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DKNY의 쇼를 복기하는 것 같았다. 사실 그 이상이나 이하라고 하기에는 양쪽 모두 애매했다. 다오이 초와 맥스웰 오스본의 디자인 철학이 1990년대에 굳건하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잘 알지만, 이번 시즌 컬렉션은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하기엔 어딘지 부족해 아쉬움이 남는다. 쇼를 채운 옷의 구성은 꽤 알찼지만 내용은 부실했다. 핫핑크 컬러로 적절한 포인트를 준 점이나 디지털 프린트와 메탈릭한 플리츠를 살린 룩은 칭찬할 만하지만 그 외에는 어디서 자주 본 듯한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DKNY에 너무 많은 힘을 쏟았나 걱정될 정도로, 메인 컬렉션에 비해 기억에 뚜렷이 남는 장면이 거의 없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