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르 파티>. 마린 세르가 2021 S/S 컬렉션을 위해 제작한 단편영화의 제목이다. 사샤 바르뱅과 라이언 두비아고 감독 그리고 작곡가 피에르 루소가 그녀를 도왔다. 예상대로 미래적인 취향을 지닌 디자이너가 만든 작품답게 공상과학영화 같은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다소 난해하긴 하지만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파격적인 영상인 건 확실했다. 그렇다면 컬렉션은 어땠을까? 패턴에 관한 연구는 계속됐다. 마린 세르를 상징할 새로운 그래픽 패턴이 탄생했으며, 업사이클링을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생분해성 나일론과 재활용 무아레 원단을 비롯해 카펫으로 만든 각종 재킷과 드레스가 그 증거다. 더불어 자전거 애호가인 디자이너는 사이클 경기복에서 착안해 닌자를 연상시키는 보디수트 등 다양한 기능성 의류도 함께 제안했다. 물론 기능성 옷이라고만 소개하기엔 힙스터들을 다시금 사로잡을 만큼 근사하다. 이 모든 걸 종합할 때, 타고난 사상가인 그녀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