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더 이상 새로운 건 없다고 했던가?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구찌에선 통하지 않는 이야기다. 구찌페스트 (GucciFest)라는 영화제를 열고, 구스 반 산트가 감독한 7편의 에피소드로 구성한 미니시리즈<끝나지 않은 무언가의 서막(Ouverture of Something That Never Ended)>을 일주일 동안 하나씩 공개했으니 말이다. 현실과 꿈이 교차하는 듯 초현실적 분위기로 주연인 행위예술가 실비아 칼데로니를 비롯해 해리 스타일스, 빌리 아일리시, 플로렌스 웰츠 등 수많은 미켈레의 절친한 친구들이 카메오로 등장해 의미심장한 순간을 연출했다. 킴 고든, 사샤 왈츠 등과 손잡고 음악, 안무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설파하는 것도 잊지 않았으니 눈과 귀를 모두 활짝 열고 감상해보길. 영상이 일상을 배경으로 하는 탓일까? 실용적인 스타일을 기반으로 브랜드의 시그니처를 변주한 옷과 백, 슈즈를 중간중간 노출하는 등 판매를 노린 미장센을 곳곳에 영민하게 심어두었다. 구찌페스트를 통해 신진 디자이너 15명의 패션 영상도 함께 상영한다. 이제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패션 브랜드 디렉터로만 소개하기엔 부족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