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끌레르 코리아 편집장이 전하는 2026년 9월호의 에디터스 레터

2026 September Issue

마리끌레르 콘텐츠팀은 연중 가장 스페셜하다고 할 수 있는 셉템버 이슈를 의연하게 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9월호를 준비하는 동안만큼은 마감 기간에도 오롯이 마감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죠. 패션팀은 9월 3일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선보일 마리끌레르 아트 데이&나잇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뷰티팀은 이달 3종 커버 프로젝트의 디지털 릴리즈를 마무리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한편 피처팀은 9월 아트 에디션과 10월 필름 에디션, 나아가 아시아스타어워즈까지 동시에 준비하며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피크 타임을 보내고 있고요. 이 모든 프로젝트를 아우르며 하루에도 수백 장의 대지를 뽑아내고, 행사 관련 비주얼을 구상하고, 단행본까지 척척 만들어내는 아트팀도 함께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답니다. 그리고 저는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이 팀 저 팀과 끝없이 시선을 주고받으며 지휘봉을 휘두르다가, 문득 ‘나는 무슨 복으로 이렇게 훌륭한 팀원들과 일하고 있을까’ 생각하며 흐뭇해합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훌륭한’이란, 긍정적인 마인드를 탑재한 채 힘든 상황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태도로 팀을 위해 꿋꿋하고 묵묵하게, 맡은 일을 열정적으로 해내며 나아가 서로에게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그러고 보면 자타 공인 일복이 많은 저에게, 그 일복은 결국 인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함께라면 두려울 것이 없으니까요.

마리끌레르가 키아프 서울의 공식 리드 미디어로서 매년 조망해온 테마, ‘ART’. 이번 9월호에 기획한 아트 이슈는 월드 리포트와 커버스토리를 비롯해 패션, 뷰티, 피처, 그리고 특히 아트 스페셜 섹션의 다채로운 기사와 화보를 통해 더욱 풍성하게 확장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달 <마리끌레르>의 지면을 수놓은 ‘예술’에 대한 정의를 함께 살펴볼까요.

“한 사람의 경험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시간을 가로질러 이동하고, 다른 누군가의 삶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그게 내가 믿고 있는 예술의 가장 강력한 힘이다.”_월드 리포트 ‘Domestic Landscape’ 중에서 사진가 재스민 배니스터

미술관은 더 이상 예술 작품 감상을 위한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다. 관객의 참여와 교감 속에서 새로운 배움과 관계가 형성되는 곳. 약 8 개월에 걸쳐 워크숍과 퍼포먼스, 포럼을 이어온 리움미술관 ‘아이디어 뮤지엄( Idea Museum )’ 의 탐구형 프로그램은 예술을 감상의 대상에서 관계와 배움의 실천으로 확장했다._피처 리포트 ‘미술관의 미래’ 중에서


“저는 스토리텔러예요.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세상을 증오하거나, 자기 자신을 증오하거나, 겁에 질린 채로 전시장을 나서길 원하지 않아요. 그보단 관객이 자기 자신과 잠시 함께 있을 수 있는 공간, 자기 자신을 의식하고 알아차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싶죠. 이게 예술이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고, 미술관은 그걸 위해 존재하는 장소예요. 제 예술 역시 여러분이 스스로를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_국내 첫 개인전 <패트리샤 피치니니: 킨쉽>을 위해 한국을 찾은 작가 패트리샤 피치니니와의 인터뷰 ‘Dancing in Between’ 중에서

얼마 전, 에르메스의 초청으로 프랑스 툴루즈에서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매년 에르메스 메종이 선보이는 테마를 발견하는 트립을 통해 매혹적인 미지의 세계를 마주한 것이죠. 그리고 마침내 에르메스의 아티스틱 디렉터 피에르 알렉시 뒤마가 발표한 올해의 테마, ‘Venture Beyond’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만지고, 맛보십시오. 우리의 이해를 넘어서면서도 우리를 부르는 그 광대함에, 우리 자신을 벗어나 타인에게, 미지의 것에, 저 너머로 손을 뻗도록 이끄는 모든 것에 마음을 여십시오. 발견하고, 만나고, 이해하고, 배우기 위해, 결코 사그라들지 않는 경이로움을 안고 몇 번이고 다시.” 이토록 근사한 선언문이 또 있을까요. 그는 ‘예술’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한 ‘창조’를 이야기했죠. 그리고 창조를 향한 여정이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새로운 감각을 탐색하는 일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러려면 경계와 두려움을 잠시 내려놓고, 호기심과 용기를 북돋워야 필요하지 않을까요? 9월에는 담대한 마음으로 새로운 세계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마리끌레르> 편집장 박 연 경

2026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