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먼 곳> 홍경

홍경의 시작은 영화다. 처음부터 배우를 꿈꾼 건 아니지만 그의 학창 시절은 온통 영화로 채워져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학교 수업이 끝나면 영화관으로 향하는 게 일상이었고 영화를 볼 때면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마치 다른 세계에 다녀오는 듯한 느낌이 좋았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한 무렵, 셀프 영상을 찍어 단편영화나 독립영화의 오디션을 보러 다녔어요. 배우가 된 지금, 아직까지 어려움이 너무 많지만 한 가지 깨달은 건, 나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래야 배역에 공감할 수 있고 관객의 공감도 끌어낼 수 있을 테니까요.” 작품을 위해 준비하고 연기하는 매 순간, 그는 거울을 본다고 생각한다. 정수를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듯, 홍경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것, 그것이 배우로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일이라 믿는다. “저는 인물과 관계에 호기심이 많아요. 인물화 그리는 걸 좋아하고, 만나는 사람들을 찍고 싶어서 늘 필름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죠. 앞으로는 인물의 상황이나 관계에 집중하는 인물 중심의 영화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내년 1~2월에는 그가 등장하는 새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강에게>의 박근영 감독과 함께 한 <정말 먼 곳>이다. 이 작품에서 홍경은 시인이자 동성애자인 ‘현민’을 연기한다.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다만 제가 살면서 10~20대에 겪은 경험과 감정들을 작품에 잘 녹여가고 싶어요. 생각보다 어릴 때 겪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그 외 세대의 이야기보다 많지 않은 것 같거든요. 앞으로 우리 세대를 대변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해 나가고 싶어요.”

 

 

<남매의 여름밤> 최정운

여름방학을 맞은 한 남매가 커다란 짐을 들고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의 2층 양옥집으로 찾아가 그곳에서 지내게 된다. 그리고 그 집에는 고모가 함께 산다. 생은 결국 크고 작은 고난의 연속이고, 우리는 고난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간다. 그 고난을 함께해주는 사람이 있어 버티고 그 시간을 보낸다. <남매의 여름밤>은 바싹 마른 도시의 삶을 피해 할아버지 댁에서 함께 살게 된 남매의 이야기다. 배우 최정운은 자신의 첫 장편 <남매의 여름밤>에서 누나 ‘옥주’를 연기했다. “이 영화를 보고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는 관객이 많았어요. 어떤 관객들은 자신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 영화를 보며 위로받았다고 말씀해주셨죠. 제가 연기하며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언급한 분도 있었고요. <남매의 여름밤> 시나리오를 처음 읽은 자리가 오디션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때는 가족의 소소하고 따듯한 이야기로 다가왔어요. 제가 캐스팅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시나리오를 몇 번 다시 읽고 나니 극에 등장하는 남매뿐 아니라 아버지와 고모 모두 조금씩 성장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엄마 없이 아빠와 사는 옥주가 안쓰러웠어요. 할아버지 댁 2층에 혼자 앉아 가족에게 보탬이 될 일을 고민할 것 같은 아이예요. 할아버지를 애틋해하는 마음은 저와 닮았고요.” 옥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는 윤단비 감독이 함께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혼자 준비할 때보다 촬영하면서 이 아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됐어요. 촬영하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때도 있었죠. 그럴 때면 촬영 중에도 감독님과 오래 얘기를 나눴어요. 감독님이 과거에 겪은 비슷한 감정에 대해 들려주시면 그제야 옥주의 감정이 이해됐어요.” 옥주를 완성하기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친 건 현장에서 함께한 사람들이다. 때론 선배 배우들이 끌어준 덕분에 감정의 텐션이 자연스레 올라가기도 하고, 감독과 촬영감독이 던지는 질문들에 답하며 길을 찾기도 했다. 이렇게 완성된 옥주는 관객들에게 마치 자신의 과거를 보는 듯한 공감을 안겼다. “영화를 보고 나서 자신의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는 관객이 많았어요. 영화를 본 사람들이 옥주의 이야기가 곧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셨죠. 옥주가 저 혼자만의 인물이 아니라 모두의 인물이 된 것 같아 기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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