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직장

Q1 면접만 보면 탈락하는 최후의 1인

서류심사는 곧잘 통과하는데 면접에서 자꾸 떨어지는 취준생입니다. 면접 스터디도 하고 모범 답안을 찾아가며 준비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으니 뭐가 문제인지 당최 모르겠어요. 그래서 언니들에게 도움을 청해요. 언니들이 면접관으로 참여하면서 실무자 또는 책임자 입장에서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from 예비 홍신입

김 부장 제가 주로 외국계 기업에 있었으니 외국계 기업 기준으로 말하자면 우선 면접은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반영 될 수밖에 없어요. 한데 저는 일단 서류심사를 통과하고 면접까지 오는 사람은 대부분 실력은 어느 정도 검증되었다고 판단해요. 그래서 업무 능력과 관련한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을 간단하게 한 뒤 인성을 알 수 있는 질문을 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인생의 꿈이 무엇이냐? 앞으로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있나? 이런 질문을 주로 한다. 이과장 그럼, 이 질문을 통해서 듣고 싶은 건 뭐예요? 회사에서 뭘 하고 싶은지를 듣고 싶은 거예요, 아니면 진짜 자기 인생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은 거예요? 김 부장 솔직한 자기 생각을 듣고 싶은 거죠. 한마디로 진정성을 보는 거예요. 이 사람이 진정성 있는 태도를 갖추고 조직에서 같이 일할 수 있는지, 그리고 나와 생각의 방향이 비슷한지 이야기를 들어보면 예측이 가능하거든요. 이런 이야기를 통해 지원자의 가치관을 알고 나중에 같이 근무하면 조직 관리에 도움이 되거든요. 문 대리 아직 면접관 경험이 없어서 그동안 제가 치른 면접을 되짚어봤어요. 부장님이 질문하신 내용은 인터넷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예시이기도 하고, 사실 이에 대한 모범 답안부터 창의적인 답변까지 인터넷에 다 올라와 있어요. 그래서 얼마든지 연습도 가능해요. 그리고 어떤 회사에는 채점 기준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예를 들어 질문이 원하는 포인트에 맞게 제대로 대답하면 점수를 준다든지. 이것은 면접관의 역량과 성향에 따라 점수가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한 전략이에요. 김 부장 주관적인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는 거군요. 문 대리 그렇죠. 주관적인 평가의 비중이 적은 회사에서는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고 충분한 연습하면할수록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어요. 게다가 예비 홍신입 님이 지금도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도 하고 있으니 의기소침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다시 도전하셨으면 해요. 대부분 비슷한 답변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각보다 큰 차별성이 되거든요. 이 과장 회사에 그런 시스템이 있다는 건 처음 알게 된 사실이네요. 저는 정식 면접은 아니지만 같이 일할 사람을 뽑기 위해 사전 면접을 해봤어요. 꽤 여러 명을 일대일로 만나서 진행했는데 이때 주로 개인적인 성향이 드러날 수 있는 질문을 많이 했어요. 업계 특성상 일이 많고, 경쟁이 치열해서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람은 적응하기 쉽지 않거든요. 의욕적으로 들어왔다가 금방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어요. 문 대리 예를 들면 어떤 질문인가요? 이 과장 경쟁하는 걸 좋아하는지, 일 욕심이 많은지, 퇴근 시간이 지나서 일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어요. 면접에서는 가장 뛰어난 사람을 가려내기보다 조직에 잘 적응하고 오래 다닐 수 있는 사람을 우선 채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채용한 사람이 금방 그만두면 조직으로서는 큰 손실이니까요. 그러니 자신이 지원하는 회사와 포지션에 적합하다는 점을 많이 어필하세요.

Q2 센 여자라는 낙인

회사에서 ‘센 여자’라는 소리를 종종 듣습니다. 이렇게 불리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인지, 너무 센 이미지라서 회사에서 나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고민됩니다. 센 여자 이미지, 괜찮은 걸까요? from 슈퍼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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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리

“ 센 여자는 자기 소신이 있는 여자, 할 말은 하는 여자,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여자,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신 차장 세상이 센 여자가 되게 만들지 않아요? 남자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무심코 여자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 담긴 발언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어릴 때는 참고 들었지만 연차가 쌓이다 보니 그냥 듣고 있지는 못하겠더라고요. 그 말이 굉장히 불쾌하다고 지적하고 다시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요. 예를 들면 제가 근육운동을 좋아한다고 말했더니 팀의 한 남자 직원이 “여자가 무슨 그런 운동을 해?” 하더라고요. 그래서 여자 운동, 남자 운동 따로 있느냐, 누구나 어떤 운동이든 좋아할 수 있다고 강하게 말했어요. 그랬더니 지나가던 팀원이 저더러 “신 차장 세다” 하더군요. 이 과장 센 여자라는 말은 흔히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요. 여자들도 ‘세다’는 주홍글씨를 새기는 데 대한 두려움이 기저에 깔려 있어요. 세다는 딱지가 붙순간 실체 없는 불이익을 받거든요. 센 여자로 찍히면 가부장제 사회에서 선호하는 여자 이미지와 맞지 않아 소개팅도 잘 들어오지 않는 것 같고요. 저만 해도 소개팅이 들어왔다가도 금융권 회사에 다닌다고 하면 취소된 적이 몇 번 있어요. 차갑고 딱딱 떨어지는 금융권 여자는 싫다나! 문 대리 남자들이 센 남자라고 비난받거나 찍히는 경우는 없거든요. 오히려 남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어필하면, 자신감 넘치고 능력 있다고 인식되고 보상을 받아요. 하지만 여자들이 의견을 강하게 어필하면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나댄다 하는 식으로 비난받는 것이 현실이에요. 이 과장 ‘세다’는 표현이 여자들끼리는 한동안 인터넷에서 옷 환불하러 갈 때 같이 가면 좋을 것 같은 언니들이라는 동경의 의미로도 쓰였잖아요. 내가 하기 껄끄러운 말을 센 여자들이 대신 해줬으면 좋겠다는 뜻이죠. 하지만 정작 자신은 낙인찍히기 싫다는 거예요. 센 여자이고 싶지만 다수에게 사랑받지 못할 것을 거리는 양면성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이 우리가 ‘센 여자’로 낙인찍히고 싶지 않는 중요한 이유가 되는 것 같아요. 두려울 수 있거든요. 제가 생각하는 센 여자는 부당한 프레임이 씌워질 때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신 차장 이런 분들 참 멋있는데, 왜 이런 분들이 센 여자라고 불리는 걸까요? ‘내 맘대로 안 되는 여자’, ‘내 말 안 듣는 여자’를 센 여자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것 아닐까요? 보통은 나랑 의견이 다르면 불편하니까. 문 대리 맞아요. 조직 생활을 하려면 자기 소신을 주장해야 하는 순간이 와요. 그래야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어요. 고분고분 시키는 것 다 한다고 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게 회사를 위하는 것도 아니죠. 문제는 센 여자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자기주장을 못하게 만들고 남자들이 원하는 대로 회사가 돌아가도록 하려는 음모가 아닌가 생각해요. 저는 경쟁심이 강해서 그런지 세다는 말이 좋아요. 친구도 롤모델이 센 여자예요. 친구가 생각하는 센 여자는 자기 소신이 있는 여자, 할 말은 하는 여자,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여자,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대요. 신 차장 센 여자라는 말을 들으면 오히려 ‘아, 내가 워낙 잘나서 그런가? 너무 똑똑해서 이 사람들이 견제하나?’ 하는 자신감을 갖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다른 여성들도 만약 옆에 있는 동료가 단지 자기 의견을 강하게 어필했다는 이유만으로 센 여자라는 틀에 갇히는 경우를 당한다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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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장

“ 중요한 협상을 할 기회가 오면, 절대로 상대방의 감정선은 건드리지 말아야 해요. 특히 나보다 윗사람이면 그 사람의 권위를 인정해주고 시작해야 합니다.”

Q3 나이 적은 고연차 직장인의 고뇌

대학을 휴학 없이 졸업한 후 취직해서 묵묵히 커리어를 이어온 30대 후반 대기업 차장입니다. 졸업과 동시에 취직했기 때문에 연차는 쌓였는데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평가 기간에 늘 불이익을 당해요. 연봉 협상이나 승진 또는 업무 분담 등에서 원하는 걸 이루는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from 비분강개 한 차장

이 과장 열심히 하는 많은 분이 보통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묵묵히 계속 열심히 일하면 굳이 티 내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내가 열심히 일하는 것, 고생하는 것 알아주겠지?’ 하고요. 그런데 회사에서는 말하지 않으면 잘 모르더라고요. 김 부장 어떤 상황인지 짐작이 갑니다. 속담에 우는 애 젖 준다고, 우는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하죠. 회사에서 누가봐도 부당한 상황에 대해 의사를 표현하지 않고 조용히 있으면 회사는 감사하는 게 아니라 가마니 취급을 합니다. 회사가 한 차장 님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상황이 지속되게 하면 안 됩니다. 문 대리 그런데 만약 내가 갑자기 ‘나 오늘부터 가마니 취급을 당하지 않겠어! 오늘부터 다 터뜨릴 거야!’ 하고 다다다 쏘아대면 혹시 ‘얘가 뭘 잘못 먹었나?’ 하는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요? 김 부장 물론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건 역효과를 부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서서히 이런 활동을 하면 어떨까요? 무언가 큰일을 해내셨다면 ‘내가 지금 승진할 연차는 아니더라도 올해 내가 이러이러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걸 종종 조직이나 팀장에게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상기시키는 거죠. 이 과장 평소 점심시간에 함께 밥을 먹으면서 살짝살짝 자신의 성과를 흘리는 전법을 사용하길 추천해요. 그런 다음에 중요한 협상을 할 기회가 오면, 절대로 상대방의 감정선은 건드리지 말아야 해요. 특히 나보다 윗사람이면 그 사람의 권위를 인정해주고 시작해야 합니다. 문 대리 이 과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굳이 상사를 상대로 할 필요도 없고 타 부서, 내 옆에 있는 동료, 내 밑에 있는 후배, 나랑 친한 상사한테 계속 가볍게 흘리며 여론을 조성하는 거죠. ‘저 사람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라는 여론을 조성해야지 어느 날 갑자기 어필해서 뭔가 얻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왜냐하면 정작 그 순간이 오면 또 제대로 말을 못 하거든요. 이 과장 제가 프로 이직러라서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니지만 한 차장 님이 이직을 고려하는 건 어떨까요? 오랫동안 일해온 직장에서 어떻게든 부장, 임원까지 승진하고 싶다는 생각은 알겠지만 대기업에서는 생각보다 로열티(회사에 대한 충성심)를 깊게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오랫동안 한 회사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 않고 외부에서 새로 온 사람을 더 대접해주는 느낌이 들죠. 충성심 있는 내부 직원한테 별로 보상해주지 않는 것 같아요. 김 부장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해요. 한 차장 님도 회사에서 차장까지 진급한 걸 보면 분명히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 분명해요. 조직은 어디나 다 비슷하거든요. 불합리한 대우에도 이직하지 않고 묵묵히 일만 하면 가마니로 보일 수 있다는 사실. 차장 직급으로 이직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경력을 제대로 인정받고 이직한다면 전 회사에서 자신의 고정된 이미지를 바꾸고 새로운 이미지로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직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지만, 능력이 있다면 차선책의 하나로 고려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PODCAST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

업데이트 매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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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투자, 건축 등 다양한 직군의 부장, 차장, 과장, 대리, 사원까지 5명의 여성 직장인이 모여 ‘직장 생활’을 키워드로 웃음과 눈물, 한숨을 떨어내는 범우주 직장인 팟캐스트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언슬조)>. 사회생활에 정답이 있겠냐마는 다양한 직장 생활의 고민에 대해 경험과 연륜, 지혜와 해학을 모두 갖춘 5명의 직장 선배, 동료들이 맞춤 해답을 제시한다. 상담을 받고 싶다면 unsljo@gmail.com으로 보내주시길. 방송에 채택된 사연을 선별해 매달 <마리끌레르> 지면에 한 번 더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