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체는 가까이 있을 수록 크게 보이고, 멀리 있을 수록 작게 보인다.” 이와 같은 그림 기법을 우린 원근법이라고 기억한다.
20세기 입체파가 등장하기 전 서구 회화를 지배한 공간 표현의 원리와 원근법이 체계화된 시대가 바로 <모나리자>, <최후의 심판>, <다비드>로 불리는 르네상스인데요. 이러한 시대를 이어 르네상스 시대를 아우르는 거장들이 있습니다.
미술에 관심이 있는 현대인이라면 이미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있는데요. 그중 이번 기사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거장이자 1483년 이탈리아 중부 옴브리아 지방의 우르비노에서 아들로 태어난 라파엘로 산치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라파엘로 산치오는 당시 미술의 중심지였던 피렌체에서 주로 머무르며 르네상스 기법에 탁월한 빛을 활용한 그림의 구성을 이어나갔고, 연기와 같이 자연스러운 스푸마토 기법을 활용하여 색과 색 사이의 경계를 풀어나갔습니다. 또한 고전 회화 작업의 본질을 고스란히 남겼는데요. 여기서 더 재미있는 부분은 수십 점의 작품을 만든 피카소도 라파엘로 산치오의 영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피카소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라파엘로처럼 그리기 위해 4년이 걸렸지만, 아이처럼 그리기 위해서는 평생이 걸렸다. 세상 모든 아이들은 예술가이고, 그 아이가 어른이 되어 예술성을 간직하고 있을까.”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르네상스부터 우리가 흔히 아는 피카소, 모네, 에곤 실레와 현대의 박서보, 이우환, 이배 등 그들이 남긴 행적은 현대 젊은 화가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부분이자 시대를 설명하지 않아도 설명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라파엘로 산치오는 주로 성경과 종교적 주제를 다뤘고, 그의 작품은 우아함, 균형, 조화로움이 함께 있어 그 누구도 감동받을 수 있는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바티칸 궁전의 <라파엘로 방>에 위치한 벽화 아테네 학당(School of Athens)를 통해 사상가들을 묘사하며, 르네상스 인문주의의 이상을 반영하였죠. 섬세한 묘사력과 성스러운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시스티나의 성모(The Sistine Madonna)도 있습니다. 라파엘로는 인간의 감정을 자연스럽고 생생하게 표현하며, 르네상스의 이상을 완벽히 구현한 것으로 오늘날 평가받습니다.
다빈치의 구성 능력과 미켈란젤로의 인체 표현 기법을 흡수하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발전시켰던 라파엘로 산치오를 우리 함께 기억하고,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Louvre Museum), 바티칸 시국의 바티칸 미술관 (Vatican Museums),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 (Uffizi Gallery)에 방문한다면 라파엘로 산치오의 작품을 마주해 지식과 영감을 보다 더 흥미롭게 채울 수 있는 시간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