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IP B 페퍼민트 아보카도 샴푸. 200ml, 6만3천원.

풍성한 머리숱을 타고났다. 사자, 바야바, 해그리드 같은 별명은 늘 내 차지였다. 탈모 방지에 관한 기사는 여러 번 썼어도, 그 대상이 내가 될 거란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그런데 최근 1년 새 머리카락이 급격히 빠지기 시작했다. 정수리 가르마가 홍해처럼 쩍 갈라지고, 손톱만 한 원형 탈모까지 생겼다. 여러 가지 영향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역시나 스트레스. 매일 쓰는 샴푸를 바꾸는 것으로 탈모 관리를 시작했다. 다양한 제품을 써본 결과, 나에게 가장 잘 맞는 건 필립비 페퍼민트 아보카도 샴푸. 숲속의 버터라 불리는 아보카도 오일이 듬뿍 들어 있어 울긋불긋 일어나는 두피가 빠르게 진정되고 모발 자체에 힘이 꽉 차는 느낌이 든다. 페퍼민트 오일의 청량한 향은 말할 것도 없고, 두피 쿨링과 진정에 놀랄 만큼 효과적이다. 여기에 찬물로 헹구기까지 하면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방불케 하는 역대급 시원함으로 정수리까지 올랐던 두피 열이 수직 하강한다. 졸리고 피곤한 날, 이 샴푸로 머리를 감으면 흐리던 정신이 한없이 맑아져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사는 지인들에게 선물하곤 한다.

<마리끌레르> 뷰티 시니어 에디터 김경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