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단 하나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 투명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속살을 은근히 비추는 가녀린 시스루의 시대는 이제 끝났습니다. 지금 트렌드는 완벽하게 드러내는 대담한 방식을 선택하고 있으니까요. “혹시 속치마를 깜빡했나?”라는 의심은 잠시 접어두셔도 좋습니다. 완벽하게 계산된 투명함이니까요.

얼마 전 뉴욕 거리에서 포착된 제니의 레트로 룩을 기억하시나요? 그는 클래식한 올드 뉴욕 감성을 힙하게 재해석했는데요. 빈티지한 버건디 레더 봄버 재킷에 헤드 스카프, 브라운 틴트 선글라스, 그리고 가벼운 플립플롭을 매치했죠. 그녀의 착장에서 단연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체크 패턴의 시어 미디스커트였습니다. 란제리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이 과감한 스커트는 볼수록 묘한 해방감과 내추럴한 무드를 자아냈죠.


두아 리파도 이 트렌드에 탑승했습니다. 칸 영화제 기간 중 포착된 그는 페라가모 2026 F/W 컬렉션의 퍼플 오간자 셋업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는데요. 보디라인을 부드럽게 감싸는 투명한 스커트 아래로 이너웨어를 자연스럽게 노출하며 고혹적이면서도 쿨한 무드를 완성했습니다.
다코타 존슨의 구찌 2025 리조트 컬렉션의 시어 스커트 룩 역시 빼놓을 수 없죠. 섬세한 텍스처의 시어 카디건과 스커트를 톤 온 톤으로 매치해, 은은하면서도 시원한 뉘앙스의 서머 레이어링을 보여준 아주 좋은 예입니다.


시스루 스커트를 입을 때 가장 두려운 것은 아무래도 ‘스타일링을 미처 완성하지 못한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저 이너 스커트를 깜빡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으려면, 완벽하게 의도된 룩임을 증명하는 액세서리를 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존재감 있는 버킷 햇이나 스카프를 머리에 둘러 포인트를 주는 것도 좋습니다. 혹은 스커트 위로 벨트 백이나 청키한 가죽 벨트를 골반 라인에 걸쳐주면 시선이 분산되면서 과한 노출에 대한 부담은 덜어주죠.


이왕 시원하게 보여주기로 결심하셨다면 이너웨어 자체를 룩의 메인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밋밋한 스킨톤의 속옷 대신 도트 패턴이나 플라워 자수가 가미된 브리프를 매치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정교하게 프린트된 이너웨어는 투명한 패브릭을 투과하며 스커트의 일부처럼 보이죠. 단순 실수가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레이어링으로 보이기 마련이니까요. 특히 화려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페스티벌이나 해변에서 과감하게 즐겨보세요.


하우스 브랜드들의 2026 S/S 컬렉션은 이미 이 투명한 스커트의 세계를 완벽하게 예견했습니다. 미디스커트의 정수를 보여주는 프라다는 퍼플 컬러의 쇼츠 위에 미니멀한 블랙 시어 레이어 스커트를 겹쳐 입는 방식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살결을 따라 느슨하게 떨어지는 메시 소재안에서 톡톡 튀는 컬러가 매력적이죠.
드리스 반 노튼의 스커트 역시 눈여겨보세요. 누드 톤의 시어 맥시스커트 위로 얹어진 섬세한 폴카 도트 디테일은 피부와 옷감의 경계를 모호하게 흐리며 신비로운 효과를 주었습니다. 빅토리아풍의 정교한 란제리 룩과 자유분방한 보헤미안 드레이프 무드가 섞여 브리프가 보여도 자연스럽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