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마우스는 다섯 살짜리 딸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다. 그래서 얼마 전 언젠가 디즈니랜드에 가자고 서로 새끼 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다. 물론 디즈니랜드에 가고 싶은 건 딸아이만이 아니다. 나 역시 아직도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티셔츠를 즐겨 입고, 아이와 함께 미키마우스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니까. 아마 미키마우스는 처음 세상에 태어난 1920년에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지금과 같은 존재였을것이다. 90년 동안 변함없이 많은 사람을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려면 어떤 마력을 가져야 하는 걸까?

동그란 귀, 하얀 단추가 달린 빨간 바지, 노란 신발과 하얀 장갑 중 하나만 봐도 누구나 미키마우스를 떠올릴 것이다. 이를테면 까만 모자에 동그라미 두 개를 달면 미키마우스라는 걸 단번에 알아챌 정도로. 이런 아이코닉한 요소 덕분에 미키마우스는 패션계에 아주 쉽게 발을 들여놓았다. 또한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패션 아이템에 덧입혀져 미키마우스를 향한 소유욕을 끊임없이 자극해왔다. 게다가 2018년 90번째 생일을 맞았으니, 얼마나 많은 아이템이 쏟아져 나왔을지 굳이 말할 필요 없지 않을까. 그 포문을 대대적으로 연 건 오프닝 세레모니의 2018 스프링 컬렉션. 미키마우스를 재해석한 룩이 가득한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는 그야말로 모두가 만화의 일부가 된 듯 초현실적이고 행복한 순간을 연출했다. 이렇게 아이템 몇가지가 아니라 컬렉션 전체를 하나의 캐릭터로 꾸민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이건 서막에 불과했다. 라코스테, 리바이스, 버쉬카, 랙 앤 본, 반스, 오니츠카타이거, 클락스 등 셀 수 없이 많은 브랜드에서 미키마우스를 목격할 수 있었다. 그중 아티스트가 재해석한 미키마우스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면 2018년 11월 차례로 출시한 스와치와 닉슨의 워치 컬렉션을 눈여겨볼 것. 스와치는 무려 거장 데미안 허스트의 모던한 그래픽을, 닉슨은 스티븐 해링턴의 자유로운 일러스트를 시계에 그려 넣었다. 한편 유니클로는 2018년이 끝나가는 시점에도 ‘미키마우스 홀리데이 컬렉션’을 출시해 다시금 90살 만화 캐릭터의 치명적인 매력을 전파했으니!

미키마우스의 생일을 축하한 건 패션계만이 아니다. 뷰티 제품, 전자기기, 주방용품과 스낵 등은 물론이고 전시회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미키마우스를 재조명했다. 만화 캐릭터인데도 유치하지 않고, 새해를 맞아 91살이 되었지만 여전히 사랑스럽고 귀여운 미키마우스가 또 어떤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