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클래쉬 [언]리미티드’ 컬렉션의 앰배서더로 선정되었어요. 연기부터 브랜드 화보 촬영까지 여러 활동으로 카메라 앞에 선다는 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기회예요. 단 하루를 촬영하더라도 저의 또 다른 면을 탐구하게 되거든요. 이번 화보도 마찬가지죠.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주얼리라고 생각하는데, 스터드 장식을 강조한 까르띠에 클래쉬 [언]리미티드 컬렉션은 우아하면서도 강인한 매력이 느껴져요. 두 손가락 사이에 끼워 착용하는 스터드 링이 특히 마음에 들어요.
한국과는 2017년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 출연하며 인연을 맺었어요. 맞아요. 당시 촬영을 위해 한국에 5주 동안 머물렀어요. 기차를 타고 광주의 절을 찾아가 스님과 함께 사찰 음식을 만들었던 영적인 순간을 잊을 수 없어요.
얼마 전 ‘에밀리’ 역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2의 촬영을 마무리했다고 들었어요. 시즌 2의 에밀리는 더 자주웃고, 친구 ‘민디’와 많은 모험을 할거예요. 회사와 집을 오가는 그에게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질 테니 기대해주세요.(웃음)
시즌 1에서 에밀리가 보여준 긍정적이고 독립적인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에밀리처럼 열정적인 여성을 보면 힘이 나요. 에밀리는 일을 사랑하고 그 안에서 낭만을 찾는 인물이에요. 본인의 의견을 주저 없이 이야기하고, 도움이나 조언이 필요할 땐 당당히 부탁하죠. 이런 에밀리의 모습이 저와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캐릭터를 잘 연기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구가 필요한데, 이를 통해 스스로 많은 걸 배우게 돼요.
그래서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이 저 자신을 위한 치료이자 명상으로 느껴져요.”
언젠가 꼭 만나고 싶은 여성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미국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요. 부통령 후보가 되어 선거 유세를 하는 모습이 방송되었을 때 TV 에서 눈을 떼지 못했어요. 그는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사람이에요. 또 미 셸 오바마도 만나고 싶어요. 희망을 전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지닌 두 사람과 마주 앉아 오래도록 이야기 나눈다면 좋겠어요.
<에밀리, 파리에 가다>는 프로듀서로 참여한 첫 작품이기도 해요. 배우 겸 프로듀서로서 현장에 있을 땐 어떤 점이 다른가요?배우들이 깊이 관여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다룰 수 있어 좋아요. 다른 프로듀서, 작가, 감독을 비롯한 동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섹스 앤 더시티>등에 이어<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의상을 맡은 스타일리 스트 패트리샤 필드와도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죠. 에밀리는 어떤 성향의 사람일지, 뭘 입어야 잘 어울릴지, 에밀리의 대한 저의 생각은 어떤지 자세히 물어보더라고요. 예상보다 더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어 놀라웠어요. 배 우이자 프로듀서로서 함께한 행운과도 같은 작품이었어요.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찰리 맥도웰 감독의 새 영화 <윈 드폴> 출연 소식을 밝혔어요. 2009년에 개봉한 <블라인드 사이드>부터 지금까지, 오랜 기간 연기하며 무엇을 느꼈나요?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이야기 중엔 분명 누군가 쉽게 꺼내놓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들을 작품을 통해 접해도 좋지만, 우리가 직접 목소리를 높일 수 도 있을 거예요. 제가 여러 캐릭터들을 만난 후 저 자신에 대해 더욱 자신감을 갖고 말하게 된 것처럼, 누구든지 용기를 내어 자신의 이야기를 타인과 공유하기를 기대해요. 우 린 다 같은 인간이니까요.
4년 전 자서전 <Unfiltered: No Shame, No Regrets, Just Me>를 출간했죠. 만약 두 번째 자서전을 낸다면 어떤 내용을 담고 싶어요? 첫 책을 낸 이후 배운 것들을 담을 거예요.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느낀 점을 정리해보고 싶어요. 예를 들면,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을 때 이 전에 세워둔 우선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 집 거실에서 <에밀리, 파리에 가다>와 영화 <맹크>의 비대면 프레스 투어에 참석하는 낯선 경험도 했고요. 모두 같은 시기를 살아가고 있으니까 많은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 인상 깊게 읽은 책이 있나요? 글 레넌 도일의 자전적인 에세이 <Untamed: Stop Pleasing, Start Living> 이요. 책을 펼친 후 손에서 놓지 못했을 만큼 아주 흥미롭고 강렬했어요. 이외에도 평소에 많은 책을 읽어요. 독서를 통해 각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지식을 접하려고 노력하는 거죠.
무엇이 자신을 배우의 길로 이끌었다고 생각하나요? 어릴 때 어떤 이야기를 읽거나 들으면 영화 한 편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풍부한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곤 했어요.
연기는 누군가를 낯선 곳으로 데려가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소소한 일상부터 큰 규모의 사건까지, 다양하게 경험하며 여러 감정을 전하죠. 캐릭터를 잘 연기하기위해서는 충분한 연구가 필요한데, 이를 통해 스스로 많은 걸 배우 게 돼요. 그래서 작품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 저 자신을 위한 치료이자 명상으로 느껴져요.제가 연기할 캐릭터가 저를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며 작품을 고르는 편이에요.
릴리 콜린스에게 ‘나다움’이란 무엇인가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 끼는 것. 어떤 옷을 입고 있든, 진정한 ‘나’가 가려지지 않아야 해요.
지금 마음에 품은 가장 큰 목표가 뭔지 궁금해요. 예전엔 미래에 대해 많이 신경 썼지만, 이제는 현재를 소중하게 여기려고 해요. 그리고 일과 가정 둘 다 잘 꾸려나갈 수 있기를 바라요. 그게 가능하다는 사실을 전 알고 있어요. 자신의 분야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는 동시에 단란한 가정을 이룬 멋진 여성들과 함께 일해왔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