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뮨 KOMUNE

공사장이 떠오르는 독특한 인테리어로 주목받는 카페 ‘코뮨’. 유럽의 자연과 건축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공간이다. 시그니처 메뉴인 산미가 강한 커피에 카눌레와 테린 같은 디저트를 곁들이기 좋다.

쇠기둥, 깨진 유리, 쌓아 올린 벽돌. 한남동에 위치한 카페 ‘코뮨’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소재들이다. 김윤호 대표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공간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이곳을 기획했다. “심플하면서도 거친 분위기를 담아내고 싶었어요. 공간 디자이너 전재현과 협업했는데, 제가 머릿속에 구상한 것을 이야기하면 디자이너가 시각적으로 구현했고 함께 의논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코뮨의 컨셉트는 한마디로 ‘유럽 스타일’이다. “입구부터 커피 바가 있는 곳까지 양옆에 세워놓은 쇠기둥은 로마의 판테온 신전을 떠올리며 도입했어요. 실제 공사 현장에서 쓰이는 여러 파이프를 그라인딩해 제작했지요.” 깨진 유리판을 활용한 테이블은 스페인 해변에서 영감을 받았다. “잘게 부숴진 유리 조각이 이룬 형태를 자세히 살펴보면 파도 치는 모습이 떠올라요. 위험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안전을 고려하며 세심하게 만들었어요.”

머무르는 시간이 한결 편안하도록 신경 쓴 요소도 돋보인다. 대리석 무늬를 연상시키는 의자는 푹신한 소재를 사용했고, 주황색을 포인트 컬러로 정해 자칫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내부에 안정감을 줬다. “코뮨(komune)은 인도네시아어로 ‘공동체’를 뜻해요.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이 마치 갤러리에 온 듯 공간을 찬찬히 둘러보며 우리와 소통하길 바라요.”

focus on

1 직사각형 또는 원형 강화 유리판을 깬 후에 앞뒤로 새 유리판을 덧붙여 만든 테이블.
2 의자는 스펀지 등 소파나 매트리스에 쓰이는 각양각색의 소재를 사용했고 겉면을 PVC로 감쌌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49길 14-2
문의 010-8609-9505

커피 앳 더 플레이스 COFFEE AT THE PLACE

공간 컨설팅과 비주얼라이징을 담당하는 온라인 플랫폼 ‘앳 오피셜’이 기획한 ‘커피 앳 더 플레이스’. 세 종류의 핸드 드립 커피를 중심으로 구성한 음료와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 사진전과 컬러 퍼포먼스 등 각종 이벤트도 수시로 열린다.

합정동의 좁은 골목길, 나선형 계단이 시선을 사로잡는 건물에 입점한 ‘커피 앳 더 플레이스’. 장소에 담긴 이야기를 사진과 영상을 통해 소개하는 온라인 플랫폼 ‘앳 오피셜’에서 기획한 카페 겸 복합 문화 공간이다. 전은미 대표는 이곳이 장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말한다. “평소에는 커피를 판매하고 꾸준히 전시, 행사, 퍼포먼스도 선보이고 있어요.”

공간을 설계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좁은 면적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손님이 이곳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고민의 결과는 커피 바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바를 정면에서 봤을 때 바리스타의 상반신만 보이게 설계했어요. 커피를 내리는 모습이 강조되도록 의도했죠.” 입체 도형처럼 간결하게 디자인한 테이블과 스툴도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배치한다.

커피 앳 더 플레이스의 매력으로 대표는 계절, 날씨,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분위기를 꼽는다. “밖에서 들어오는 빛의 영향이 커 채광 조절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4월까지 저녁 시간에 노을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매년 같은 시기에 정기적으로 진행하려고 해요.” 도화지처럼 새하얀 공간이 앞으로 어떤 이벤트로 채워질지 기대할 만하다.

focus on

커피 바는 바리스타의 허리까지 올라오는 높이로 디자인했고,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천장부터 어깨 윗부분까지 이어지는 짧은 가벽을 설치했다.
단단한 소재로 만든 세로형 블라인드는 한쪽 모서리가 고정돼 있어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빛을 완전히 차단하면 벽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토정로4길 42 2층
문의 070-8823-9190

 

준지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

준지가 지난해 봄 도산공원 근처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남성과 여성 컬렉션부터 협업 상품까지 판매하는 매장이 2층에 걸쳐 마련돼 있다. 1층에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펠트 커피’가 입점해 있다.

도산공원 인근에 자리한 ‘준지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는 디자인 스튜디오 ‘WGNB’의 김도한, 백종환, 신종현 소장이 참여해 완성했다. 이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공간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이곳을 설계했다. “무채색 제품이 많은 준지의 특징을 떠올리며 ‘블랙’을 컨셉트로 잡았어요. 검은색을 공간의 언어로 바꾸니 ‘어둠’도 떠올랐고요. 돌, 나무, 페인트 등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여러 소재로 이를 표현했습니다.”

사각뿔을 연상시키는 외관부터 실내에 배치된 각종 소품까지, WGNB는 검은색을 아낌없이 활용했다. 입구를 지나 들어오는 길가에 마련한 정원에는 나무 화분을 건물의 외벽과 끈으로 연결해 공중에 띄워놓았다. “나무가 떠 있을 때 땅에 지는 그림자도 어둠의 일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림자를 보고 있으면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이나 햇빛이 느껴지는데, 이러한 자연현상도 보여주고 싶었죠.”

준지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에는 펠트 커피가 입점해 있다. 매장에서 쇼핑한 후 정원을 바라보도록 놓여있는 테이블에 앉아 휴식을 취해보길 권한다. “한국 전통 가옥의 툇마루에는 조명이 없어요. 그래서 전등도 직사광선도 아닌 정원의 빛이 살짝 스며드는 정도의 밝기를 구현했어요.” 브랜드의 미학을 담고자 한 고민이 공간 곳곳에서 엿보인다.

focus on

1 기하학적 형태가 돋보이는 외관에는 ‘모든 디자인은 원, 삼각형, 사각형을 비롯한 기초 도형에서 시작된다’는 고찰이 담겨 있다.
입구를 지나 매장으로 들어오는 길을 런웨이처럼 일직선으로 만들었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64길 23
문의 02-517-37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