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로라는 뮤지션

자이로라는 뮤지션

노래도 잘 하고, 기타 실력도 뛰어난, 심지어 춤도 잘 추는 만 28세 ‘착한 남자’, 자이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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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 셔츠, 실크 넥타이 모두 프라다(Prada). 귀고리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자이로는 어떤 뮤지션인가요싱어송라이터 겸 기타리스트입니다. 제가 어떤 뮤지션인지 생각을 좀 해봤는데, 어떤 음악도 소화하는 뮤지션이고 싶어요. 어떤 장르건 잘하는 뮤지션이요. 작품에 따라서 캐릭터가 변하는 연기자처럼. 지금까지 해온 음악과 색깔이 완전히 다른 것도 도전해볼 생각인가요? 네, 생각은 하고 있어요. 혹시 댄스? 댄스는 힘들 것 같아요. 이번에 착한 남자부를 때 춤 춘 걸로 알고 있는데(웃음) 그건 댄스가 아니라 율동에 가깝죠. 댄스는 관객들이 힘들어하실 것 같아요.

 

 

자이로 안중재 지방시 지방시슈트 기타 zairo
가죽 톱, 체크 무늬 수트, 부츠, 반지 모두 지방시(Givenchy).

최근에 발매한 앨범 얘기 좀 해주세요세 번째 정규 앨범이에요. 총 아홉 곡이 수록되어 있죠. 두 곡은 연주 곡이고, 나머지는 노래 곡이에요. 전 앨범과 다른 장르를 많이 시도해본 앨범이기도 해요. 앞으로 더 다양한 음악을 할 것을 암시하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어요. 착한 남자를 타이틀곡으로 정한 이유는? 많은 사람이 공감할 만한 사랑 노래예요. 가사도, 음도 대중적이고 멜로디도 키치해서 듣는 분들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서 선택했어요. 그럼 대중성을 떠나서 타이틀곡을 고른다면? ‘휘파람’이요. 앨범을 발매할 때만 해도 날씨가 꽤 더웠어요. 그래서 ‘휘파람’도 후보에 있긴 했죠. 앨범 활동을 거의 쉼 없이 하고, 공연도 자주 하는 편인데 올해 상황이 특히 원망스럽겠어요사실 요즘 그래서 많이 힘들어요. 원망스러운 한 해예요. 올해 계획이 많았거든요. 3월에 공연도 하고, 페스티벌에도 참가하고, 방송에도 출연하고. 스케줄이 빽빽했었는데┈. 올해 유난히 스케줄이 많았어요. 몽땅 할 수 없어서 아주 난감했죠.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어요네, 11월 즈음으로 계획하고 있긴 해요. 아직 확답을 드릴 순 없지만 준비는 하고 있습니다. 콘서트 이후에 또 뭔가 계획하는 일이 있나요? 새 앨범을 준비 중이에요. 싱글을 준비해서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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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 셔츠, 실크 넥타이, 팬츠 모두 프라다(Prada), 반지, 귀고리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번 기회에 평소 못 해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했나요? 프리다이빙을 해보고 싶었어요. 제주도에서 할 수 있더라고요. 평소에 활동적인 걸 잘 못 하다 보니 꼭 해보고 싶었어요. 끝나고 라면 먹으면 진짜 맛있겠다는 생각도 들고요.(웃음) 활동적인 걸 즐기는 편이에요아뇨, 전혀. 어릴 때는 축구도 하고 그랬는데, 음악을 시작한 후에는 내내 방에만 있었던 것 같아요. 빛을 볼 일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속살이 두부예요 두부. 음악을 시작한 후라면 언제부터예요고등학교 다닐 때 이후로는 운동을 거의 안 했어요.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어서 올해 초에 운동을 시작했죠. 근데 헬스장이 또 지하예요.(웃음) 마리끌레르와 처음 함께한 소감이 궁금해요옷이 너무 멋지더라고요. 화보를 오랜만에 찍었는데 사진이 아주 잘 나와서 기분이 좋아요. 재미있는 작업이었어요. 지방시랑 프라다 컬렉션이 잘 어울리더라고요. 디자이너 브랜드 옷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예스!(웃음) 본인 앨범에 실리는 모든 곡을 직접 작사하고 작곡하더라고요. 힘들 만도 한데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요제 편견 때문인 것 같아요. 내 곡은 꼭 내가 작사, 작곡을 해야 한다는 편견. 왜 그런지 생각해봤는데, 모르겠어요. 사실 곡을 남에게 받아도 되는데, 그런다고 싱어송라이터가 아닌 게 아닌데┈. 생각해보면 재미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누구에게도 못 하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마음속에 있는 얘기들. 이런 걸 노래로 만들면 덜 지질해져요. 그런 작업이 참 재미있어요. 작사, 작곡을 놓지 못하는 이유인 것 같아요. 제가 하면서도 어떤 얘기가 나올지 모르는 것도 무척 재미있고요. 보통 가사를 먼저 쓰고 멜로디를 입히는 편인가요? 동시에 할 때도 있어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보셨어요? 프레디 머큐리가 농장 같은 데 가서 혼자 피아노를 치며 ‘Mama, Just Killed A Man’을 내뱉고 놀라는 장면이 있어요. 그런 경험을 할 때가 있죠. 가끔. 근데 거기서 끝날 때도 있긴 해요.(웃음) 내가 미쳤다싶은 순간인가요그렇죠. 저만 좋은 걸 수도 있는데, 가끔 제가 저를 울릴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위로를 받죠. 신기하네요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저도 모르게 확 튀어나온 거죠. 상처받은 기억이나 하고 싶었던 안 좋은 말? 평소에 못하는 이야기들이 음악으로 나오는 것 같아요. 저도 가끔 놀라는 경우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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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 셔츠, 실크 타이 모두 프라다(Prada). 반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2020년이 거의 끝나가네요. 자이로의 2020년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욕?(웃음). 2020년엔 많이 우울했어요. 혼자만의 시간이 너무 많았고 혼란스러웠죠. 그래서 저를 비울 수 있었어요. 2021년은 더 많이 채울 수 있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해요. 올해는 힘들었지만, 그만큼 많이 성장한 한 해예요. 그렇다면 내년에는 무엇을 꿈꾸나요? 공연을 많이 하고 싶어요. 야외에서. 팬들과 함께하고 싶네요. 이게 꿈이 될 줄은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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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에서

후쿠오카에서

우연한 술자리에서 감독은 배우에게 작품 출연을 제안했고, 우연히 진행한 첫 촬영은 엔딩 장면이 되었다. 인연을 위한 우연들이 모여 영화 <후쿠오카>가 되었다.

자신이 운영하는 헌책방 단골손님 ‘소담’(박소담) 때문에 갑자기 후쿠오카에서 이자카야를 운영 중인 대학 시절의 친구 해‘ 효’(권해효)를 만나러 가게된 ‘제문’(윤제문). 중년이 된 해효와 제문은 대학 시절 둘 다 ‘순이’를 사랑했고, 그 사랑의 끝은 이별과 친구에 대한 미움이었다. 이제 제문은 순이가 좋아하던 헌책방의 주인이 되었고, 해효는 순이의 고향 후쿠오카에서 작은 술집을 하며 살아간다. 28년의 시간이 지난 후 후쿠오카에서 다시 만나게 된 두 친구와 난데없이 함께하게 된 소담. 영화 <후쿠오카>에는 윤동주 시인이 옥살이를 하다 생을 마감한 후쿠오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들의 기묘한 여행이 담긴다. 이질적인 것들이 모여 있는 도시 후쿠오카,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이 적혀 있는 이자카야 ‘들국화’, 새로운 쓸모를 위한 인연을 기다리는 책들이 모인 헌책방, 실제인지 환상인지 모를 사람.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것들이 영화 <후쿠오카>에 이질감 없이 공존한다.

장률 감독님은 보통 이전에 함께한 배우들과 작업했어요. 하지만 권해효 배우는 <후쿠오카>가 함께하는 첫 작품입니다. 장률 권해효 배우와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이다음 작품부터는 또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권해효 그렇죠. 그럼 그때는 이제 두 번째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웃음) 장률 그럴 기회가 오지 않겠는가 싶습니다. 항상 권해효 배우의 연기를 좋아했습니다. 팬이고. 감독은 항상 그런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배우, 궁금한 배우와 꼭 같이하고 싶지요. 다만 그 마음이 인연이 되는가, 되지 않는가의 문제입니다. 다행히 권해효 배우는 좋은 인연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너무 고마워요.

독립영화가 해외 로케이션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촬영이 대부분 일본 후쿠오카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일전에 권해효 배우는 한 인터뷰에서 촬영장 가는 길이 ‘소풍 가는 기분이었다’고 하셨죠. 권해효 일단 후쿠오카에서 촬영한다는 점이 참 좋았어요.(웃음) 감독님의 많은 작품을 봐왔지만 한 번도 함께 작업한 적이 없어 갑자기 왜 제게 작품을 제안하셨는지 궁금했습니다. 제문이와 함께해서 더 좋았어요. 제가 제문이 팬이거든요.

관객으로서 권해효 배우를 봤을 때와 실제 현장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봤을 때 다르게 다가왔나요? 권해효 저 나가 있을까요?(웃음) 장률 아냐 아냐. 나 나쁜 말 하지 않아. 영화 속 권해효 배우는 많이 울었어요. 유독 우는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이 웃는 사람이죠. 실제 웃음과 영화 안에서 우는 모습을 같이 보니까 신비로웠어요. 다음에 다시 인연이 된다면 그때는 제 영화에서도 울게 만들려고 합니다. 평소에도 울게 할 방법이 있을지 찾아보는 중이에요.(웃음)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이번 영화 촬영장에서 가장 많이 나눈 얘기는 뭔가요? 권해효 촬영에 대해 특별히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어요. 저는 거의 제문이와 함께 있었는데 대개는 사적인 농담을 주고받았죠. 감독님과 대화를 했다기보다는 주로 제가 관찰당하는 느낌이었어요.(웃음) 그리고 현장이 빠듯하게 돌아갔어요. 열흘 정도의 시간 동안 1시간 40분짜리 영화를 찍어야 했기 때문에 하루 종일 몇 킬로씩 걸으며 온 배우와 스태프가 카트를 끌며 이동하고 연기했어요. 장률 감독님의 영화는 배우가 어떤 상황을 일찌감치 논리적으로 이해해서하는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영화에 대해서 설명해주기를 기대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현장에 가서 주어진 장면을 열심히
찍으려고 했어요. 배우가 연기 못하면 그건 늘 감독 책임이니까, 잘 못하면 몰아붙이셨겠죠.(웃음) 마음에 안 들면 ‘그거 아니고 이건 좀 이렇게 가보자’ 하는 식으로 말씀하세요. 그 말이 나오기 전에는 절대 먼저 물어보지 않았습니다.(웃음) 장률 서로 가만히 있으면서 버티는 겁니다. 권해효 저는 밤 신이 몇 번 없었기 때문에 해만 지면 촬영이 끝났어요. 그러다 보니 늘 힘이 남아돌았죠. 게다가 저는 자전거로 이동했기 때문에 촬영하며 이동하는 게 힘들지 않았어요.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