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에게 비스퍽을 소개해주기 바란다. 비스퍽은 2017년 론칭했고, 영국 패션을 베이스로 하는 남성복, 여성복 브랜드다. 특정 아이템이나 트렌드보다 하이브리드라는 기능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 전개하고 있다.

두 디자이너는 런던 유학생 시절 만났다고 들었는데, 서로의 어떤 점에 이끌려 브랜드를 론칭하게 되었나? 우리는 접근 방식부터 디자인의 출발점까지 확연히 다른 성향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 보니 결과물 역시 개성이 뚜렷했고, 거기에 흥미를 느꼈다. 패션 브랜드를 이끌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인풋이 필요한데, 서로의 취향이나 영감에서 전해지는 신선한 영향이 큰 도움이 된다. 이제는 이질적인 두 캐릭터를 조화롭게 다듬는 것 자체가 비스퍽만의 아이덴티티가 됐다.

비스퍽이 택한 해체주의는 꽤 마니악하게 여겨질 수 있는 무드인데. 굳이 말하자면 해체주의보다는 변형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그 방식 중 하나가 해체주의일 뿐이고. 변형 가능한 옷을 만들다 보면 기형적인 하이브리드 아이템이 탄생하는데, 그걸 토대로 의상이라는 툴의 존재 이유인 웨어러블리티를 살리고자 한다.

시즌이 완성되는 과정이 궁금하다. 아이디어를 어떻게 발전시키나? 여성복의 경우에는 임재혁 디자이너가 전반적인 아이디어 기반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오면 김보나 디자이너가 구조적으로 발전시키고 ‘옷처럼’ 만들어내는 작업을 한다. 반대로 할 때도 있고.

지금까지 합을 맞추며 터득한 공생의 비결이 있나? 둘 다 그저 옷을 다루는 게 좋아 서로 하고 싶은 일만 하니 갈등이 없다. 룰을 정하지 않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일까.(웃음)

해외에서 일하며 얻은 것이 있다면? 시장은 냉정하다는 것. 창작물에 대한 세일즈 피드백이 바로 오기 때문에, 구매층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 판매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덕분에 그게 오롯이 디자이너의 책임이라는 객관적인 마음가짐도 갖추게 됐다.

브랜드를 이끌며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나? 공들여 만든 작업물이 인정받을 때. 그러나 보람 뒤에는 언제나 아쉬움이 공존하는 것 같다.

패션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장인정신에 기반한 비스퍽만의 디자인을 계속해서 이끌어가고 모든 나라에 판매처를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