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랑하는 마음에 떳떳한 사람이요.” 맑은 얼굴의 김태리가 새삼 빛났다.
바이패스 브레이슬릿, 왼손 검지의 플래티늄에 티파니 트루 컷 화이트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티파니 트루 링 모두 티파니(Tiffany&Co.), 오프숄더 드레스 프라다(Prada).
최근 영화 <승리호>(가제)를 크랭크업했죠. 촬영은 잘 마쳤나요? 네, 잘 마쳤습니다. 한국 최초의 우주 영화예요.
올해가 한국 영화 100주년인데, 그사이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단 한 편도 없었나요? 의아하네요. 맞아요. 그런 의미에서 배우는 물론이고 촬영, 조명, 미술, CG 등 모든 파트의 스태프들이 합심해 새롭고 의미 깊은 작업을 했어요. 감독님은 후반 작업이 더 긴장된다고 하시더라고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과 영화 <승리호> 사이에 공백기가 있었죠. 어땠나요? 갑자기 시간이 텅 비면 조급증이 생길 법도 한데 빈 시간을 잘 누리는 사람이던가요? 빈 시간을 굉장히 잘 보내는 유형인 것 같아요.(웃음) 드라마 끝나고 머리 자르고, 여행을 다녀오고, 짧은 일정으로 영어도 배우러 떠나고, 공연도 봤어요. 저는 빈 시간이 필요한, 그래야 능률이 오르는 유형의 사람인 것 같아요. 아무리 바쁜 와중에도 짧게라도 내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바빴기 때문에 휴식을 잘 즐길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들어요. 휴식 이후에 일이 없으면 공백기라는 시간이 부담이 될 수도 있겠죠.
그사이 팬들과 함께한 브이라이브 영상이 화제가 됐어요.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은 느낌이었어요. 배우로 얼굴을 알리면서 팬이 생기고, 팬분들이 많은 걸 챙겨주셨으니 저도 뭔가 보답을 하고 싶었어요. 가장 좋은 건 팬미팅인데 아직 제가 팬미팅을 할 정도의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브이라이브를 팬미팅 형식으로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 계획했죠. ‘우리 같이 대화해요’라는 주제로 열었는데 결과는 실패였어요. (웃음) 실시간 댓글이 올라오는 데 시간이 걸리니까 자연스러운 소통은 어렵더라고요. 결국 혼자 떠들다가 끝났어요. 그래도 몇몇 분에게는 즐거움을 드린 것 같아서 나름 좋은 일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패라고 자평하지만 그 영상을 보며 새롭게 입덕한 사람도 많아요. 책을 추천하면서 3페이지만 봐도 책값은 아깝지 않다고 하는 식의 신선한 발언에 많은 사람이 새삼 반했어요. 그 영상에 평소 모습이 얼마큼 담겼나요? 영상을 다시 찾아 보지 않아서 그때의 제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긴장을 많이 했거든요. 긴장하면 흥분하고 말이 빨라져요. 보여드리면 안 될 모습을 많이 보여드린 것 같아요.(웃음)
화보 촬영이나 화려한 행사에서 벗어난 김태리는 여전히 소탈한 보통 사람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보여주지 않는 순간의 나와 보여주는 순간의 나, 그 온도 차에 어느 정도 적응했나요? 최근까지는 영화 촬영에 집중하느라 그 외 다른 일정에 참여하지 않아서 그 격차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둘 중 어느 하나의 모습을 부정하기보다 이런 때의 나, 저런 때의 내가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편해요. 여전히 평소에는 감추기도 하고, 숨어 다니기도 해요. 가끔은 이렇게 낯가리는 스스로에 대해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 모습도 결국 나니까, 나에 대해 그‘ 런가 보다’하는 태도를 가지려 해요.
매일의 김태리가 잔잔하게 행복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취미 생활. 끈기가 없는 편이라 취미가 수시로 바뀌는 게 문제이긴 한데 그때그때 흥미를 느끼는 일을 하는 시간을 갖는 게 좋아요. 지금은 그게 컴퓨터 게임이거든요.(웃음) 모든 게임이 그렇진 않지만, 지금 제가 하는 게임은 자기 계발에는 1도 도움이 안 되는 게임인데 하고 있으면 ‘아, 지금 내가 되게 재미있게 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시간이 중요한 것 같아요.
행복 유지비가 많이 드는 타입은 아니네요? 네. 하지만 소비가 주는 즐거움이 물론 있죠. 근데 이건 만인 공통인 것 같아요. 아주 가끔 뭐 하나 지르면 기분이 아주. (웃음) 촬영 시기에는 작품에 집중하느라 아무래도 관심사가 한정돼 있어 뭘 사고 싶다는 생각이 크게 안 들어요. 촬영이 끝난 지금, 지르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 이 마음이 지금보다 더 강해지면 질러보려고요.
영화 <아가씨>를 끝내고 <마리끌레르>와 인터뷰하며 ‘배우 아닌 다른 직업을 가졌어도 그 분야에서 나름대로 살 길을 찾을 거라는 자신감은 있다’고 말했어요. 그때와 지금 마음에 변화가 있나요? 그때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자의 패기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아요. 작품을 지나오며 조금씩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니까 스스로 기준 미달이라고 생각할 때도 물론 있죠. 전에는 운전, 요리, 공예 등 삶의 모든 분야에 대해 ‘나 진짜 잘해’라고 말하고 다녔거든요. ‘못하는 건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야, 배우면 잘해’ 했는데 지금은 조금 조용히 하고 있습니다.(웃음) 이번 브이라이브 할 때도 그림 잘 그린다고 자신만만했다가 중간에 ‘헉, 이걸 내가 왜 한다고 했지?’ 하고 계속 후회하면서어찌 됐든 끝은 내야 하니까 혼자서 추임새로 좋아요, 좋아요 해버리고요.(웃음) 그다음부터는 그림 잘 그린다는 말을 못 하겠더라고요. 점점 그렇습니다.
김태리의 세계에서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들은 대체로 어떤 공통점을 지니고 있나요? 무대에 있는 사람을 볼 때 그가 짓고 있는 표정을 보면 ‘아, 이 사람이 지금 100% 몰입하고 있구나,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즐겁구나’ 하는게 확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 순간 덩달아 짜릿하고, 부럽기도 하고, 설레요. 그게 연기라면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라면 어떤 마음일까 하는 생각도 해요. 근데 그건 반드시 무대 위에 오르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자기 일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좋은 기운 같아요.
그 희열을 조금이라도 알기 때문에 공감하는 것이겠죠? 저는 잘 모르겠어요. 학교 다니면서 연극할 때는 그런 만족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랬으니까 이 일을 시작하는 동기가 됐던 것 같은데.
자신에게 엄격해져서 일까요? 필요 이상의 욕심이 많아졌기 때문이겠죠.
지금까지 주체적이고 강한 캐릭터를 맡아왔어요. 김태리에게 강하다는 것, 강한 사람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날 줄 아는 사람. 삶의 어느 순간에 최악으로 느껴지는 일을 겪어도 그다음이 있음을 믿는 사람. 그런 이에게는 최악이 최악이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본인은 강한 사람인가요? 강하지 않은 것 같아요. 몸으로 겪어 봐야 깨닫는 사람이어서. 최악을 최악대로 겪고 흔들리다가 그다음이 와서야 아‘ , 다음이라는 게 있구나’하고 깨우치는 편이에요. 그런 면에서는 더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 순간을 즐길 줄 알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설렐 줄 아는 사람이요.
김태리가 갖고 싶은 궁극의 모습은요?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랑하는 마음에 떳떳한 사람이 되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인간 김태리로 살아가면서 평생 사용할 것 같은 자신의 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려고 노력하는 것. 그게 나를 사랑 할 수 있는 첫 번째 길 같아요. 지레 스스로를 깎아내릴 것도, 추켜세울 것도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모난 점은 인정하고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를 인정하는 기술이 훈련돼야 할 것 같아요. 내가 뭘 좋아하고, 뭘 해야 하는지 알고, 나에게 집중하고 가까워지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마지막으로 올해의 마지막 날은 무엇을 하며 보낼 계획인가요? 다음 작품을 하기까지 조금 쉬는 시간이 있는데 게임을 하고 있으려나.(웃음) 큰 욕구가 없어요. 여행을 가볼까 싶어 어디로 갈까 상상해보면 딱히 잘 모르겠고요. 그렇다고 이 시간을 허투루 보내면 나중에 아쉬울 것 같기도 해요. 올해는 이상하고 신기한 한 해였어요. 시간이라는 것이 긴 것 같기도 하다가도 어느 순간 아주 찰나처럼 느껴지고요.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건 시간은 마구 흐르고 있는 거예요. 벌써 11월이잖아요.
골드에 다이아몬드와 마더오브펄을 세팅한 티파니 T 컬러 T 스퀘어 링, 왼 손목에 찬 18K 로즈 골드에 각각 마더오브펄을 세팅한 티파니 T 컬러 와이어 브레이슬릿과 다이아몬드와 마더오브펄을 함께 세팅한 티파니 T 컬러 와이어 브레이슬릿, 왼손 검지에 낀 18K 로즈 골드에 파베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티파니 T 트루 파베 내로우 링과 18K 로즈 골드에 마더오브펄을 세팅한 티파니 T 컬러 T 스퀘어 링, 중지에 낀 18K 로즈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티파니 클래식 웨딩 밴드 링 모두 티파니(Tiffany&Co.), 화이트 팬츠 수트 생 로랑 바이 안토니 바카렐로(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블랙 가죽 캐미솔 톱 렉토(Rec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