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마리봇의 요점 정리
  • 쇼메는 자연의 형태를 정교하게 묘사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감정과 기억을 소환하는 감각적 경험으로 확장한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 이번 컬렉션은 자연을 후각적 영감으로 재해석하여 향과 온도가 지닌 기억의 가치를 주얼리에 정교하게 녹여내었습니다.
  • 수천 시간의 집요한 장인정신과 세공 기술을 통해 완성된 주얼리는 소유의 가치를 넘어 착용자의 삶과 기억을 완성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A Journey Through Nature’라는 테마 아래, 쇼메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의 또렷한 관점을 감각한 시간. 쇼메 하이 주얼리의 여정은 자연이 품은 후각적 감각을 일깨우며 추억을 소환하고 감성에 맞닿았다. 우리 모두가 감각하는 일상의 경험에 매혹적으로 다다르며.

하이 주얼리의 동시대적 세계관

패션 에디터 시절부터 편집장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하이 주얼리를 바라보고 다가가며 배운 사실이 있다. 위대한 주얼리 메종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곳이 아니라 누구나 알고 있는 부분에서 영감을 받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다시 해석하는 곳이라는 것을. 어느 시대에는 희귀한 젬스톤의 가치가 중심이었고, 또 다른 시대에는 장인정신이 메종의 경쟁력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경험과 감성이 새로운 럭셔리의 언어가 된 시대에 하이 주얼리는 변화에 나서고 있다. 매년 봄, 유서 깊은 하이 주얼리 메종들은 오랜 시간 준비해온 컬렉션을 가장 먼저 공개한다. 패션 저널리스트에게 이 여정은 단순히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일정이 아니라 메종이 어떤 미학을 선보이고, 어떤 시대정신을 읽었으며, 앞으로 럭셔리의 방향을 어디로 제시하려 하는지를 가장 먼저 확인하는 자리다. 그래서 하이 주얼리 프리뷰 일정은 언제나 설레는 출장이다. 올해 쇼메 메종이 초대한 곳은 파리 시내의 방돔 광장이 아니라 파리 남서쪽의 아베이 데 보 드 세르네(Abbaye des Vaux-de-Cernay, 이하 아베이)였다. 12세기에 수도원으로 시작해 오랜 시간의 흔적을 간직한 이곳은 현재 역사적 건축물과 자연을 보존한 호텔로 운영되고 있다. 유서 깊은 건축물과 숲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공개하는 무대인 동시에, 이번 컬렉션이 품은 철학을 가장 먼저 체감하게 하는 단서였다. 쇼메에게 자연은 가장 오래된 영감의 원천이다. 그러나 올해 컬렉션은 단순히 자연을 정교하게 묘사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꽃과 잎의 형태를 재현하는 대신, 자연이 우리 안에 남기는 감정과 기억, 그리고 AI 시대에 인간만이 감각과 경험을 통해 남길 수 있는 여운에 주목했다. 이를 깨닫는 순간 이번 컬렉션의 타이틀이 새롭게 읽혔다. ‘AJourney Through Nature’라는 테마가 상징하는 여정의 목적지는 자연이 종착지가 아니라 자연을 매개체로 한 그 너머의 무언가일 것이라는 걸. “세상의 모든 식물종을 재발견하는 여정에서 자연이 선사하는 다채로운 감각과 잊지 못할 감정, 그리고 아름다운 추억을 경험하실 겁니다.” 이 설레는 문구와 함께 쇼메 하이 주얼리를 경험하는 테마틱 트립의 우아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쇼메가 2백50여년 동안 자연을 바라본 방식

1780년 메종을 설립한 마리 에티엔 니토(Marie-Étienne Nitot)는 서신에 ‘자연주의 주얼러(Naturalist Jeweller)’라고 서명했다. 자연을 장식의 소재로 차용하는 주얼러가 아니라, 자연을 창작의 본질로 삼는 메종이라는 선언이었다. 이 문구는 2백50년에 가까운 시간을 품은 쇼메의 철학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한다. 쇼메가 바라보는 자연은 단순한 꽃과 잎의 형태가 아니다. 식물의 생명력, 바람에 흔들리는 줄기의 움직임, 빛에 따라 달라지는 색의 농도, 계절이 남기는 변화까지. 자연은 메종에 있어 언제나 관찰과 해석의 대상이었다. 그 철학은 조세핀 황후를 만나 더욱 견고해졌다. 식물학에 관심이 각별했던 조세핀 은 말메종성의 정원에 세계 각지의 희귀 식물을 들여와 가꾸었고, 쇼메는 그 정원을 통해 자연이 지닌 유기적 선과 균형을 주얼리 디자인으로 발전시켰다.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티아라의 실루엣, 식물의 줄기처럼 유려하게 흐르는 곡선, 꽃받침과 잎맥이 연상되는 세공은 모두 그 시기부터 메종의 중요한 디자인 언어가 되었다. 이후에도 자연은 꾸준히 쇼메의 중심에 있었다. 2016년 ‘La Nature de Chaumet’, 2023년 ‘Le Jardin de Chaumet’, 2025년 ‘Jewels by Nature’ 컬렉션, 그리고 2024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Chaumet & Nature: Nature-Inspired Jewellery since 1780> 전시까지 메종은 자연을 단순한 영감이나 하나의 테마가 아닌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창조적으로 도전 해온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이어왔다.

올해 쇼메가 발표한 ‘A Journey Through Nature’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이전 컬렉션과 다른 면모를 지녔다. 지난해 ‘Jewels by Nature’가 자연의 형태와 구조를 놀라울 만큼 정교하게 관찰한 컬렉션이라면, 이번 컬렉션은 그 한 걸음 너머를 향한다. 식물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이 인간에게 남기는 경험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변화는 컬렉션이 공개된 장소에서도 자연스럽게 읽힌다. 아베이는 수 세기의 시간을 품은 건축물과 숲이 공존하는 장소다. 쇼메는 새로운 하이 주얼리를 가장 현대적인 전시 공간이 아니라, 시간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이곳에서 공개했다. 자연이 시간을 통해 풍경을 만들듯, 하이 주얼리 역시 시간을 축적하며 하나의 작품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컬렉션은 공간과 작품이 하나의 서사를 완성한다. 아베이는 단순한 이벤트 베뉴가 아니라, 메종이 오랫동안 지켜온 철학을 가장 조용하게 드러내는 배경이었다. 그러한 점에서 컬렉션의 핵심은 ‘자연이 우리 삶에 스며들어 일상적 기억에서 어떠한 감각과 감성을 상기시키는가’라는 물음이 아닐까. 이것이야말로 내가 아베이에 초대되어 느껴야 할 경험적 메시지로 느껴졌다.


자연과 기억, 감각과 감성의 조우

올해 쇼메의 ‘A Journey Through Nature’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총 46점의 작품을 새롭게 선보였다. 그리고 컬렉션은 ‘Botanic Freshness’, ‘Spicy Sweetness’, ‘Aromatic Warmth’라는 흥미로운 3개의 챕터와 9개의 파뤼르로 이뤄져 있다. 싱그러운 허브에서 시작해 향신료를 지나 깊은 아로마로 이어지는 여정으로 가벼운 인상에서 점차 농밀한 여운으로 이어진다. 단순한 식물의 분류가 아니라 점차 깊어지는 향의 농도로 표현되었다는 점부터 매우 새로운 방식이었다. 지난해 ‘Jewels by Nature’가 자연의 형태를 가장 아름답게 번역한 컬렉션이라면, 올해 ‘A Journey Through Nature’는 자연을 하나의 감각적 경험으로 확장했다. 식물은 더 이상 관찰의 대상이 아닌 오감을 통한 경험의 매개체로서 기억을 소환하고 감정을 환기하며 궁극적으로 자연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 하이 주얼리를 보아왔지만, 자연을 후각의 언어로 풀어낸 컬렉션은 흔치 않다. 형태와 색채는 표현하기 쉽지만 향은 다르다. 한층 더 복잡하고 개인적인 요소가 깃든다. 그럼에도 후각은 인간에게 가장 오래도록 강렬한 기억을 남기는 감각이다. 그래서 쇼메가 이번 컬렉션에서 식물을 형태로 재현하기보다, 그 식물이 남기는 후각적 인상을 하이 주얼리로 치환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일까. 컬렉션을 둘러보는 동안 자연스럽게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속 글귀가 떠올랐다. 그는 마들렌 한 조각의 미각적 경험이 어린 시절의 기억 전체를 되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케이크 부스러기가 섞인 차 한 모금이 입천장에 닿는 순간,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특별한 일에 놀라며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그 맛은 작은 마들렌 조각의 맛이었다.” 마들렌의 맛과 향이 어린 시절 시골 마을 콩브레에서 고모가 홍차에 적셔서 주던 마들렌의 기억을 불러오며, 잊고 있던 세계 전체가 되살아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소회하는 것이다. 이처럼 향과 맛, 그 오묘한 감각의 경험에서 시작된 기억은 우리 모두의 머리와 가슴에 자리한다. 매일 아침 내리는 커피 향이 특정한 사람을 떠올리게 하고, 여행지에서 처음 마셨던 허브티 한 잔이 오래전 풍경을 다시 머릿속에 불러오기도 한다. 다 커버린 아이를 바라보다 문득 어린 시절의 아기 냄새를 떠올리고, 달궈졌던 아스팔트가 해 질 무렵 서서히 식으며 내뿜는 무더운 여름날의 공기가 어느 해 여름 한때의 시간을 예고 없이 되살리는 순간이 있다. 추억은 대개 사진으로 남지만, 기억은 향으로 생생하게 소환된다. 나는 이번 하이 주얼리 컬렉션이 바로 이러한 경험의 감각을 통해 개인적인 스토리에 스며들 듯 다가간다는 점이 더없이 매혹적으로 느껴졌다. ‘감각을 향한 여정이 기억을 소환하며 결국은 인간의 삶을 향한 여정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놀라운 메시지가 가슴 깊이 다가왔다. 그렇다면 쇼메의 뉴 하이 주얼리 컬렉션 중 ‘Tea Field’는 차밭의 풍경보다 여행의 공기를, ‘Mint Leaf’는 식물의 형태보다 여름의 온도를, ‘Coffee Aroma’는 원두보다 사람과의 관계를 떠올리게 하지 않을까. 자연의 후각적 영감에서 새롭게 출발해 사람, 관계, 삶을 넘나드는 종착지에는 우리 각자가 살아온 시간의 경험이 켜켜이 쌓여 아름다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3개의 챕터, 9개의 감정이 만든 서사

이번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돌아보며 특별히 다가온 것은 한없이 아름다운 각 주얼리 너머에 자리한 전체적인 감각과 서사의 흐름이었다. 메종은 컬렉션을 ‘Botanic Freshness’, ‘Spicy Sweetness’, ‘Aromatic Warmth’라는 3개의 챕터로 나누었다. 표면적으로는 식물과 허브, 향신료, 아로마라는 자연의 요소를 따라가는 여정처럼 보인다. 그러나 작품을 하나씩 마주할수록 이 구조는 인간의 감정이 성숙하고 깊어지는 단계였다. 싱그러운 첫인상에서 시작해, 따뜻한 온기를 지나, 오래도록 마음에 머무는 여운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통해 이번 컬렉션은 식물의 이야기가 아니라 감정의 밀도를 이야기한다. 나아가 세 가지 챕터는 모두 9개의 파뤼르(Parure)로 이루어져 있다. 파뤼르는 단순한 하나의 주얼리가 아니라 네크리스와 이어링, 링, 브레이슬릿 등이 하나의 디자인 언어로 통일감 있게 구현된 하이 주얼리 세트를 의미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에 선보인 9개의 파뤼르가 단지 각각의 식물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향과 여운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CHAPTER 1

Botanic Freshness

생명력이 막 피어나는 순간인 첫 번째 챕터는 가장 투명하고도 가볍다. ‘Tea Field’, ‘Verbena Bouquet’, ‘Mint Leaf’라는 3개의 파뤼르는 자연이 막 숨을 들이쉬는 순간을 담고 있다. ‘Tea Field’는 계단식 차밭의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지 않는다. 차를 재배하는 대지의 생명력과 물이 흐르는 리듬을 유려한 곡선과 에메랄드의 깊은 녹색으로 치환한다. ‘Verbena Bouquet’에서는 메시 구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금속은 더 이상 단단한 소재가 아니다. 섬세하게 직조된 골드는 바람을 머금은 직물처럼 움직이며, 마다가스카르와 스리랑카에서 엄선한 사파이어는 빛에 따라 연둣빛과 옅은 푸른색을 오가는 식물의 미묘한 변화를 담아낸다. ‘Mint Leaf’는 민트를 표현하면서도 그린 컬러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 대신 약 17.40캐럿의 아쿠아마린을 중심으로 한 청명하고 투명한 블루를 선택했다. 메종이 표현한 것은 식물의 색이 아니라 민트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기억되는 청량한 감각이기 때문이었다.

CHAPTER 2

Spicy Sweetness

두 번째 챕터는 오래 남는 온기를 담은 ‘Vanilla Flower’, ‘Cinnamon Bark’, ‘Star Anise’로 구성된다. 이 세 가지 파뤼르는 모두 향신료를 모티프로 하지만 실제로는 기억의 층위를 이야기한다. ‘Vanilla Flower’는 비대칭으로 흐르는 선을 통해 바닐라꽃이 가진 부드러운 생명력을 표현한다. 1천3백50시간 이상 이어진 장인들의 미려한 작업은 꽃을 만드는 시간이 아니라,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서사를 위한 시간이다. ‘Cinnamon Bark’는 말려 있는 계피 껍질의 곡선을 오픈워크 기법으로 풀어내며 풍성한 볼륨과 놀라울 만큼 가벼운 착용감을 동시에 구현한다. ‘StarAnise’는 스타 아니스 특유의 팔각 구조를 마퀴즈 컷 다이아몬드와 핑크 사파이어로 재해석한다. 아시아에서는 이 팔각 형태가 오래전부터 길상(吉祥)을 의미했으며, 아시아의 여러 음식에 향신료로 사용되며 인상적인 향을 더해왔다. 이 세 파뤼르는 모두 따스한 공기와 익숙한 향을 떠올리게 하며 사람들의 기억에 다가간다.

CHAPTER 3

Aromatic Warmth

SAFFRON FLOWER

마지막 챕터는 가장 깊은 향을 바탕으로 관계 지향적 기억을 소환한다. ‘Coffee Aroma’, ‘Peppercorns’, ‘Saffron Flower’라는 세 가지 파뤼르는 모두 강한 존재감을 지니지만 서로 다른 방식으로 마음에 남는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Coffee Aroma’였다. 커피를 표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특유의 브라운 컬러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메종은 가장 어려운 선택을 했다. 약 12캐럿의 블루 사파이어를 중심에 놓은 것. 커피의 색이 아니라 향을 표현하며, 화이트 골드의 유려한 선은 따스한 커피에서 피어오르는 향의 아로마를, 인그레이빙한 태슬은 커피 원두를 추상적으로 형상화한 것이었다. 단지 커피를 바라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마신 시간을 떠올리게 하려는 듯 이번 컬렉션의 관점을 상기시켰다.

3개의 챕터를 모두 돌아보니 하나의 서사적 흐름이 드러났다. 첫 번째 챕터를 통해 자연을 마주하고, 두 번째 챕터로서 자연을 통한 기억을 상기하고, 마지막 챕터를 통해 자연이 우리의 삶 속 깊이 자리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하는 것. 단순히 9개의 파뤼르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자연이 인간의 삶 안으로 스며드는 과정을 매혹적인 방식으로, 놀랍게도 하이 주얼리를 통한 하나의 여정으로 승화한 것이다.


쇼메가 자연을 세공하는 방식, 그 시간의 태도

하이 주얼리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주로 다음을 가장 먼저 묻는다. 얼마나 큰 원석인지, 얼마나 희귀한 젬스톤인지, 얼마나 높은 가치와 가격대를 형성하는지 등을 궁금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쇼메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마주하며 가장 오래 시선을 붙잡은 것은 스톤이 아니라 시간이었다. 적어도 1천 시간 이상 소요되었다는, 작품 설명마다 반복해서 등장하는 장인들의 노고가 깃든 작업 시간들. 쇼메 메종이 하이 주얼리를 소개하면서 유난히 제작 시간을 언급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여느 파인 주얼리와 달리 진정한 하이 주얼리의 완성은 축적된 시간을 담보로 한다. 컬렉션의 첫 번째 챕터를 대표하는 ‘Tea Field’는 이번 컬렉션 전체를 상징하는 작품이다. 메종은 아카이브에 보관된 폭포와 계단식 차밭의 스케치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었지만 자연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지는 않았다. 화이트 골드는 흐르는 물이 되고, 에메랄드는 차밭의 푸르른 생명력을 대변한다. 중앙에는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콜롬비아산 에메랄드가 자리하며, 그 에메랄드 특유의 깊고 푸른 녹색은 차나무가 지닌 생기를 풍부하게 담아낸다. 그 주변을 감싸는 다이아몬드는 모두 각각 다른 크기와 각도로 물이 흐르듯 율동감 있게 입체적으로 세팅되었다.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투입된 시간은 자그마치 1천4백 시간. 24시간 쉬지 않고 작업해도 약 58일이 걸리는 시간이며, 실제 하루 8시간 근로 시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백75일이다. 즉 여섯 달 가까이 하나의 작품에 온전히 몰두해 완성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 여섯 달은 한 명의 장인이 홀로 보낸 시간이 아니다. 젬스톤을 선별하는 전문가, 골드를 조형하는 금세공 장인, 다이아몬드를 세팅하는 장인과 최종 균형을 다듬는 폴리싱 전문가까지, 수많은 아티장들의 손을 거쳐 비로소 하나의 네크리스가 완성된 것. 한편 ‘Coffee Aroma’ 네크리스 제작에는 1천2백 시간 이상이 투입됐다. 커피 한 잔은 몇 분이면 완성되지만, 그 커피가 남기는 기억을 하이 주얼리로 승화하기 위해 메종은 다섯 달이라는 시간을 기꺼이 들였다. 더불어 중요한 건 쇼메가 희귀한 젬스톤과 탁월한 장인정신으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감각적 요소를 설득력 있게 구현했다는 점이다. 이번 컬렉션에는 메시, 오픈워크, 필 쿠토, 그랑 푀 에나멜 등 메종을 대표하는 다양한 세공 기술이 집약되어 있다. 메시는 식물의 가벼움을 표현하고, 오픈워크는 자연의 빛과 공기가 지닌 투과성을 만들기 위해 존재하며, 필 쿠토는 바람처럼 가벼운 선을 구현하기 위해, 그랑 푀 에나멜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자연의 색을 생생하게 형상화했다. 쇼메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돌아본 뒤 뇌리에 가장 선명하게 남은 것은 이러한 마스터들의 정교한 기술 너머 꾸준함과 집요함을 미덕으로 삼은 장인정신. 나아가 장인들의 손길이 이룩한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의 가치와 시간을 다루는 기술이었다. 어쩌면 그 시간이야말로 하이 주얼리가 품은 가장 값진 소재가 아닐까.


경험을 향한 하이 주얼리의 여정

매년 수많은 하이 주얼리를 만나지만,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컬렉션은 의외로 많지 않다. 뛰어난 젬스톤과 화려한 세팅만으로는 차별화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 큰 캐럿의 희귀한 무결점 젬스톤과 고도의 장인 기술이 필요한 복잡한 세공이 여전히 메종의 중요한 경쟁력이지만, 오늘날 럭셔리는 한층 더 나아간다. 어떤 경험을 만들고, 어떤 감정을 환기하며, 시간이 지난 뒤에도 어떠한 여운을 남기는지가 더욱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니까. 이번 컬렉션은 바로 그 지점에서 유의미한 메시지를 건넨다. 지난해 ‘Jewels by Nature’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가장 정교하게 관찰한 컬렉션이라면, 2026년 올해 ‘A Journey Through Nature’는 자연을 하나의 감각적 경험으로 확장한 컬렉션이다. 자연 속 식물을 형태로 설명하지 않고, 향과 온도, 그리고 기억으로 해석한다. 자연은 더 이상 재현해야 할 대상이나 배경이 아니라 경험해야 할 세계라는 것. 이처럼 시대적 흐름에서 강조되는 컬렉션에는 언제나 하나의 분명한 ‘관점(Point of View)’이 있다. 갈라 디너를 마친 뒤 아베이를 천천히 둘러보며 다시 한번 이번 컬렉션을 떠올렸다. 자연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달라진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방식이었다. 차를 마시던 여행의 공기, 민트가 전하는 여름의 청량함, 커피를 함께 나누던 사람과의 시간. 주얼리를 착용한다는 것은 결국 진귀한 스톤을 소유하는 일이 아니라 기억을 입는 일인지도 모른다. 쇼메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개인의 경험과 연결해 오감을 자극하는 향과 온도까지 하이 주얼리의 디자인으로 치환했다. 오늘날의 동시대적 하이 주얼리는 아름다움에만 머물지 않고 착용하는 사람의 기억과 감정까지 품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공명했다. 이러한 지점에서 ‘A Journey Through Nature’는 그 자연을 경험하는 동시에, 우리의 시간이 품은 기억을 다시 마주하는 여정이 되었다.

Q&A
AI 마리봇의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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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쇼메가 선보인 ‘A Journey Through Nature’ 컬렉션은 자연의 형태를 정교하게 모사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자연이 인간에게 남기는 감정과 기억 등 감각적 경험을 하이 주얼리로 치환한 것이 핵심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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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션은 싱그러운 첫인상의 ‘Botanic Freshness’, 따뜻한 온기의 ‘Spicy Sweetness’, 깊은 관계적 여운을 남기는 ‘Aromatic Warmth’ 등 점차 농밀해지는 후각적 향과 감정의 서사를 담은 3개의 챕터로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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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 Field’ 네크리스 완성에 1천4백 시간이 소요되는 등, 쇼메는 단순한 원석의 크기를 넘어 장인들의 집요한 세공 기술과 수백 일 동안 축적된 시간의 가치를 통해 하이 주얼리의 진정한 럭셔리를 증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