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암바티스타 발리와 꽃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적 관계다. 타고난 로맨티시스트인 그에게 꽃은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니 말이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꽃을 보고 또 연구했을 그가 택한 이번 컬렉션의 주제는 꽃의 정원이다. 모든 모델은 각자 마치 한 송이 꽃처럼 런웨이를 정원 삼아 피어났다. 잔잔하거나 대담한 플라워 패턴은 물론이고 꽃잎처럼 생명력이 느껴지는 러플 장식, 섬세하게 표현한 꽃 모양 레이스, 꽃봉오리 같은 퍼프소매 등 꽃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의 향연이었다. 그는 가볍게 나풀거리는 깃털 헤어피스와 난초 꽃잎을 붙인 대담한 메이크업으로 자신의 정원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었다. 레이스 버킷 햇으로 젊은 기운을 불어넣은 건 신의 한 수! 어떤 이들은 ‘또?’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지 모르지만 반대편에서는 한결같은 주제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창조해내는 그의 재능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장담하건대 로맨틱한 드레스를 찾을 땐 누구든 제일 먼저 지암바티스타 발리를 떠올릴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