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샤넬이 생전 가장 사랑한 꽃이자 샤넬 하우스의 상징인 까멜리아. 사계절 내내 시들지 않는 초록 잎과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까멜리아의 강인한 생명력은 샤넬 스킨케어에 영감을 주는 특별한 존재다. 샤넬 뷰티의 대표 수분 케어 라인인 ‘이드라 뷰티’부터 지난해 뷰티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N°1 DE CHANEL’까지, 샤넬 스킨케어의 중심에 있는 까멜리아를 직접 만나기 위해 봄기운이 완연한 3월의 어느 날, 샤넬 뷰티의 오픈-스카이 연구소가 있는 프랑스 고자크(Gaujacq)로 향했다.
가장 신선한 까멜리아를 연구하는
오픈-스카이 연구소
식물 정원을 나와 차를 타고 조금 들어가니 고자크 식물 분석 연구소가 보였다. 샤넬 뷰티의 화장품 혁신 및 개발 디렉터 니콜라 푸자티(Nicola Fuzzati)가 이끄는 이 연구소는 샤넬 스킨케어에만 독점으로 사용하는 자연 유래 활성 성분을 연구하는 기관. 또 이곳은 팡탕(Pantin)에 위치한 샤넬 뷰티의 첨단 연구소와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제품 성분에 관여하는 식물을 평가하고 제품에 영향을 미치는 식물의 품질과 같은 요소를 관리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얼핏 광활한 농장 한가운데 위치한 연구소가 조금 이질적으로 보이지만, 푸자티의 설명을 들으니 바로 납득이 됐다. “식물의 재배지 근처에서만 할 수 있는 연구가 있어요. 화학적인 성분이나 식물의 특성 같은 부분인데, 연구소가 재배지 가까이 있으면 수확이 끝나고 곧바로 해야 하는 화학적 트리트먼트 같은 작업을 보다 신속하게 할 수 있죠.”
화학적 분석 정밀도 향상을 위한 목적도 있다. 한 예로 까멜리아 잎의 가장 이상적인 수확 시기를 분석할 때는 잎의 폴리페놀 함량을 지표로 삼는데, 식물이 시드는 경우(수확 후 시간이 지나 신선도가 떨어지는 경우) 이 비율이 감소한다. 그러니 신선한 상태의 식물을 분석할수록 정확도가 높을 수밖에. 환경적 이유도 더해졌다. 연구소가 재배지에서 식물을 가까이 관찰하며 수명과 생장 주기, 연중 진화 과정 등을 연구하다 보면 식물의 생리를 존중하며 식물의 채집 시기(유효 성분 농도가 높은 시기)를 결정하고, 식물의 건강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고 연구실 한쪽에 까멜리아 꽃과 나란히 놓인 샤넬뷰티의 스킨케어 제품을 바라보았다. 샤넬 고자크 오픈-스카이 연구소에서 추구하는 자연과 인간의 상생, 그 가치를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 아니었을까.
농업생태학과 산림생태학에
기반한 친환경 까멜리아 농장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샤넬의 까멜리아 농장. 높은 환경적 가치를 인증받은 농장에 부여하는 3HVE(High Environmental Value) 인증과 친환경 농업 전환 라벨을 동시에 획득한 이 농장은 지역 생태계를 지키고 생물학적 균형을 유지하며 생물 다양성 보존에 기여한다. 농장 운영 매니저인 필립 그랜드리(Philippe Grandry)는 우리를 농장으로 안내하며 이곳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자연과 상생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는 곤충과 조류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작은 집을 만들어 겨울에도 곤충이나 새가 머물 수 있도록 하죠.” 결과적으로 농장은 그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그들은 수분과 자양분 순환 등에 도움을 주어 농장이 더욱 건강해질 수 있도록 하는 구조. 또 산림생태학적 관점에 따라 나무를 심을 때 까멜리아 나무 외에 다양한 나무를 심는다. 그 결과 자연은 더욱 풍부한 산림과 다채로운 나무 종을 보존할 수 있으며, 농장은 그 나무들 덕에 까멜리아를 보호하는 그늘과 비옥한 토양을 얻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상호 유익한 관계!
농장 길을 따라 걸으며 그가 이야기한 곤충과 조류를 위한 작은 집, 다채로운 까멜리아 그리고 그 까멜리아와 함께 자라는 식물들을 둘러보다 보니 그 끝에는 N°1 DE CHANEL 광고에서 본 듯한 탐스러운 레드 까멜리아 꽃이 만개해 있다. “여러분은 운이 좋아요. 지금 막 꽃이 피었거든요. 한 번 만져보세요.” 그 말에 나무 가까이 다가가 조심스레 꽃잎을 만져보니 붉고 두꺼운 꽃잎은 질 좋은 벨벳처럼 부드러웠다. 이렇게 걱정 없이 꽃을 만질 수 있는 것은 농장에서 식물을 재배할 때 화학물질이나 유전자 변형 물질을 사용하지 않은 덕분. 짧은 하루의 여정이었지만 일방적으로 취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우며 공존하는 샤넬과 까멜리아의 관계를 목도하며 뷰티 에디터로서 늘 마음 한쪽에 맴도는 ‘지속 가능한 뷰티’에 대한 실마리를 찾은 듯했다. 오랜 시간 자연과 함께 나아갈 방법을 모색해온 샤넬 뷰티의 진심 어린 노력에 찬사를 보내며 앞으로 이들이 펼쳐갈 지속 가능한 뷰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