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떠올릴 때 플립플롭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발가락 사이를 가로지르는 가느다란 스트랩, 시원하게 드러난 발등은 보는 것만으로도 해방감을 선사하죠. 하지만 플립플롭을 여전히 집 앞 편의점이나 해변에서만 신는 동네 신발로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이미 발렌시아가와 끌로에 같은 하우스 브랜드의 런웨이는 물론 레드 카펫 위 셀럽들의 발끝에서도 플립플롭은 당당히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으니까요. 특히 이번 시즌엔 굽을 더해 우아하게 변주된 플립플롭 힐이 자꾸만 눈에 밟힙니다. 너무 가볍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경직되지도 않은 그 묘한 세련된 자유로움이 가장 큰 매력이죠. 발끝에 약간의 높이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걸음걸이는 훨씬 당당하고 자유로워질 거예요.

@jennierubyjane

두툼하고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웨지 힐 플립플롭은 복고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제격이죠. 웨지 힐 특유의 무게감은 의외로 애매한 기장의 하의와 만났을 때 빛을 발하는데요. 제니처럼 발목이 드러나는 스커트나 카프리 팬츠와 매치해 보세요. 90년대 하이틴 영화 속 주인공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발등을 덮지 않는 디자인과 높은 굽 덕분에 자연스레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도 있죠. 다만 발등까지 덮는 긴 기장의 팬츠는 자칫 답답해 보일 수 있으니 발목을 드러내 시원한 비율을 확보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idunnvollan

조금 더 가볍고 경쾌한 무드를 원한다면 플랫폼 형태를 추천합니다. 기존 플립플롭의 편안한 정체성을 가장 잘 유지해 스포티한 느낌을 주죠. 바닥에서 몇 센티미터 떠오른 것만으로도 단정한 룩과도 조화롭습니다. 플랫폼 플립플롭은 스윔 웨어부터 미니 드레스까지 폭넓게 어울리죠. 스틸레토 힐보다 안정적인 착화감을 주면서도 평범한 데일리룩에 힙한 한 끗 차이를 더해줍니다.

낮고 앙증맞은 키튼 힐이 더해진 플립플롭은 세련된 도시의 풍경에서도 의외로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플립플롭 특유의 편안함에 은근한 우아함을 더해주죠. 리넨 셋업 수트나 찰랑이는 스커트 아래 매치해 보세요. 발 끝에 더해진 키튼 힐은 과하게 꾸미지 않아도 충분히 갖춰 입은 듯한 느낌을 줍니다. 보일 듯 말 듯한 낮은 굽이 주는 발랄함은 덤으로요.

반대로 아찔하게 솟은 스틸레토 힐 형태의 플립플롭은 드레시한 룩과도 완벽한 합을 이룹니다. 정석적인 이브닝드레스에 일반적인 쪼리를 신기엔 어딘가 가벼워 보이고, 그렇다고 꽉 막힌 펌프스를 신기엔 여름밤의 공기가 지나치게 뜨겁게 느껴진다면? 발가락 사이를 가로지르는 가느다란 스트랩은 어떤 화려한 주얼리보다도 더 날카롭고 관능적인 인상을 남깁니다.

플립플롭을 한여름에만 신으라는 법은 없죠. 호불호는 있지만 샌들에 삭스를 활용해 보세요. 엄지발가락이 갈라진 타비 삭스나, 발등은 덮되 발가락은 자유로운 오픈 토 레그 워머를 매치해 보세요. 독특한 텍스처와 컬러감을 더해 나만의 개성 있는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새틴 소재의 은은한 광택과 둥그런 곡선이 돋보이는 텅 샌들 1백58만원 Balenciaga.
스트랩을 따라 엮인 형형색색의 스톤 포인트 샌들 힐 1백60만원대 Gianvito Rossi.
투명한 TPU 소재의 힐 샌들 1백45만원 Chloé.
강렬한 레드 컬러와 높게 솟은 플랫폼 웨지 샌들 69만원대 Coperni.
미래지향적인 실루엣의 플립플롭 15만원 Melissa x Disel.

반투명한 고무 밴딩과 힐로 이뤄진 스퀘어 토 힐 20만원대 Sen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