 이름 없는 산에 올라 해먹을 치고 즐겼던 경험까지. “한창 때는 주말마다 캠핑을 떠났어요. 다양한 캠핑 스타일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이것저것 시도도 했고요. 종류별로 그만이 가진 한계와 재미를 경험하는 것을 좋아해요. 백패킹은 가방에 모든 것을 담아가야 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반대로 그게 재미를 주기도 해요. 또 이 가방 안에 생존의 모든 것을 담아간다는 든든함이 있죠. 그에 비해 오토캠핑은 제한이 줄어요. 자동차에 들어가는 대로 넣으면 되니까요. 그만큼 편리하지만 한편으로는 수납과 패킹에 시간이 많이 걸리죠. 그런 면에서 가장 편리한 건 카라반이에요. 어떤 걸 두고 가고, 어떤 것만 챙겨야 한다는 부담이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거대한 집과 가구를 항상 들고 다니다 보니 운전할 때 엄청나게 부담이 돼요. 정차할 때는 수평을 강박적으로 맞춰야 하고요. 꽤 까다롭고 신경 쓰이는 데다 무섭기도 해요. 물론 이 점만 빼면 더없이 매력적인 캠핑이기는 해요. 캠핑 종류에 따라 다른 시선에서 자연을 경험할 수 있고, 매번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요즘 가장 좋아하는 건 카라반이고요.”

보다 자주 캠핑과 서핑을 즐기기 위해 3년 전 서울에서 양양으로 터전을 옮겼을 정도로 그가 집보다 밖에서의 삶을 즐기는 이유는 자연이다. 자연을 접할 수 있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캠핑이야말로 가장 가까이에서 자연을 만끽하는 방법이니까. 산속의 풀과 나무 냄새를 맡을 때, 서핑을 하고 나와 모래사장에 누워 있을 때, 바닷바람을 맞으며 아침 식사를 할 때마다 그는 ‘행복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왜 밖에 나가서 사서 고생을 하냐는 말이 있잖아요. 그건 성향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나가서 고생을 함으로써 해소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경험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거든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때는 금요일까지 힘들었다며 주말을 집에서 누워 보내면 이상하게 찜찜한 자괴감이 들었어요. 몸은 회복됐는데 마음이 편치 않은 거예요. 그런데 힘들어도 주말에 아침부터 짐 챙겨서 캠핑을 다녀오면 몸은 힘들어도 정신적으로는 엄청 상쾌했어요. 지금은 회사를 다니는 것도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없지만, 마음속에 알 수 없는 게이지가 쌓이는 순간이면 언제나 다른 것보다 ‘캠핑을 가야겠다’고 생각해요. 그럴 때면 되도록 가본 곳보다 새로운 곳으로 떠나려고 해요. 거긴 어떨까 하는 기대감이 제게는 캠핑을 하면서 가장 들뜨고 설레는 순간이거든요. 집을 벗어난다는 건 익숙한 안락함이 아닌 뭔가 다른 걸 경험하고 싶어서니까요.”

그리고 그는 캠핑은 전문 캠퍼가 아니어도, 장비가 많지 않아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어른이 되어서 나만의 캠핑을 시작하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돈에 관한 거였어요. 제대로 하려면 최소 2백만원은 든다고. 그게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10만원도 안 되는 텐트로 시작해봤어요. 그리고 하나씩 필요한 장비를 세팅했는데, 다 갖춰도 1백만원이 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캠핑에 도전해보고 싶은 사람에겐 일단 나가보라고 해요. 텐트 없이 의자 하나만 있어도 돼요. 꼭 갖춰야 하는 건 없어요.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필요 없는 장비가 많아요. 그리고 다 갖추고 해봤는데, 재미없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일단 아무것도 없이 나와보세요. 캠핑 별거 없어요.

최애 캠핑 장비

의자
버튼의 폴딩 체어. 간단하게 폈다 접었다 할 수 있고, 작고 가벼워 보관이 용이해서 즐겨 쓴다. 산을 가든 바다를 가든 잊지 않고 챙겨가는 장비다.

테이블
블루릿지라는 미국 회사 제품인데, 투박한 나무가 주는 맛이 너무 좋아서 오래전부터 쓰는 제품이다. 캠핑의 한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낼 때 늘 중심에 있는 게 테이블인데, 이 제품은 어디서에나 멋스럽게 잘 어울린다.

화력발전기
스토브에서 요리를 할 때 불을 이용해 충전할 수 있는 휴대용 화력발전기다. 편리한 것도 있지만, 장난감을 가지고 놀 듯 사용하는 재미 때문에 좋아하는 물건이다.

캠핑족 캠핑추천

CAMPING SPOT

양양 죽도 해변

서핑과 캠핑을 함께 즐기는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캠핑 스팟. 특히 파도의 질이 더 좋아지는 가을과 겨울이면 더 많은 비치 캠퍼들이 몰려든다. 야영은 금지되어 있지만 간단한 테이블과 의자, 텐트를 두고 바다를 가장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