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계로 빠져드는 #안지호

새로운 세계로 빠져드는 #안지호

자신만의 색을 스크린에 물들이며 존재감을 알린 신인 배우.

안지호 BIFF
스웨트셔츠와 안에 입은 셔츠, 코듀로이 팬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슈즈 커먼 프로젝트(Common Projects),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안지호
<보희와 녹양> <나의 특별한 형제> <우리집>

연기를 처음 시작한 게 언제였나? 초등학교 5학년 겨울에 시작했다.

처음부터 연기에 재미를 느낀 건가? 그런 것 같다. 연기를 배울 때 어떤 상황을 설정하고 자유롭게 즉흥 연기를 해보라고 한 적이 있다.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하듯이 놀았다. 그때부터 연기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아무 대본도 없는 즉흥 연기를 즐기는 사람은 드문데, 확실히 타고난 면이 있는 것 같다. <우리집> 오디션도 즉흥 연기로 봤다. 주어진 어떤 영화에 나오는 상황에서 자유롭게 연기하는 것이 최종 오디션이었는데 되게 재미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부족한 점을 어떻게든 보완하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다. 그나마 재능이라면 평소에 그리는 걸 좋아하는데, 그리면서 상상하는 것이 많다. 그런 상상이 연기에 도움이 되는 것 같긴 하다.

안지호라는 배우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영화 <보희와 녹양>이다.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감독님이 영화 <가려진 시간>을 보시고 거기서 내가 맡았던 역할이 ‘보희’와 비슷한 점이 있다며 나를 캐스팅하셨다.

보희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보희는 섬세하고 겁 많고 소심하지만 순수한 아이다. 보희가 가진 그런 특징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그중 가장 신경  쓴 건 보희가 앓고 있는 신경성 기흉이라는 병을 표현하는 거였다. 이 병의 증상을 찾아보고 이해하고 표현하려고 애썼는데 잘 못한 것 같아서 아직도 그 부분이 많이 아쉽다.

혹시 연기하면서 자신이 보희와 닮았다고 생각한 지점이 있나? 보희의 소심한 어떤 부분에 공감한 적이 있다. 또 나도 보희처럼 겁이 좀 많다. 그것 빼고는 다 다르다. 보희는 수영 말고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데, 나는 학교에서 맨날 축구나 농구를 하며 논다. 특히 축구를 무척 좋아한다. 축구 하다가 다리가 두 번이나 부러졌는데도 축구가 좋다. 얼마 전에도 학교 대표로 나가서 준우승을 했다.

영화에서 꽤 과감한 노출도 감행했다. 대본에 그렇게 써 있기는 했지만 정말 벗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진짜 벗어야 한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같이 연기하는 서현우 선배님이 먼저 벗으셔서(웃음) 그때부터 부끄럼 없이 정말 재밌게 놀면서 연기했다.

어느 때보다 배우로서 특별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보희와 녹양> <나의 특별한 형제> <우리집>이 연이어 호평받았다.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세 작품 모두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 정말 행복하고 한편으론 긴장도 되면서 설렌 해로 기억이 남을 것 같다.

<우리집>에서 부모의 싸움을 겪는 ‘찬희’나 <보희와 녹양>에서 아빠 얼굴을 모르는 ‘보희, ’,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장애를 가진 ‘세하’ 모두 실제로 겪어본 적 없는 일을 연기해내야 했다. 이를 표현하는 데 어떤 과정이 필요했나? 그냥 그 인물이 처한 상황에 더 들어가보려고 했다. ‘이건 이런 감정으로 생각하고 표현해야겠다’고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그 인물로서 느껴지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려고 한다. 그리고 계속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나의 특별한 형제>는 처음으로 몸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연기를 해야 했는데, 그래서 화가 나거나 눈물이 터지는 감정의 변화가 일어날 때 본능적으로 생기는 움직임을 자제하려고 연습을 많이 했다. <우리집>은 상대적으로 인물이 처한 상황에 몰입하기가 수월했다. 사실 <우리집>은 대본이 없었다. 촬영 전에 다 같이 만나서 감독님이 상황을 알려주면 연기하고, 그때 나온 말을 대사로 옮겨 써주셨다. 내 입에 편한 말로 대사를 만들다 보니 외우기도 쉽고, 촬영할 때도 ‘아 이때 이랬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상황에 빠질 수 있었다.

세 작품 모두 우는 연기가 압권이다. 초등학교 때 엄마한테 혼날 일이 있었는데, ‘울면 혼내지 않겠지’ 하는 생각에 울었던 적이 있다. 그랬더니 진짜 혼내지 않으셨다. 그때부터 사소한 일에도 잘 울게 됐다.(웃음) 요즘은 안 그런다. 울 일도 별로 없고.

이른 나이에 연기를 시작해서 좋은 점도 있고, 어려운 점도있을 것 같다. 내 나이에 경험해보지 못할 것을 경험할 수 있고,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신기하고 새롭고 좋다. 하지만 아직 경험이 적어서 표현하는 데 한계를 느낄 때가 있다.

연기를 위해서 해보고 싶은 경험이 있을까? 그냥 내 또래 애들이랑 똑같이 잘 지내면서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영화에서 배우는 것이 완전히 다를 것 같다. 영화를 통해 어떤 것을 배우고 있나? 학교에서 지식과 교우 관계를 배운다면, 영화에서는 예의와 협동심을 더 많이 배우게 된다. 한 작품을 위해 다 같이 한마음으로 작업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를 만드는 데는 엄청난 협동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감독이 있나? 봉준호 감독님 작품에 출연하는 게 꿈이다.

<우리집>으로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 그 얘기를 했나? 떨려서 말 못했다.

안지호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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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아가는 과정 속의 #이재인

나를 알아가는 과정 속의 #이재인

자신만의 색을 스크린에 물들이며 존재감을 알린 신인 배우.

이재인 BIFF
레이스업 원피스 레하(Leha), 안에 입은 흰색 티셔츠 아이디어(Idea), 비즈 네크리스 토요일(Toyoil).

이재인
<사바하> <우리들의 시간> <봉오동 전투>

상반기 <사바하>를 마친 이후에도 쉴 틈 없이 작품을 이어가는 중이다.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에 이어 <봉오동 전투>도 개봉했고, 곧 <아워 바디>도 개봉한다. 올해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나? 드라마 찍을 때를 제외하고는 무대 인사를 다니는 시간이 많았다. 이전에는 해본 적 없던 일인데, <사바하>와 <봉오동 전투>로 무대 인사를 다니면서 관객을 만나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처음에는 엄청 긴장했는데 갈수록 관객이 박수도 많이 쳐주고 반응이 좋으니까 자신감이 좀 생겼다. <사바하>로 한창 무대 인사를 다닐 때였는데, 인사하자마자 반응이 너무 좋아서 말을 하다가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무대 인사를 마친 뒤에도 마음이 벅차 한참 울었다.

확실히 <사바하>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고, 이를 배우 이재인의 대표작이라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바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영화인데, 그런 영화가 내 대표작으로 남는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하다. 아직도 얼떨떨한 기분이 남아 있다. <사바하>를 하면서 만난 ‘금화’라는 캐릭터도 좋았고, 감독님이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좋았고, 열정 넘치는 스태프들과 같이 작업할 수 있었던 것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 <사바하>를 대표작으로 꼽아주시는 게 굉장히 감동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사바하>로 신인상을 무려 세 번이나 받았다. 혹시 수상 소감으로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하나? <사바하> 속 ‘금화’와 ‘그것’은 내가 만들어낸 인물이지만, 동시에 많은 분의 영향을 받아서 만든 캐릭터다. 그래서 금화와 그것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가장 많이 했다.

혹시 미처 못해서 아쉬운 말이 있나? 수상 소감 얘기할 때 반 친구들이랑 선생님을 빠뜨려서 친구들한테 불만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에 상을 탈 때는 반 친구들 이름을 꼭 말하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다음에는 나에게도 말을 해주고 싶다. 사실 나 스스로 칭찬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남들이 해주는 칭찬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편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나도 날 한 번쯤 칭찬해줄 때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바하>와 <아름다운 세상><봉오동 전투>에서 완전히 다른 인물을 연기했는데도 묘하게 세 인물 간의 접점이 있다. 보는 사람에게 연민을 갖게 만드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들이 주로 슬픈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린 배우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폭넓지 않고, 슬픈 연기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 같다. 그렇지만 모두 각각의 이야기를 가진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

박정민, 이정재, 유해진, 엄태구 등 여러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을까? 말 그대로 어깨너머로 배우고 있다. 어떤 배우의 연기에서 좋은 부분을 바로 옆에서 보면서 ‘아, 이런 건 이렇게 하는구나’ 하고 조금씩 배우고 있다. 엄태구 선배님과 영화 <어른도감>을 함께 찍었는데, 능청맞은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식을 보면서 ‘연기를 이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태구 선배님이 촬영하기 전에 긴장을 풀기 위해 점프하는 걸 보고 나도 따라 해보면서 긴장을 풀어보기도 했다. 또 박정민 선배님이 눈앞에서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더 깊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다.

작품을 해나가면서 조금씩 익숙해지는 부분이 있다면? 반대로 여전히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연기는 매번 새로운 것 같다. 항상 적응이 안 되고 카메라 앞에 서는 건 늘 떨리지만, 그나마 익숙해진 부분이 있다면 눈물 연기인 것 같다. 아무래도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많아서 이에 대해 계속 고민하다 보니까 지금은 나만의 작은 해답을 찾은 것 같다. 그런데 반대로 밝은 모습을 표현하는 건 어렵다. 어릴 때는 촬영이 되게 재미있고, 놀러 온 기분으로 하다 보니까 잘 나왔는데 이제 ‘나는 배우다. 꼭 잘해서 이제 보여드려야지’ 하는  책임감이 생기니까 오히려 어려워지는 것 같다.

혹시 본인을 캐스팅한 이유를 물어본 적 있나? 오디션을 볼 때마다 대본을 나름대로 세세하게 분석해가는 편이다. 이걸 장점이라고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