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 진환
이어링 넘버링(Numbering) 수트 셋업, 셔츠,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이콘 진환
이어링과 링 모두 넘버링(Numbering), 니트 가디건과 티셔츠,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이콘 진환

무척 덥네요. 야외 촬영은 아니지만 두꺼운 니트 스웨터를 입기도 했는데, 괜찮았나요?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제가 사계절 중 여름을 제일 좋아해요. 제주도 사람이라 그런지 바다에 뛰어들 수 있는 여름이 좋더라고요. 그런데 올해는 제주도를 한 번도 못 갔어요. 제주도 사람이어도 제주도… 생각보다 자주 못 갑니다.(웃음)

바다를 좋아하는 제주 사람이 서울에서 여름을 잘 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찬물로 샤워를 많이 하죠.(웃음) 제주 바다는 못 가니까, 쉽게 갈 수 있는 근처 바다를 보러 가는 편이에요. 인천이나 서울에서 가까운 강원도 지역을 자주 가요. 그냥 보기만 할 때도 있고, 서핑을 좋아해서 바닷속으로 들어갈 때도 있고요.

바다가 주는 즐거움이나 위안이 큰가 봐요. 저한테는 바다가 힐링을 주는 존재예요. 답답한 느낌이 들면 가장 먼저 바다 생각부터 나요. 어릴 때부터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가면 마음이 좀 놓이거든요.

<킹덤: 레전더리 워>를 마친 후 계속 음반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들었어요. 1~2주간 휴식하고 이후부터 새로운 음반을 준비하고 있어요. 곡도 받아보고 녹음도 하면서 좋은 곡을 찾는 중이에요. 이것저것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그중 제일 좋은 게 뭔지 찾는 거죠.

새로운 곡을 마주했을 때 ‘좋다’고 느끼는 기준이 있나요? 제일 중요한 건 멜로디죠. 그런데 좋다고 느끼는 건 말로 설명하기 어려워요. 뭔가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게 있거든요. 아이콘 곡 중에는 ‘이별길’이 그랬어요.

멤버들과 의견 취합은 잘 되는 편인가요? 아이콘 멤버들이 워낙 개성이 강하거든요. 그만큼 의견이 다양해요. 그래서 오히려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취합은 대부분 윤형이 의견에 기댈 때가 많아요. 윤형이가 촉이 좋거든요. 저는 반대고요.

그간 출연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미루어 보면 진환 씨는 본인의 의견을 강하게 내세우는 타입은 아닌 것 같아요. 맞는 것 같아요. 팀으로 활동하면서 그렇게 된 부분도 있지만, 타고난 성향이 그렇기도 해요. 어릴 때부터 제 의견을 주장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편이었어요. MBTI 유형이 ISFP거든요.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평화주의자라는데, 제가 그래요. 다투는 상황이 불편하고 힘들어요.

꼭 밀어붙이고 싶은 의견이 있을 땐 어떻게 해요? 간혹 본인 생각에 확신이 설 때가 있잖아요. 말은 하죠. 그래도 다른 쪽 의견이 더 클 땐…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해요?

의견을 밀어붙여서 관철한 적이 없어 보이는데요. 그런가 봐요. 나름대로 밀어붙이긴 한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땐 아니었을 확률이 커요.

 

아이콘 진환
이어링과 링 모두 넘버링(Numbering), 재킷과 셔츠,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이콘 진환
실크 셔츠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이어링과 링 모두 넘버링(Numbering), 팬츠와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스로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이 있나요? 확신을 가지려고 해요.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고, 걱정도 많은데 그래서 더 자신감을 높이는 생각을 하려고 노력해요.

어떤 방식으로요? 직업상 자존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북돋울 필요가 있잖아요. 성격상 저 스스로를 칭찬하진 못해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음악이나 퍼포먼스에 대해서 자주 물어요. 그중 좋은 평가에 기대 자신감을 얻는 식이죠. 뭘 해도 좋다는 식의 무조건적인 칭찬은 빼고요. 객관적이지 않은 말은 와닿지 않는 데다 그런 말에 취하면 안 될 것 같거든요.

기억에 남는 말이 있어요? 너는 아직 젊으니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간은 많다. 최근에 들은 말인데, 이 말 덕분에 위안을 받고 조금 느긋해질 수 있었어요.

조급한 마음이 있었나 봐요. 아무래도 새 음반을 준비하는 시기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활동한 지 6년째인데, 이 부분만큼은 능숙해지지 않네요. 아마 우리 음악을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럴 거예요. 기대를 충족할 만큼 좋은 음악을 내고 싶은 동시에 너무 기다리지 않게 하려다 보니 조급해지는 거죠.

이 질문을 하면 더 조급해질 수도 있는데요.(웃음) 종종 솔로 활동에 대한 생각을 내비친 적이 있어요. 솔로 음반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욕심은 늘 있어요. 아직 실현되진 않았지만요.(웃음) 언제든 시기가 맞으면 내려고, 조금씩 작업도 하고 있어요. 오늘처럼 혼자 뭔가를 할 기회가 생기면 솔로 활동을 하면 이런 느낌일지, 그땐 어떤 컨셉트로 뭘 보여줘야 할지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요.

진환이라는 이름을 걸고 음반을 낸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많이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아직 ‘아이콘스러움’이 뭔지 정의를 내리지도 못했거든요. <킹덤: 레전더리 워>에 출연하면서 ‘아이콘이 아이콘 했다’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그게 뭘까 고민되더라고요. 팀의 정체성을 정의 내린 후에 저다움을 찾는 게 옳은 순서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도 잠깐이나마 상상해본다면 화려한 퍼포먼스가 있는, 볼거리가 많은 음악이 떠올라요. 저는 춤이나 노래 중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밸런스가 잘 맞는 무대를 추구하거든요. 어셔나 니요 처럼요. 장르는 R&B면 좋겠지만, 여러 장르가 뒤섞인 음악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어떤 마음으로 음악을 계속 하고 있나요? 예전부터 나이가 아주 많이 들어서도 음악을 할 거라고 다짐해왔어요. 현실적으로 평생 하는 건 어렵겠지만, 그냥 그런 마음을 가졌어요. 음악이 아닌 길을 생각해본 적 없고, 제일 좋아하는 게 음악이기도 하고요.

왜 그렇게 음악이 좋은 거예요? 연습생 때는 무작정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게 좋았는데, 지금은 다른 느낌이에요. 우리 음악에 대한 애착,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데서 오는 희열 때문에 애정이 커지는 것 같아요. 혼자 노래 부르고 춤출 때의 음악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관객과 소통하면서 같이 즐기는 음악이라 더 좋은 느낌이에요.

무대를 굉장히 소중하고 큰 존재로 여기는 것 같아요. 그렇죠. 무대 위에 서면 감정이 더 증폭돼요. 떨리는 것도, 감동을 받는 것도, 신나는 것도 무대에선 훨씬 더 크게 느껴져요. 평소엔 절대 느낄 수 없는 감정의 진폭을 경험하는 거죠.

그 말을 워낙 차분하게 말해서 어떤 느낌일지 가늠이 안 되는데요. 지금 텐션의 몇 배쯤 될까요? 1백 배는 되지 않을까요. 지금은 평소보다도 조금 더 차분한 상태거든요.(웃음)

새 음반이 나왔을 때 무대 위 모습을 잘 살펴봐야겠네요. 그 텐션은 언제쯤 목격할 수 있을까요? 워낙 앞날을 가늠하기 힘든 시기잖아요. 내년 이맘때쯤엔 새 음악에 대해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