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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SPEAK

“여성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목소리를 갖고 있으니까요. 다만, 여성들은 스스로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고 느껴야 하며, 그 목소리를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유엔 여성기구에서 메건 마클은 여성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인상적인 연설을 남겼다. <공간을 장악하는 방법: 여성과 재치 있게 말하는 기술(How to Own the Room: Women and the Art of Brilliant Speaking)>의 저자이자 코미디언이기도 한 비브 그로스콥은 우리의 목표가 테드엑스(TEDx)의 다음 강연자가 되는 것이든 혹은 단순히 회의 시간에 발언하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든 마음에 새길 것은 단 하나라고 말한다. “남들 앞에서 말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런 일에 자신 있는 사람도 때로는 지치고 약해지는 날이 있다. 하지만 호흡을 가다듬고, 집중력을 발휘해 심신이 평온한 상태에 이르도록 하면 이 난관을 이겨낼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노출, 즉 최대한 많이 경험해보는 것이다.”

진정성

우리에게 영감을 준 사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의 연설 스타일이 제각기 다르다는 걸 깨닫을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은 때때로 연설 중 극단적인 정적으로 허를 찌른다. 머리와 몸은 절대 움직이지 않고 만화 <심슨 가족>에 나오는 미스터 번스처럼 손가락을 공손히 모은다. 이런 동작은 앙겔라 메르켈에게 힘과 권위를 부여하지만, 다른 누군가가 이와 똑같은 행동을 한다면 일부러 꾸민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또 반대로 오프라 윈프리는 허물없는 태도로 자신만의 카리스마를 드러내는 인물이다.즉, 나만의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 거울을 보고 말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자신만의 특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가령 강조하고 싶은 단어를 말할 때 취할 세련된 손짓을 연구하거나 중요한 단어를 말하기에 앞서 비장한 무기를 꺼내려는 듯한 표정을 짓는 식이다.

나를 듣자

우리는 종종 머릿속으로 자신이 말하는 모습이 어떨지 상상해본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다른 사람들과 실제로 대화하다 보면 자신에 대한 상상이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괴로울 수 있겠지만, 자신의 모습을 녹화해서 보거나 카메라 앞에서 프레젠테이션하는 연습을 한 후 믿을만한 사람들의 평가를 들어보자. 이는 말하기 능력을 키우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늘 타인의 모습에 집중하며 무엇이 강점이고 무엇이 단점인지 부지런히 파악하려고 하지만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생각할 겨를이 별로 없다. 자신이 말하는 모습에 주의를 기울이며 본인의 습관, 장점, 단점을 파악해하다 보면 보다 매력적으로 말하는 자신을 만들어갈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청자의 반응을 잘 살피는 것이다. 시종일관 본인 얘기만 늘어놓는 사람은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내 얘기를 듣고 있는 청자가 지루해하는지, 여전히 흥미를 잃지 않고 있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나는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을 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관중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웠다. 술에 취한 청중에게는 일반 관객보다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어야 한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프레젠테이션에 앞서 청중을 한번 살펴보라. 가볍게 분위기를 풀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발표를 이어가면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위험 감수하기

오피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때로 매우 과감해져야 한다. 스스로 이런 말을 해도 될까 싶은 것을 말하는 적극적인 화자가 돼보는 것도 좋다. 이야기에 나만의 개성을 더하거나 듣는 이의 취향을 자극할 만한 요소들을 담아보자. 말을 잘하기 위한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많은데, 이렇게 위험을 무릅쓰는 전략을 택하면 종종 대화가 진솔한 방향으로 더 빨리 풀린다. 내가 관심 없는 내용에 대해 말을 잘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어가거나(그러면 듣는 사람도 관심을 갖는다) 혹은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다면 자신이 거기에 왜 있는지를 자문해보자. 하지만 적당한 선은 스스로 잘 찾아내야 한다. 혼자만 웃기고 마는 농담, 거부감을 줄 수 있는 저급한 단어 등을 쓰라는 것이 아니다. 유머 감각 역시 필요하다. 카를 구스타프 융은 유머는 오직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신성한 능력이라고 했다. 오피스 정글은 냉정한 곳이지만 결국 인간이 있는 곳이다. 동료와 유연한 관계를 맺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유머를 구사할 수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자기가 먼저 웃으면 안 된다는 것.

미셸 오바마라면 어떻게 했을까?

연봉 인상 요구나 직원 질책처럼 말하기 곤란한 주제는 ‘행복한 상위층’이라는 아이디어를 이용해 해결할 수 있다. 그 완벽한 예가 바로 미셸 오바마다. 만약 레스토랑에서 주문과 다른 음식이 나왔다면, 혹은 누군가와 부딪쳤다면, 이럴 경우 미셸 오바마라면 어떻게 행동할지 상상해보는 것이다. 미셸 오바마라면 발끈해서 성질을 내지 않을 것이다. 대신 우아하고 차분하게 그리고 유머까지 더해 그 상황을 풀어나갔을 것이다. 나를 떼어놓고 침착하게 모든 관점을 살피며 어떠한 상황에라도 이 공식을 대입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면 된다. 물론 마음을 다스리는 것만큼 힘든 일은 없다. 오피스 대화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적절하게 거절하고 항의하는 것이다. 예스맨은 자신을 괴롭힐 뿐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거스르지 않고 이성적인 모습으로, 하지만 거부감이 들지 않을 만큼의 단호한 자세로 거절하고 항의하는 시뮬레이션을 반복해라.

허락을 기다리지 말자

만약 회사에서 회의 중 발언 기회를 얻기 위해 계속 손을 들고 있거나 아무도 내 말을 듣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계속 허락을 구하려 애쓰지 말고 자신만의 방식을 적용 해보자.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는 법이다. 그렇다고 회의 시간에 말도 안 되는 기조연설을 하라는 게 아니다. 북 클럽을 만들어서 매주 말하는 연습을 하거나 일을 마친 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끼리 토론 모임을 만들어보자. 그런 후 실전에 나가면 전보다 훨씬 더 준비돼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손을 들고 자신에게 발언 기회가 돌아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다가는 회사에서 영원히 존재감 없는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

 

HOW TO LISTEN

엄마의 자궁 속에서 자라는 태아에게 가장 빨리 발달하는 감각이 청각이다. 비록 태어난 이후에는 시각이 우선순위를 차지하지만, 입증된 사실에 따르면 청력은 가장 마지막까지 유지되는 감각이라고 한다. <듣기: 말에 담긴 진의 이해하기. 새로운 방법 찾기(Do Listen: Understand What’s Really Being Said. Find a New Way Forward)>의 저자 보베트 버스터는 듣기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한다. “요즘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대신 화면이나 스마트폰으로 접한다. 하지만 이건 분명 경청하거나 대화에 적극 참여하는 것과는 다르다.” 제대로 들어야 비로소 이해 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한 귀로 듣지 말 것

우리는 회사에서 자신을 피곤하게 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귀 기울여 듣지 않거나 말을 잘라버린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대신, 하던 걸 멈추고 경청해보라. 눈을 바라보며 그들이 한말을 그들에게 반복해보자. 다만, 내가 듣고 있다는 걸 그들도 알 수 있도록 나만의 단어로 바꿔서 이야기해야 한다. 이 방법은 대화를 단순화하는 효과가 있고, 대화의 속도를 줄여 서로 존중과 예의의 태도를 점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럼으로써 그 사람도 나의 말을 듣고 내가 한 말을 재현한다면 가장 이상적인 결과가 아닐까? 회사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동료와 맺는 관계다. 적대적인 관계는 스트레스만 만들어낼 뿐이다.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동료를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동료의 말을 경청한다는 이미지는 서로 좋은 관계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적절한 리액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멍하니 듣고 있지 말고 중간중간 추임새도 넣고, 해당 상황에 대한 자신의 의견도 말하며 ‘나는 당신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야 한다. 이는 상사와 대화할 때 특히 중요하다. 자신의 얘기에 주목하는 직원을 마다할 상사는 없다.

중립적 위치 찾기

만일 회사에서 어려운 주제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면 근본적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옥스퍼드 프로세스(Oxford Process)라는 프로젝트에서 제안한 의미 있게 듣는 방법을 살펴보자. 이 프로젝트는 감정적으로 흥분한 사람이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단한 방법은 아니다. 극적인 대립 상황에서 벗어나 창문이 있는 곳으로 가보자. 그곳에 서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생각을 가다듬는 것이다. 회사에서는 매점에 가거나 잠시 사무실에서 나와 안전한 중립적 공간으로 가는 것도 좋다. 흥분한 상태로 책상 앞에 앉으면 결국 다른 동료에게 감정을 드러내게 되고, 비이성적인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일단 자리를 피해 마음을 다잡을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멀티태스킹을 멈춰라

온갖 모니터와 기계가 많은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업무를 보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전화를 받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대화할 때 컴퓨터 작업이나 통화를 멈추고 상대방에게 내가 온전히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자. 이야기를 경청할 때는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말하는 사람 쪽으로 몸을 돌려 눈을 바라본다. 다른 업무를 보면서 동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아예 듣지 않는 것만 못하다. 통화할 때도 마찬가지다. 통화하면서 계속 모니터로 업무를 보면 전화기 너머 상대방은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 알아챌 것이다. 상대방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배경 음악이 아니다. 하던 일을 멈추고 유심히 들어라. 적어도 듣는 척해라.

나를 대상으로 연습하기

듣기 연습을 위해 사무실을 잠시 벗어나보자. 또는 출퇴근을 하는 동안 바깥 풍경에 빠져들자. 정신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이 시대에 속도를 늦춰 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당장 내일부터 점심시간에 가벼운 산책이라도 해보자. 뜬금없이 왜 산책을 추천하느냐고?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다. 어딘가를 걸을때는 음악도 듣지 말고 자기 몸과 마음의 소리에 집중해라. 재정비와 회복의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늘 긴장한 채 잔뜩 스트레스 받는 표정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앉아 있는 사람을 좋아할 동료는 없다. 때론 사무실에서 편안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타인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스스로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입장 바꿔보기

듣기는 방향으로 이뤄지는 행위이므로 내가 상대방의 말을 경청했다면 상대방도 내 말에 귀 기울이게 해야 한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알려지면 이러한 점을 악용하려는 사람이 생길 것이고, 이로 인해 분노가 치미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아마도 어떤 날에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돌아가며 들어주느라 정작 자신의 업무는 제대로 마치지 못할지도 모른다. 만일 상대방이 본인의 이야기를 마친 후 내 이야기는 들어줄 시간이 없다고 하면 당당히 요구해도 괜찮다. 다만, 무례하거나 싸울 기세로 항의하지 말고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당신에게 줬으니 당신 역시 내게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해주면 좋겠다’ 정도로 말해보자. 나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틈틈이 표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