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ck Collection

갈수록 실용적이고 웨어러블한 패션을 추구하는 흐름 속에서 브록 컬렉션의 디자이너 부부는 이와 정반대로 꽃이 흩날리고 잔디가 푸르른 봄의 분위기에 심취했다. 결과물 역시 더없이 낭만적이었다. 체리를 하나하나 수놓은 화이트 레이스 스커트를 보고 설레지 않을 이가 있겠는가! 깊게 파인 엠파이어 네크라인과 풍성한 소매, 자잘한 플로럴 패턴으로 요약할 수 있는 롱 드레스는 사랑스러웠으며, 빈티지 패브릭을 사용한 듯한 벨티드 코트와 풀 스커트 역시 프랑스 정원을 거니는 듯 로맨틱했다. 물론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을 오가며 셔츠와 데님 팬츠를 만들던 브랜드답게 실생활에서 입기 좋은 옷도 잊지 않았다. 란제리에서 모티프를 얻었지만 한없이 우아한 후반부의 블랙 레이스 원피스 시리즈가 바로 그것.

Blumarine

안나 몰리나리의 색은 언제나 명확하다. 모든 요소는 ‘여인의 환상’에 집중되어 있고, 그 중심엔 사랑스럽거나 관능적인 로맨티시즘이 존재한다. 이번 시즌에도 폴카 도트, 레이스, 러플, 오간자, 플로럴 프린트, 셔벗 팔레트 등 블루마린 쇼에서 빠지지 않는 요소가 줄줄이 등장했다. 기모노에서 영감을 받은 레이스 로브, 오비 벨트 등 일본 전통 의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아이템도 속속 눈에 띄었지만 결국 바닥에 끌릴 만큼 긴 엠브로이더리 장식 오간자 가운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결론은? 신선하진 않았지만, 블루마린의 판타지를 사랑한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할 쇼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