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흥행의 이면
2023년 박스오피스 최대 히트작 중 하나였던 영화 ‘바비’. 여성 감독과 여성 주연 배우가 여성 문제를 전면으로 다룬 작품이었는데요. ‘바비’의 흥행 돌풍과 상반되게, 지난해 영화계 전체에서 여성 캐릭터의 역할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남캘리포니아대(USC) 아넨버그 포용정책센터가 최근 발간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100편의 영화 중 오직 30편의 영화에서만 여성이 주연 또는 주조연급 역할로 등장했습니다. 이 수치는 지난 14년 동안 꾸준히 증가해 왔고, 2022년에는 44편을 찍었는데요. 1년 사이 ‘역사적으로 적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가파르게 감소한 겁니다.
문제는 커리어야
영화를 이끄는 여성 캐릭터가 적어지는 것은 곧 여성 배우의 설 자리가 그만큼 좁아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를 두고 연구팀의 리더 스테이시 L. 스미스 박사는 “작년 할리우드 작가·배우 파업으로 많은 영화가 개봉을 미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2023년에 여성 주연 및 주조연 캐릭터가 이렇게 줄어든 것은 (영화) 산업의 실패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영화 속에서 더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캐릭터의 이야기를 더 완성도 높게 다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