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옹성우

처음 보는 옹성우

배우 옹성우의 길이 시작됐다. 열정이 가득했던 청년은 처음으로 내려놓는 법을 배웠고, 한 뼘 더 성장했다.

블랙 니트 톱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슈즈 프라다(Prada), 블랙 와이드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 실크 셔츠, 블랙 재킷, 블랙 플리츠 팬츠, 라운드 버클 벨트 모두 생 로랑 바이 안토니 바카렐로(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러플 스카프 블라우스 구찌(Gucci).
오버핏 수트, 셔츠 모두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슈즈 손신발(Son Shinbal).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 속 위태롭고 미숙한 열여덟, ‘준우’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상황에 부딪히며 자신의 꿈을 찾고 미래를 내다 보며 성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준우를 만나며 연기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배우 옹성우 역시 조금씩 자신의 방식을 찾으며 성장했다. 기대에 찬 혹은 냉소적인 사람들의 시선, 마음처럼 되지 않았던 순간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했던 시간을 거치며 옹성우는 준우가 될 수 있었다. 그가 준우로 불렸던 5개월의 시간에 마침표를 찍는 날, 그를 만났다.

좀 전에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의 마지막 촬영을 마쳤어요. 내일이면 드라마가 마지막 회로 끝을 맺고요. 기분이 어떤가요? 아직 시원한지 섭섭한지도 모르겠어요. 실감이 나지 않아요. 내일도, 다음 주도 계속 할 것 같아요. 그나마 16부(마지막 회) 대본에 감독님이 배우마다 한 마디씩 써주신 걸 보고 ‘끝이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마지막 대본에 어떤 말이 쓰여 있었나요? 제게도 첫 작품이지만, 감독님에게도 첫 장편이거든요. 같이 시작하고 함께 해나갈 수 있어서 좋았다는 말을 써주셨어요.

감독님께 마지막 인사의 말을 어떻게 남기고 싶나요? 감독님을 만나서 다행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첫 작품을 하면서 부담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고민과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현장에서도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마음 놓고 할 수 있었어요.

어떤 지점이 부담으로 다가왔나요? 연기를 처음 하는데 주연이고,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라 어려웠어요. 처음 하는 작품에서 이런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을지가 부담스러웠어요. ‘잘하고 싶다, 연기를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가장 많이 방해한 요소였어요.

준우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준비했나요?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외로움, 고독에 관해 생각하면서 혼자 시간을 보내봤어요. 혼자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거나, 혼자 자전거를 타고, 혼자 영화도 보면서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크게 도움이 되진 않았어요. 그보다 감독님이랑 준우라는 사람에 대해 대화하면서 이해하는 과정에서 얻은 것이 더 많아요. 생각해보니 제가 한 행동들은 스스로를 외롭게 만드는 거였어요. 그런데 준우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본인이 원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외로운 아이가 된 거였어요. 그사실을 깨달으면서 준우를 받아들였어요.

준우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뭔가요? 저는 설명적이에요. 어떤 말을 하든 설명을 많이 붙여요. 그런데 준우는 설명을 하지 않아요. 감정을 꾹꾹 눌러 담다가 한 번에 얘기해요. 그래서 저와 준우가 내뱉은 말이 가진 힘의 차이가 굉장히 커요. 이런 부분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어려울 줄 알면서도 준우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있나요? 매력 있었어요. 전에 본 적 없는 느낌을 가진 것도, 성장해나간다는 점도 좋았어요. 저도 성장해야 하는 시기에 만난 준우의 이야기가 마음에 닿았어요.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외로운 아이가 사람들을 이해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프린트 후드 코트, 셔츠, 팬츠 모두 발렌티노- 언더커버(Valentino-Undercover).
투톤 캐멀 컬러 코트, 안에 입은 러플 스카프 블라우스 모두 구찌(Gucci), 팬츠와 앵클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카디건, 스트라이프 수트 모두 프라다(Prada).

준우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난 결정적 장면을 꼽는다면요? 기태(이승민)가 준우에게 “넌 이미 망친 인생이지만 나는 아니야”라고 말하자, 준우가 “기태야, 이미 망친 인생이란 건 없어. 우리 아직 열여덟인데, 너도 나도”라고 답하는 장면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이기도 하고, 준우의 마음을 잘 보여주는 말이 아닌가 싶어요. 아마 준우에게도, 저에게도, 그리고 모두에게 각자의 방식으로 와닿는 말일 것 같아요.

드라마 안에서 캐릭터의 성장도 있었지만, 연기하는 배우로서 개인의 성장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제가 스스로 성장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느낀 점은 있어요. 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 준비에 관한 얘기는 아니고, 다른 지점에서 잘못된 고민을 하면 안 된다는 뜻이에요. 예를 들어 어떤 신을 앞두고 눈물을 흘리고 싶고, 흘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현장에 가면 눈물이 안 나오더라고요. 마치 눈물을 흘려야 한다는 생각이 감정을 방해하는 것 같았어요. 오히려 감독님과 대화하면서 상황을 이해했을 때 저절로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신기했어요. 이런 건 연기하면서 잘못 하면 안 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했어요.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눈 것 같아요. 그래서 다행이었어요. 처음에는 막연히 못해서 혼나진 않을까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할 수 있어. 괜찮아. 편하게 해. 억지로 하지 마’라는 말을 계속 해주시면서 제가 어떤 의견이든 꺼낼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어떤 식으로든 <열여덟의 순간>은 기억에 많이 남을 작품일 것 같아요. 5개월 동안 진짜 고등학생 시절을 보내는 것처럼 촬영을 했어요. 그래서 이 작품은 또 한 번의 고등학교 2학년을  보낸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저는 열여덟, 열아홉 살 때가 정서적 성장에 가장 중요한 시기였어요. 자아가 생기는 시기였고, 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성장했어요. 그런데 그 기분을 지금 또 한 번 느낀 것 같아요.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은 옹성우가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 시작부터 화제가 됐어요. 기대하는 시선도 있었고, 냉소적인 시선도 있었죠. 그런 시선이 연기하는 데 영향을 미쳤나요? 네, 많이요. 기대감도 있었을 테지만 그보다 제 팬들조차 걱정하는 마음이 컸을 거예요. 그런 부분을 신경 쓸 수밖에 없었어요. 대중의 시선뿐 아니라 촬영 현장에서도 한동안 ‘스태프들이 과연 나에 대해 만족할까’, ‘감독님이 내 연기에 오케이를 하실까’ 하는 걱정을 했어요. 어쨌든 내려놔야 할 수 있는데, 걱정한다고 좋은 연기가 나오는 게 아닌데 말이죠. 내려놓을 때까지 좀 힘들었어요.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한 편인가 봐요. 강한 편인 것 같아요. 욕심도 많고요.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다만 그 지점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열정도 중요한데 그게 잘못 가면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것 같거든요.

결과적으로는 잘한 것 같나요? 마음이 복잡해요. 그래도 좋은 말을 해주는 분이 많아서 다행이에요. ‘잘했다, 뿌듯하다’가 아니라 정말 다행이었어요. 그 외에는 매 화 보면서 많이 아쉬웠고, 어떤 장면은 부끄러웠어요. 그럴 때마다 일부러 대중의 반응을 찾아봤어요. 내가 부끄럽게 느낀 지점을 확실히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힘들었지만, 그런 과정을 겪고 나면 발전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한번은 친구를 만나서 오늘 연기를 잘못한 것 같다고, 큰일이라고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친구가 ‘네가 그렇게 생각하면 못한 거겠지. 그래도 이렇게 고민하고 힘들어하니까 다음엔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고 말해줬어요. 그 말에 마음이 좀 놓였어요.

연기에 관한 반응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말이 있었나요? 이번 작품에 관한 해시태그 중에 ‘옹성우가 완성한 최준우’라는 말이 있어요. 그 말을 보고 크게 감동받았어요. 최준우라는 캐릭터는 결국 제가 완성하는 거지, 누가 완성한 걸 따라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제가 준우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를 생각했어요. 대단히 몰입해서 연기를 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 마음이라도 표현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신기한 건 그런 마음이 한 번씩 준우에게 닿을 때가 있었다는 거예요. 낚싯바늘을 계속 던지다가 저도 모르는 사이에 감정이 준우에게 걸쳐질 때가 있었어요. 그때의 희열감을 잊을 수가 없어요. 사실 아주 드물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걸리는지 계속 던져봤는데 쉽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한 번씩 준우한테 닿을 때마다 참 고마웠어요.

드라마 속 준우의 얘기는 열여덟 살에서 끝나요. 준우가 되어본 사람으로서 준우의 미래가 어떻게 되길 바라나요? ‘지금처럼만 자라다오’ 하는 느낌이에요.(웃음) 준우는 하는 일마다 안쓰러워 보이는데, 또 기특하게 잘해내잖아요. 언젠가 좌절하고 멈추는 시점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지금의 준우라면 잘 자라줄 것 같아요. 그러면 좋겠어요.

‘준우야’라는 말 많이 들었죠? 내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기분은 어땠나요? 신기하게도 금방 익숙해졌어요. ‘준우야’ 하면, ‘네’가 바로 나왔어요. 내가 준우라고 할 만큼 깊이 몰입하진 못했지만 준우라고 불리는 게 좋고, 준우로 받아들여지는 데 거부감이 전혀 없었어요. 그냥 준우라는 아이가 좋았던 것 같아요.

배우라는 직업은 해보니까 어떤 것 같아요? 연기하는 재미를 찾았나요?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면서 어렵고 힘들고 깊은 영역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재미있었던 건 사람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었어요. 친구들이랑 연습실에 모여서 ‘얘가 왜 이런 행동을 했을 것 같아?’, ‘원래 사람들은 가끔 이런 행동을 하잖아’, ‘사람이라는 건 이런 것 같아’ 같은 말을 하면서 캐릭터를 연구하는 과정이 좋았는데, 준우를 연기하면서 그 즐거움을 새삼 느꼈어요.

대학에서 공부할 때와 실제로 현장에서 연기를 하는 것은 차이가 있었을 것 같아요. 아는데 꺼내 쓰지 못하는 게 어려워요. 대학에서 배우고 이해했지만 막상 실전에서 써먹을 수 없었던 것을 기회가 오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나중에 연기하면서 할 수 있겠다 싶었던 것들을 막상 현장에서는 전혀 못 하겠더라고요.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언젠가는 선택하듯이 꺼내 쓰면 좋을 것 같아요.

이제 배우라는 또 다른 직업이 생겼어요. 앞으로는 연기를 하는 동시에 무대에 올라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도 보여주게 될 텐데요. 춤추고 노래할 때와 연기할 때의 경계를 두고 싶나요? 처음부터 철저하게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고민해보지 않았을 정도로 제게 연기와 무대에 대한 고민의 지점이 완전히 달라요. 그래서 오히려 편하게 두 장르를 넘나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굳이 이럴 때와 저럴 때, 다른 사람으로 인식되길 바라는 마음도 없겠네요? 네. 다른 사람…. 연기를 하고 나니까 어려운 질문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전에는 ‘요즘 어떤 생각을 해요?’, ‘행복할 때는 언제인가요?’ 같은 질문을 받았는데, 연기에 관한 얘기를 하려니까 어렵네요. 말하면서도 지금 내가 말하고 있는 게 맞나 싶을 때가 있어요.(웃음) 그런 생각을 잘 얘기할 수 있는 것도 능력일 텐데, 아직은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 과정을 거쳐서 제 안에 담긴 것을 잘 표현하고 싶어요.

울 아우터 웨어, 레더 재킷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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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뜨겁게 여름을 보낸 식 케이의 열기는 아직도 식지 않았다.

식케이 래퍼
블랙 셔츠와 벨트 모두 프라다(Prada), 팬츠와 슈즈 모두 본인 소장품.
식케이 래퍼
장갑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이어링 모니카비나더(MONICA VINADER).
식케이 래퍼
수트 재킷과 팬츠 모두 벨루티(Berluti), 체인 네크리스와 블랙 가죽 가방 모두 프라다(Prada), 이어링 모니카비나더(MONICA VINADER), 링은 모두 일레란느(ILLE LAN).

오늘도 작업하다가 온 건가? 오늘은 뭘 하다 왔나? 담이 걸려서 침 맞고 치료받고 왔다.

식 케이는 무대 아니면 작업실에 있는다는 말이 있어서 당연히 작업실에서 왔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늘은 예외다. 평소에는 대체로 집에만 있는다. 안방을 작업실로 만들어놔서 매일 거기서 작업만 한다.

집을 작업실로 만든 이유가 있나? 일과 일상이 분리되지 않아 힘들 것 같기도 하다. 그러지 않으면 작업을 놓을 것 같아 안방을 작업실로 만들었다. 하고 싶을 때는 언제든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좋다. 그런데 지나치게 안방에만 틀어박혀 있는 것 같긴 하다.

일이 곧 일상인 삶인가? 아직까지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일한다. 그러려고 노력한다.

그럼 일의 범주에 있는 건 어떤 건가? 괴리감이 있다. 음악만 생각하면 일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그런데 음악만 할 수는 없으니까. 무대도 준비해야 하고, 음반 아트워크나 뮤직비디오 같은 비주얼도 생각해야 한다. 물론 모두 좋아하니까 하는 거지만.

상반기는 정규 음반 <FL1P>와 해외 투어로 마무리할 줄 알았는데, 이후에 싱글을 4곡이나 발매했다. 사실 계획에 있던 일은 아니다. 모두 만들어뒀던 곡인데 지금과 시기가 잘 맞아떨어지니까 내자는 의견이 있어서 발매한 거다. ‘Why You?’도 ‘Water’도 원래 다른 음반에 수록할 곡이었는데, 갑자기 싱글로 먼저 선보이게 됐다.

평소 계획이 어긋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 정도면 꽤 혼란스러운 상태일지도 모르겠다. 조금 그렇다. 그런데 모든 게 계획대로 될 순 없으니까 내려놓으려고 한다. 계획에  집착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아져서 주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되더라. 다른 사람의 기분까지 망치는 상황도 만들게 되고. 그래서 요즘에는 계획에 없던 일이 생겨도 그런가 보다 하려고 한다. 사실 ‘Water’ 피처링 멤버에 재범이 형(박재범)이 없었는데, 갑자기 하고 싶다고 해서 계획보다 곡이 길어진 거다. 오늘 화보를 찍으면서 이렇게 물에 흠뻑 젖게 될 줄도 몰랐고.(웃음) 뭔가 행사 하나 한 느낌이다.

혹시 또 다른 음반의 발매 계획이 있나? 물론이다. 더 나올 거다. 9월 초에 프로듀서 GXXD(걸넥스트도어), 뮤지션 쿠기랑 같이 6곡을 수록한 프로젝트 음반을 선보인다. 그다음에는 프로듀서 구스범스랑 협업한 음반도 나온다. 아, 딩고랑 같이 하는 하이어뮤직 단체 싱글 앨범이 먼저다.

요즘 다양한 프로듀서와 작업하는 걸 즐기는 것 같다. 전에는 식 케이 음악의 프로듀서는 무조건 그루비룸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말이다. 더 많은 프로듀서와 작업할수록 절대적인 작업량이 많아진다. 예를 들어 싱글 앨범을 낸다고 해서 딱 한 곡만 작업하는 게 아니라 몇 곡을 만들어보고 그중 몇 곡을 발매한다. 그러니까 숫자로 따지면 작업하는 프로듀서의 수와 작업량이 비례하는 거다.

매번 새로운 프로듀서와 작업을 시도하는 이유가 있나? 개인적으로 프로듀서를 더 이상 뒤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서 다양한 사람과 작업하면서 많은 프로듀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싶다. 그들도 그들만의 영향력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곡에 프로듀서 이름을 붙인다. 앞으로 더 많은 프로듀서와 작업할 생각이다.

프로듀서와의 호흡을 어떻게 판단하나? 이 사람과 잘 맞을지, 맞지 않을지 판단하는 기준이 있나? 첫인상에서 거의 판가름 난다. 나는 어떤 사람의 첫인상이 좋지 않으면 평생 좋지 않게 보는 편이다. 첫 단추가 절반이 아니라 거의 90%다. 그래서 누가 음악을 보내준다고 해서 작업하는 게 아니라, 만나서 얘기를 해본 다음에 잘 맞을 것 같으면 같이한다.

그럼 첫인상이 좋지 않으면 음악적으로 호기심이 드는 작업물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어도 협업을 안 하나? 대개 음악이 괜찮으면, 만났을 때도 긍정적인 편이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프로듀서들이 식 케이라는 뮤지션과 작업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뭘 어떻게 뽑아내야 하는지 아니까. 나와 같이하는 사람들은 결과물을 어떻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잘 맞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작업물에 관해 의견을 나눌 때 나쁜 사람 되고 싶지 않아서 대충 좋은 말로 넘어가지 않는 점도. 나는 듣고 바로 ‘좋다’, ‘구리다’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그런 단호함을 좋게 보는 사람도 있다.

작업물에 대해 냉정하고 솔직하면 작업의 속도와 효율이 좋아지긴 한다. 그런 것 같다. 난 게으른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직접 프로듀싱을 해볼 생각은 없나? 전혀 안 해봤다. 지금부터 준비해서 나중에 한다면 모를까. 지금은 워낙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굳이 내가 할 필요를 못 느낀다. 아트워크나 비디오 작업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내 곡으로, 내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작업물인데 내가 더 잘했으면 혼자 다 했지. 더 좋은 퀄리티를 위해서는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도 중요하다.

한 인터뷰에서 너무 허슬러로 비치는 건 원치 않는다는 말을 했다. 그렇지만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음악적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19 카이엔 프리스타일’이라는 곡에서 스스로를 워커홀릭이라고 인정하기도 했고. 누구보다 열심히 하지만, 열심히 하는 걸로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은 어떤 건가? 너무 쉽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사운드든 비주얼이든 아트워크든 어디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하는데, 많이 한다는 이유로 퀄리티가 저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한 말이다.

어떤 퀄리티인지 제대로 들어보지 않고 별로일 거라고 추측하는 생각들 말인가? 들어보고도 어느 뮤지션이 낸 거랑 비슷하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하려면 장르를 바꾸면 된다. 그러면 새로워 보일 테니까. 그런 사람들은 장르를 바꾸지 않으면 모른다. 그런데 나는 그보다 사운드를 더 제대로 내고 싶은 거다.

그런 반응에 어떻게 대응하나? 이제는 신경 안 쓴다. 그것도 스트레스받는 거니까 웬만하면 흘려버린다. 나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고, 누군가는 내 음악에 영향을 받을 만큼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절대적인 작업량이 많은데도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방법은 뭔가? 따로 없다. 그만큼 시간을 많이 들이는 거다.

수준 높은 사운드도 그렇지만, 언제 들어도 트렌디하게 느껴지는 것이 특유의 매력이다. 4년 전에 낸 곡을 지금 들어도 큰 괴리가 없고, 얼마 전 발매한 ‘Water’는 묵혀둔 곡이라고 하기엔 지금 트렌드와 잘 맞는다. 곡 작업을 할 때 트렌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만드나? 음악에 있어서는 내가 트렌디하다고 생각하고 낸다.

신기한 게 언제 들어도 트렌디하게 느껴지는데, 클래식이과는 또 다른 개념인 것 같다. 언젠간 클래식하게 느껴질 거다. 트렌디한 게 오랜 시간 사랑받으면 결국 클래식이 된다. 명반이 되는 거다.

지금까지 낸 곡 중 10~20년쯤 지났을 때 명반 타이틀을 받을 것 같은 곡은 어떤 건가? 내 작업물은 다 좋다. 아마 여러 카테고리에서, 다양한 장소에서 내 곡이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다. 이런 걸 들어볼까 싶을 때 그 섹션에 내가 있을 거고, 다른 걸 들어보려고 해도 거기에 내 음악이 있을 거다.

그럼 식 케이란 사람 자체는 트렌드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하나? 왔다 갔다 한다. 청자일 때는 트렌드에서 벗어나 있고, 음악을 만들 때는 트렌드의 중심에 있으려고 한다.

청자일 때는 주로 어떤 음악을 듣나? 많은 사람과 함께할 때는 요즘 음악을 듣는다. 그러다 모두 다 아는 옛날 노래를 듣기도 하고, 내가 만든 곡을 중간에 슥 들려주기도 하고.(웃음)

자신의 음악을 얼마나 많이 듣나? 아주 많이 듣는다. 아마 가장 많이 들은 음악이 내 곡일 거다.

가장 많이 들은 곡은? 대부분 아직 발매되지 않은 곡을 많이 듣는다. 그만큼 많이 듣고 고민한 다음에 세상에 내놓는다.

상반기 행보를 살펴보면, 2019년은 식 케이의 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꽉 찬 행보를 보였다. 정규 음반 <FL1P>로 좋은 반응을 얻었고, 해외 투어도 성공적이었다. 유럽 5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호주, 그리고 서울에서 열린 마지막 공연까지 객석을 꽉 채웠다. 정말 좋았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당연히 하려고 한 일을 하고 온 듯한 느낌도 든다.

너무 들뜨지 않으려는 태도인 건가? 심지어 유럽 공연에서는 환호와 브라를 받았다(서구권 공연 문화 중 아티스트에게 인정의 표시로 속옷을 던지는 문화가 있다). 물론 관객의 호응에 많이 놀라고 감동도 받았다. 브라보와 브라를 동시에 받았으니까.(웃음) 처음 간 도시가 파리였는데 호응이 워낙 좋아서 놀랐다. 원래 잘 긴장하지 않는데 하마터면 긴장할 뻔했다. 반응이 좋아서 심지어 크라우드 서핑(관객 위로 뛰어드는 행위)도 했다. 어‘ , 뭐지? 나 지금 된다’ 이런 느낌이었다. 영국에서도 재미있었다. 관객 반응이 진짜 좋았다.

슈퍼스타 같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좀 그랬다. 서울 공연도 좋았다. 무대도 크고. 이번 해외 투어가 여러모로 잘돼서 기분이 좋다. 반응도 좋고 투어 하면서 다친 사람도 없고 사고도 없었다.

다음 투어 때 가보고 싶은 도시나 해보고 싶은 건? 아시아 투어를 해보고 싶다. 가보고 싶은 곳이 진짜 많다. 대만, 태국, 베트남 다 가고 싶다.

이번 상반기에 대한 감상을 한마디로 정리해보면? 관에 들어가기 전에 기억날 것 같은 순간들.

어느 때보다 뜨겁게 여름을 보냈으니, 이제 잠시 휴가를 보내도 될 것 같다. 휴가 계획…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있다. 휴가 계획은 일할 때 계획 짜듯 잘 세워지지가 않는다. 일 안 하는 날 쉴 수 있지만, 노는 것도 한두 번이라.

잘 안 놀지 않나? 노는 걸 싫어하진 않는다. 좋긴 한데, 그래서. 노는 걸로 스트레스가 풀리면 좋은데, 또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으니까. 요즘은 뭘 새롭게 해보고 싶은 생각도 없다. 내가 쉼에 있어서는 되게 소심한 사람 같다.

음악 밖으로 벗어나기 힘든 건가? 그렇다. 방 밖으로 나가기 힘들다.

연말이나 돼야 휴가를 보내게 될까? 왠지 공연하고 있을 것 같다. 무대 위에서 공연하느라 한 해를 돌아볼 시간도 없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그게 더 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식케이 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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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배우 이나영 그리고 디디에 두보.

이나영 디디에두보
다이아몬드를 정교하게 배치한 후프 이어링 1벡98만원, 쇄골까지 떨어지는 우아한 롱 드롭 체인 이어링 95만8천원 모두 디디에두보(Didier Dubot), 턱시도 라펠이 돋보이는 롱 드레스 셔츠 로에베(Loewe), 블랙 와이드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나영 디디에두보
다양하게 스타일링할 수 있는 듀얼 디디 컬렉션 링은 디자인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30만원대 후반에서 1백만원대 초반, 다이아몬드 세팅이 매력적인 후프 이어링 91만8천원 모두 디디에두보(Didier Dubot), 컷아웃 디테일의 네이비 재킷 몬세 바이 무이(Monse by MUE), 네이비 와이드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나영 디디에두보
디자인이 다른 3개를 레이어드한 듯한 이어 커프 13만8천원, 브라운 다이아몬드가 은은하게 반짝이는 드롭 이어링 23만8천원 모두 디디에 두보(Didier Dubot), 블랙 원숄더 원피스 마테리엘 트빌리시 바이 무이(Materiel Tbilisi by MUE).
이나영 디디에두보
섬세한 다이아몬드의 세팅과 목선을 따라 감기는 유려한 곡선이 조화를 이룬 네크리스 8백58만원, 레이어드한 볼륨감 있는 펜던트 네크리스 99만8천원, 앞뒤로 착용할 수 있는 좌우 비대칭 디자인의
미니 후프 이어링 1백58만원, 섬세한 커팅이 돋보이는 세련된 이어 커프 23만8천원 모두 디디에 두보(DidierDubot), 블랙 원숄더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나영 디디에두보
금빛 물결이 일렁이듯 목선을 타고 흐르는 체인 네크리스 99만8천원, 롱 네크리스 27만8천원 모두 디디에두보(Didier Dubot), 네크라인이 기하학적인 블랙 레더 톱과 블랙 레더 팬츠 모두 와이씨에이치(Y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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