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흥행을 거둔 황동혁 감독이 약 10년 만의 영화 연출작 ‘케이오 클럽'으로 스크린에 돌아옵니다.
- 돈으로 젊음까지 살 수 있게 된 미래를 배경으로, 부와 권력을 놓지 않는 노년 세대와 기회를 잃은 젊은 세대의 충돌을 그리는 작품입니다.
- 저출생과 고령화, 빈부 격차를 다뤄온 한국 콘텐츠의 시선이 이제 세대와 시간의 문제로 확장된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끕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황동혁 감독! 이번에는 그가 ‘기회’를 둘러싼 세대의 충돌을 꺼내 들었습니다.

돈으로 젊음까지 살 수 있는 세계?
전 세계를 ‘오징어 게임’ 속으로 끌어들였던 황동혁 감독이 다시 스크린으로 향합니다. 그 무대는 돈으로 젊음까지 살 수 있게 된 가까운 미래.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새 영화 ‘케이오 클럽(K.O. CLUB)’입니다. 이번 신작은 지난 2017년 ‘남한산성’ 이후 약 10년 만에 선보이는 그의 영화 연출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으는데요. ‘오징어 게임’을 통해 황동혁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배우 이병헌, 박해수를 비롯해 오정세, 조여정, 김소진까지 합류하며 궁금증을 더합니다. 촬영은 내년 상반기에 시작될 예정으로 제작은 ‘오징어 게임’ 시리즈 제작자 김지연과 황동혁 감독이 설립한 퍼스트맨 스튜디오(Firstman Studio)가 맡았죠.





부와 권력에 이어 젊음까지 독점하는 사람들
젊음에도 가격이 붙는다면 어떨까요? 영화 제목 ‘K.O. CLUB’은 ‘킬링 올드맨 클럽(Killing Oldmen Club)’을 줄인 말로 ‘노인 살해 클럽’이라는 다소 섬뜩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가 향하는 곳은 지금보다 조금 앞선 미래. 가진 돈만 충분하다면 나이 드는 것마저 피하고 젊음을 살 수 있는 시대인데요. 부와 권력을 손에 쥔 소수의 노인들은 자신의 자리를 좀처럼 내놓지 않고, 젊은 세대는 앞으로 나아갈 기회조차 얻기 어려워진 것이죠. 결국 두 세대가 정면으로 부딪치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흥미로운 건 ‘젊음’이 단순히 나이의 문제가 아닌 하나의 자산처럼 취급된다는 점인데요. 돈이 많은 사람은 부와 권력에 이어 시간까지 더 많이 가질 수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젊다는 사실만으로도 더 이상 앞설 수 없는 세계인 셈이죠. 결국 ‘케이오 클럽’이 바라보는 갈등은 ‘가진 사람들이 모든 것을 계속 움켜쥔다면 젊은 세대에게는 무엇이 남을까?’라는 질문으로 향합니다. 설정의 출발점은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트 에코(Umberto Eco). 황동혁 감독은 에코의 에세이 ‘늙은이들이 살아남는 방법(How Old People Survive)’ 속 “수명이 길어진 기성 세대가 부와 권력을 계속 쥔 채 다음 세대에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는 미래를 풍자한 대목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저출생과 고령화, 자산 격차가 깊어지는 현실을 겹쳐 보며 ‘케이오 클럽’의 세계를 떠올렸다고 설명했죠.



불평등을 비추는 한국 콘텐츠의 새로운 방식
돌아보면 한국 콘텐츠는 현실의 불평등을 장르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꽤 익숙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부유한 가족과 가난한 가족의 만남을 통해 계급의 간극을 파고들었다면, ‘오징어 게임’은 빚에 몰린 사람들이 거액의 상금을 두고 목숨을 거는 게임을 통해 경제적 불평등과 경쟁을 이야기했죠. 이제 ‘케이오 클럽’은 그 시선을 ‘나이’와 ‘세대’로 옮깁니다. 2026년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1%를 넘어서며 앞으로도 청년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텐데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금, 누가 더 오래 자리를 지키고 다음 세대에 얼마나 많은 기회가 돌아갈지는 더 이상 ‘나중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케이오 클럽’에서 보여줄 미래의 모습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죠.






한 장르에 머무르지 않는 필모그래피
매 작품 새로운 선택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한 황동혁 감독. 2007년 ‘마이 파더’로 장편 영화 연출을 시작한 그는 2011년 영화 ‘도가니’를 통해 사회가 외면해 온 문제를 정면으로 비췄습니다. 작품을 계기로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고, 장애인·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 처벌 제도를 손보는 법 개정으로까지 이어졌죠. 이어 ‘수상한 그녀’에서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로 돌아왔는데요. 70대 할머니가 하루아침에 스무 살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유쾌한 설정으로 약 866만 관객을 모은 데 이어 중국, 베트남,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리메이크되며 이야기를 국경 밖으로까지 이어갔습니다.
2017년에는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엇갈리는 신념과 선택을 그린 시대극 ‘남한산성’을 선보이며 또 한 번 연출의 영역을 넓혔는데요. 작품은 그해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쥐며 또 한 번 그의 폭넓은 연출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2021년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 안방을 장악했고요. 공개와 동시에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것은 물론 2022년 프라임타임 에미상(Primetime Emmy Awards) 드라마 시리즈 감독상까지 수상하며 세계적인 연출가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는데요. 비영어권 드라마로 감독상을 받은 첫 사례를 만들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죠. 약 10년 만의 영화 연출작을 들고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오는 황동혁 감독. ‘케이오 클럽’이 그려낼 가까운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