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성은 물론 확고한 정체성, 동시대성과 미술사적 의의까지.
올해 키아프 서울의 하이라이트 섹션이 주목하는 작가 10인의 면면.

매튜 스톤 MATTHEW STONE

CHOI & CHOI Gallery

매튜 스톤(1982, 영국)은 회화, 디지털 이미지 메이킹, 인간 간의 유대 관계를 탐구하는 작가이다. 손으로 직접 그리는 방식과 디지털 기법을 오가며 동시대 회화에 대한 독창적인 접근 방식을 발전시켰다.

매튜 스톤(Matthew Stone), ‘Contemporary Dance’, 리넨에 UV 경화 잉크, 130×160cm, 2024

자신을 표현하고 싶다는 욕구를 처음 느낀 순간을 기억하나?

그 경험이 어떻게 작가의 삶으로 이어졌나? 대여섯 살 무렵, 학교 디스코 파티에 가려고 옷을 차려입던 기억이 난다. 내가 준비한 의상에는 실물 크기의 고무 쥐가 포함돼 있었는데, 그걸 바지 허리띠 안쪽으로 집어넣었다. 그런데 엄마가 “그건 못 입어”라고 하는 거다. 그 말이 매우 불합리하게 느껴졌다. 누군가가 무언가를 불가능하다고 말하거나, 사람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보이지 않는 규칙을 마주하게 되는 경험들이 내 안에 불을 지폈던 것 같다. 그 후 그런 규칙들을 찾아내 타당성을 검증하고, 그 규칙들 밖에서 존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방식을 모색하는 데 전념하게 됐다.

꾸준히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탐구하고, 작품에도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것 같다.

회화 자체를 하나의 기술, 어쩌면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근본적인 기술로 생각한다. 호기심이 엄청 많은 편인데, 이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창의적이고자 하는 욕구와도 연결돼 있다고 느낀다. 마치 내 신경계가 새로운 경험에 의해 조절되는 것처럼 말이다.

예술가로서 디지털 문화의 발전 중 어떤 측면을 가장 흥미롭게 바라보나?

현대 이미지 문화에 가장 관심이 크다. 한편으로는 우리의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수준이 너무 높아서 이미지가 더 이상 우리에게 어떤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는 대중적 인식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미지와 알고리즘의 결합이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우리가 접하는 이미지가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아직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새로운 미디어와 비판적 기술 문해력을 함양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점차 중요해지는 동시에 점점 더 어려워지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회화는 결국 무엇이라고 정의하나?

나는 회화를 인간이 만들어내는 모든 이미지의 신화적 상징으로 이해한다. 회화는 시각, 의도, 의사결정, 행동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기 위한, 색채와 가능성의 완벽한 모체(matrix)다. 또한 갤러리 밖으로 나와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창의성이 어떤 모습을 띨 수 있는지에 대한 은유를 담고 있기도 하다. 나는 오랫동안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작품 속에서 전통 회화의 본질에 도전해왔다. 나름의 규칙을 정하고, 완전히 아날로그적이라고 여겨질 만한 행동은 피했다. 회화를 디지털 세계로 이끌고 싶었다. 이제 그 세계가 현실로 다가온 듯하다. 최근 다시 캔버스에 유화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흔히 매체의 한계로 여겨지던 것들 너머에서 작업했던 강렬한 시기를 거치지 않고, 단순히 고전 회화만 배웠더라면 취했을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회화에 접근하고 있다.

올해 키아프 출품작을 직접 소개한다면?

서로 얽힌 인간의 몸짓을 묘사한 회화 작품들을 선보인다. 세 점의 대형 회화를 중심으로, 동일한 주제를 서로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듯한 소형 작품들을 함께 전시한다. 소형 작품들은 벽에서 떨어져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형태다. 그림을 그린 뒤, 그 결과물을 촬영한 사진들을 원본으로 활용해 디지털 이미지를 제작한 후 특수 제작한 유성 인쇄기로 캔버스에 인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