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CEAN GUARD

헬무트 랭이 해양 환경 보호 단체 ‘팔리 포 디 오션(Parley for The Oceans)’과 손잡고 친환경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다. 팔리 포 디 오션은 앞서 아디다스와 협업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전개하며 패션계에도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킨 적 있는 단체. 여기에 어마어마한 마니아 군단을 거느린 헬무트 랭의 인지도가 더해졌으니, 두 이름의 시너지를 통해 해양 보호에 대한 패션 피플의 관심 역시 높아진 건 당연지사다. 엄청난 속도로 판매되고 있는 컬렉션에는 스타디움 재킷과 레인코트가 포함됐고,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한 해양 플라스틱 섬유가 리사이클 소재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스타일리시하게 사용돼 눈길을 끌었다.

THE REAL BEAUTY

마른 몸과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예쁜’ 얼굴의 모델 일색인 런웨이가 미의 기준을 획일화한다는 비난은 제아무리 건강한 패션 철학을 가진 디자이너라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토록 열악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남다른 외모를 개성으로 승화해 활약 중인 모델들의 행보는 다양성에 관한 패션계 담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눈여겨볼 인물은 2018 패션 어워드에서 올해의 모델 상 후보로 거론된 위니 할로.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백반증을 앓은 탓에 피부가 고르지 않음에도 누구보다 당당한 태도로 단숨에 톱 모델 자리에 오른 그녀의 SNS에는 그녀 덕분에 외모 콤플렉스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는 댓글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새 시즌 영국 패션계에 변화를 불러온 7세 소녀 모델 데이지-메이 드미트리도 마찬가지. 태어날 때부터 종아리뼈가 없어 생후 18개월에 다리 절단 수술을 감행했던 데이지-메이의 경쾌한 런던 패션위크 데뷔는 패션계에 생각할 거리를 던지기에 충분했다.

FREE THE ANIMALS

해외 패션위크 기간에 화려하게 차려입은 셀러브리티만큼 주목받는 이들이 있다. 모피를 사용하는 패션 브랜드의 쇼장 앞에서 종종 마주하는 동물 보호 단체 회원들이 그 주인공. 쇼를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경한 그들의 태도에 여론의 힘이 보태지자 패션계에는 본격적인 퍼 프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물론 마이클 코어스, 랄프 로렌, 아르마니, 구찌 등 수년 전 이미 퍼 프리를 선언한 하우스도 여럿 있다). 이에 세계적인 동물 보호 단체 페타(PETA)는 비건 패션 프라이즈를 제정해 이러한 패션계 행보를 독려해왔는데, 이번 수상의 대상으로는 모피는 물론이고 실크와 깃털을 사용한 제품까지 제한하는 영국의 온라인 패션몰 아소스를 비롯해 새로이 퍼 프리를 선언한 메종 마르지엘라,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 버버리, 베르사체 등이 선정됐다. 다시 말해, 동물을 사랑한다면 이 브랜드의 제품만은 믿고 사용해도 된다는 말씀! 유수의 럭셔리 브랜드가 동참한 만큼 패션계 전반에 걸친 변화 역시 기대할 만하다.

스텔라매카트니 온실가스 기후변화 스텔라매카트니캠페인 자원순환
헌장 제정을 주도한 스텔라 매카트니의 캠페인 이미지. 자원 순환을 의미하는원 형태의 구성이 돋보인다.

FOR THE CLIMATE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지속 가능성에 대한 패션계 논의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스텔라 매카트니, 아디다스, 게스, 버버리, 휴고 보스, H&M, 푸마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 43개가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패션업계 헌장’에 서명하며 뜻을 모았기 때문. 패션과 온실가스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느냐고? 현재 전 세계 패션업계가 방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이 모든 비행과 해양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합이상이라는 사실을 알면 그동안 패션계가 환경 단체로부터 비난받은 사실을 수긍할 수밖에 없을 터. 이들의 목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30%, 2050년까지 0%로 감소시키는 것이다. 다소 뒤늦은(?) 감이 있지만, 유엔 측 역시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어떤 수준의 헌신이 필요한지 다른 산업에 사례를 제시했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패션계의 노력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온실가스로부터 지구를 보호하고 싶은 소비자라면 부디 긴 호흡으로 이들의 행보를 지켜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