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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끼는 반지

가끔 남자친구와 성인용품 사이트에 들어가보는 나는 어느 날 일명 ‘낙타 눈썹’으로 불리는 링을 발견했다. 동그란 링 주변에 속눈썹처럼 생긴 긴 인조모가 붙어 있는데, 남자의 귀두 밑 중간 부분에 끼우고 삽입하면 속눈썹이 파트너의 질 안쪽을 자극해 여자가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요지였다. 진짜 낙타 눈썹으로 만든 중동산 제품이 원조라는 믿기 어려운 속설을 뒤로하고 과감히 실행에 옮겨본 결과, 피스톤 운동을 할 때 전에 느끼지 못한 간질간질한 촉감에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안타깝게도 나는 불호. 무엇보다 혹시나 눈썹 털이 빠져 질 내부에 남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섹스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또 제품을 잘못 선택하면 페니스 굵기에 따라 돈만 버리는 수가 있으니 주의할 것. _D, 28세,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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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의 혀가 주는 자극

함께 유학을 하다 남자친구가 먼저 귀국한 이후로 섹스리스의 실의에 빠진 나에게 현지의 친구가 슬쩍 추천한 섹스 토이가 있었으니, 바로 동그란 휠에 날개처럼 달린 작은 혀들이 회전하면서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자위용 기구였다. 분홍색 실리콘 혀의 첫인상은 꽤 징그러웠지만, 휠을 끼워 넣는 본체는 꽤 디자인이 깔끔했고, 독특한 모양새에 호기심이 동한 나는 만만치 않은 가격대의 기구였지만 눈 딱 감고 질러버렸다. 속도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데다 다양한 혀 모양을 본뜬 교체용 휠(설명서에는 혀 피어싱을 한 남자가 오럴 섹스를 해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드는 버전도 있다고 했다)도 있어 기발하다는 측면에서는 그동안 써본 자위 기구 중 단연 독보적이다. 무엇보다 의외로 부드러운 실리콘의 감촉이 젤과 합쳐지면 꽤 진짜처럼 느껴지니 꿩 대신 닭이라고 특히 그의 애무가 그리운 밤에는 은근히 도움이 된다. 혹시나 써볼 사람들을 위해 한 가지 팁을 전하자면 회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소음도 꽤 커지니, 배경 음악을 깔아놓고 즐기는 게 집중이 잘 된다는 거다. 아, 이 기구와 삽입용 딜도를 위아래로 연결해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부속품도 있다. 활용도가 쏠쏠하다. _P, 29세,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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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호흡기가 아닙니다

섹스를 시작할 때 항상 남편이 지나치지 않고 물고 빨고 핥는 부분이 가슴이다. 결혼기념일을 앞둔 어느 날, 집으로 정체불명의 택배가 하나 도착했다. 그 안에는 동그란 실리콘 흡착기 두 개와 작은 에어 펌프가 튜브로 연결된 기구가 들어 있었다. 얼핏 수술 도구처럼 생겼지만, 온통 핑크색인 그 기구가 의료용일 리는 만무해 의아해하던 나는 퇴근 후 돌아온 남편의 설명에 박장대소했다. 그의 설명인즉, 양쪽 가슴에 붙이고 펌프질을 하면 흡착기가 공기를 빨아들이며 나의 유두를 자극한다는 것이었다. 정성스레 젤을 발라주고 기구를 양 가슴에 붙이는 남편의 모습이 사뭇 비장해 나 또한 진지한 태도로 그를 바라보았다. 바이브레이터가 같이 달려 있어 효과는 확실히 강력했지만, 발갛게 솟아오른 가슴에 대고 ‘하우 두 유두?’를 외치는 그의 예상치 못한 애드리브에 호흡이 불가능할 정도로 웃어젖힐 수밖에 없었다. 같은 이치로 여자의 아래쪽을 진공상태로 만들어 자극하는 기구도 있다던데, 산소호흡기와 흡사하게 생긴 모양은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섹스에 권태기가 올 때를 대비해 염두에 둬야겠다. _B, 34세,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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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섹스의 신세계를 열다

그의 갑작스러운 해외 발령으로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된 우리 커플은 가끔 화상 통화로 서로의 명령에 따라 자위를 했는데, 이게 말로만 주고받다 보니 서로 절정에 다다르는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였고, 분위기 잡다가 괜히 김만 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느낌표를 10개는 붙인 흥분된 문자와 함께 한 해외 사이트의 주소를 보내왔다. 사이트에선 꽤 귀엽게 생긴 한 쌍의 남성용과 여성용 자위 기구를 팔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와이파이를 통해 두 기구가 서로 연동이 되는 섹스 토이였다. 사이트는 친절하게 한국어 서비스가 되고, 10만원쯤 하는 가격에 한국으로 직배송도 해주니 써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소프트웨어 앱을 깔고 각자의 기계를 블루투스로 연결한 뒤, 앱에서 친구 추가를 하면 끝. 둘 다 접속된 상태에서 서로가 기구를 움직이는 속도나 패턴에 따라 상대방 기구가 반응해 정확히 ‘동시에’ 움직이니, 실제로 함께 섹스를 하는 기분이 든다. 첨단 IT 인터랙티브 테크놀로지의 정점을 맛보았다고나 할까. 개발자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한다. _L, 32세, 회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