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이 ‘버닝’ 이후 8년 만의 신작으로 제99회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에 선정됐습니다.
-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부부와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의 만남을 통해 계층과 노동,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욕망과 사랑을 그립니다.
- ‘가능한 사랑’은 베니스 경쟁 부문과 토론토 스페셜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데 이어 이창동 감독이 한국 최초로 TIFF 에버트 감독상을 받으며 국제무대에서 먼저 존재감을 입증했습니다.
8년의 침묵을 깬 이창동 감독의 신작이 이번엔 오스카라는 새로운 무대로 향합니다.

제99회 아카데미 한국 대표로 뽑힌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제99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로 출품됩니다. 국제장편영화 부문은 각 나라별로 단 한 편의 대표작만 추천받아 오스카 본선을 향한 첫 관문을 통과하게 하는 자리인데요. 지난해에는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한국 대표로 출품되며 화제를 모았고, 앞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이 관문을 넘어 국제장편영화상은 물론 작품상까지 거머쥔 바 있습니다. 심사위원단은 이창동 감독 특유의 인간애적 시선과 정교한 연출, 그리고 인물들 간의 관계를 밀도 있게 풀어낸 점을 높게 평가하며 이번 작품을 선정했다고 밝혔어요. 여기에 과거 ‘버닝’으로 한국 영화 최초 아카데미 예비 후보에 오른 이력과 북미 현지 매체들의 뜨거운 반응도 이번 선정에 힘을 보탰습니다. 앞으로 ‘가능한 사랑’은 연말 발표될 예비 후보 명단, 그리고 최종 5편으로 압축되는 관문이 차례로 남아 있는데요. 8년 만의 신작으로 이미 베니스와 토론토라는 국제무대를 거쳐온 이 작품이 이번엔 오스카라는 더 큰 무대에서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갈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창동 감독이 조명하는 서로 다른 두 세계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부부와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 관계에서도 물질적인 부분에서도 전혀 다른 두 세계가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해고당한 남편 호석(설경구)과 함께 살아가는 마스크 공장 노동자 미옥(전도연). 호석의 옛 동료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해고 노동자들을 취재하던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와 그의 남편 상우(조인성)를 만나게 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예지가 호석과 미옥 부부에게 인터뷰를 제안하고, 그 과정에서 두 부부는 불편하면서도 묘하게 얽히는 관계를 이어갑니다. 이후 함께 떠난 여름휴가에서는 각자의 다른 삶과 숨겨온 욕망이 서서히 드러나며 영화는 클라이맥스로 치닫게 되죠. 해고 과정에서 노동자에게 새겨진 상처부터, 빈부격차가 만드는 인물들 사이의 틈과 부부 관계 속 갈등까지. 이창동 감독 특유의 섬세한 시선으로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그려냅니다.

버닝 이후 8년, 다시 카메라를 든 이창동 감독
2018년 ‘버닝’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이창동 감독의 이번 작품은 사실 오랜 시간 여러 번의 좌절을 거쳐 완성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창동 감독은 실제 대기업 정리해고 사태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써 영화화를 준비했지만 번번이 무산되었다고 했는데요. 오랫동안 이어진 이 주제에 대한 그의 관심과 열정이 쌓여, 이번 ‘가능한 사랑’에서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부부들의 이야기를 겹쳐 더욱 입체적인 영화를 완성해냈습니다. 그가 오랫동안 붙잡고 있던 이 주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풍성해졌는데요.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과 그로 인해 점점 사라지고 있는 노동의 자리와 의미. 이 소멸의 시대를 향해가는 지금, 이창동 감독은 노동을 잃은 사람들이 무엇으로 삶을 지탱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짚어내며 인간다움의 의미를 이야기합니다. 결국 사람을 지탱하는 것은 발 빠른 기술이나 화려한 성취가 아닌 서로 간의 사랑이니까요.


전 세계를 종횡무진하는 이창동 감독의 새로운 세계
‘가능한 사랑’의 이번 오스카 출품은 처음 겪는 국제무대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이미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메인 경쟁 부문과 제64회 뉴욕영화제 메인 슬레이트 부문,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되며 꾸준히 화제를 모아왔는데요. 특히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는 이창동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TIFF 에버트 감독상’을 수상하는 소식이 전해져 또 한 번 뜨거운 시선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에버트 감독상은 미국의 전설적인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Roger Joseph Ebert)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그에 걸맞는 독창적인 비전과 영화적 혁신을 보여준 감독에게 수여되는 만큼 그 무게가 남다르죠. 기예르모 델 토로(Guillermo del Toro)와 마이크 리(Mike Leigh),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 같은 거장들이 거쳐 간 이 상을 받으며, 그의 영화적 비전을 세계 영화계가 다시 한 번 인정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이번 오스카 출품 소식 역시 그가 ‘가능한 사랑’으로 펼쳐낸 묵직한 세계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고 있고요.


‘초록물고기’로 시작해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버닝’까지. 인간의 고통과 구원을 정면으로 응시해온 이창동 감독의 필모그래피 위에, ‘가능한 사랑’이 또 하나의 이름을 새기고 있습니다. 8년의 공백을 지나 다시 카메라를 든 그가 이번엔 오스카라는 무대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그 여정이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