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되었습니다.
- '가능한 사랑'은 전도연·설경구·조여정·조인성이 함께한 작품으로,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부부를 통해 해고와 삶의 격차, 인간관계와 욕망을 조명합니다.
- 베니스에서 시작해 밀밸리영화제 어터상과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까지, '가능한 사랑'의 행보는 세계 무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이 그려내는 한국 영화의 더 넓은 세계.

베니스영화제에 등장한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
지난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이창동 감독과 전도연, 설경구, 조여정, 조인성이 등장했습니다. 블랙과 화이트 컬러의 세련된 착장으로 레드카펫에 오른 이들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죠. 이날 이창동 감독이 선보이는 8년 만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올해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돼 메인 상영관 살라 그란데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처음 공개됐는데요. 1032석 규모의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상영이 끝난 뒤 약 7분간의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지난해 13년 만에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던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아쉽게 고배를 마셨던 만큼, 이번 ‘가능한 사랑’이 황금사자상을 거머쥘 수 있을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가능한 사랑’ 속 두 부부가 마주하는 서로 다른 삶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의 아내 미옥(전도연)이 남편의 옛 동료 장례식장에서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와 그의 부유한 남편 상우(조인성)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예지는 총파업과 강제 진압의 후유증을 겪는 호석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새롭게 조명하고자 미옥에게 다가가는데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호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상우의 여름별장으로 두 사람 가족을 초대하기까지 합니다. 해고라는 상처를 안고 하루하루를 버텨온 부부와, 그에 비해 여유로운 삶을 살아온 부부. 전혀 다른 두 세계가 한 지붕 아래 놓이는 순간, 서로를 향한 호의는 곧 미묘한 균열로 번져가죠.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의 음악을 맡았던 정재일 음악감독이 참여한 이 작품은 해고가 남긴 상처와 삶의 격차가 만드는 거리감, 그리고 각자가 숨겨온 욕망까지 조용하지만 팽팽한 긴장감으로 쌓아 올립니다. 그동안 여러 번 해고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아내고자 했던 이창동 감독의 오랜 시도가 ‘사람’과 ‘사랑’이라는 화두를 통해 새롭게 빛을 발하게 되었습니다.



24년 만의 재회, 설경구와 전도연이 그려낸 이창동의 세계
이번 작품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설경구와 전도연, 그리고 이창동 감독의 재회입니다. 설경구는 2000년 ‘박하사탕’에서 국가 폭력과 시대의 비극 속에 파괴되어가는 인물 영호를 연기하며 대종상 신인남우상과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석권한 바 있죠. 2002년 ‘오아시스’에서는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이들의 사랑을 그려 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공식 초청과 감독상 수상을 이끌어내기도 했고요. 이어서 전도연은 2007년 ‘밀양’에서 자식을 잃은 슬픔과 구원에 대한 질문을 온몸으로 껴안은 신애를 연기해, 제60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한국 배우 최초로 수상하며 ‘칸의 여왕’이라는 이름을 얻기도 했습니다. 각자의 연기 인생에서 뚜렷한 전환점을 남긴 이창동 감독과의 재회는 이들에게도, 관객들에게도 또 한 번의 특별한 순간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설경구는 “박하사탕 때의 긴장감이 그리웠고, 초심으로 돌아가려는 저를 발견했다”며 솔직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고, 전도연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성장과 동료애를 언급하며 애정어린 진심을 드러냈죠. 이창동 감독의 오랜 필모그래피를 새롭게 완성해낸 이번 만남이, 앞으로 한국 영화의 또 다른 걸음으로 이어질지 기대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창동의 시네마!
‘가능한 사랑’은 이번 베니스영화제를 시작으로 더 넓은 글로벌 무대를 향해 뻗어나갑니다. 오는 10월에 열리는 제49회 미국 밀밸리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이 한국인 감독 최초로 ‘어터상’을 수상하는 데에 이어, 제99회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도 선정돼 본선 진출을 준비하고 있죠. 특히 밀밸리영화제의 ‘어터상’은 상업적 타협 없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꾸준히 쌓아온 감독에게 수여되는 것으로, 그의 연출 세계가 영화사에 남긴 발자취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지니기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베니스에서 시작해 한국에서 개봉한 후, 넷플릭스와 미국의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이어지는 ‘가능한 사랑’의 이 거침없는 흐름이 한국 영화의 존재감과 다음 페이지에 대한 기대를 더욱 뚜렷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베니스의 레드카펫 위에서 다시 만난 다섯 사람. 이창동 감독의 오랜 페르소나였던 설경구와 전도연, 그리고 새로운 얼굴인 조여정, 조인성이 함께 완성한 이야기가 세계 곳곳의 스크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이들이 써 내려갈 이 새로운 페이지 위에 ‘황금사자상’이라는 값진 결과가 새겨질 수 있을지, 그 소식을 기다리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