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벨 아옌데의 아지트, 카시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내 작품들 속에 있지 않다. 나는 남편,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사는 내 집을 가장 좋아한다.” – 이사벨 아옌데
이사벨 아옌데에게는 ‘카시타’라고 부르는 아지트가 있다. 장미꽃이 둘러싸인 카시타 안에는 둥근 테이블과 오래된 지구본, 서재가 있는데, 이 곳에서 아옌데는 1월 8일에 새 책을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 나름의 규칙을 지킨다.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신 후 옷을 차려 입고 어머니한테 편지를 쓰고 나서야 글을 쓴다. 그리고 글을 쓰는 중에는 카시타 안에서 아무데도 나가지 않는다.
이사벨 아옌데 <영혼의 집>, <운명의 딸> 등을 쓴 칠레의 작가이다. 만나고 싶은 문학 속 인물로 쾌걸 조로를 꼽으며 꼭 밤에 침대 위에서 만나고 싶다고 말하는 유쾌한 작가.
버지니아 울프만의 방
“여성이 일 년에 5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이 있다면, 그렇다면 여성도 셰익스피어 같은 글을 쓸 수 있다.” – <자기만의 방 中, 버지니아 울프>
버지니아 울프가 <자기만의 방>에서도 말했듯 여성 작가에게 자기 만의 방은 중요하다. 운이 좋게도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글 쓰는 공간을 만들 수 있었는데, 남편과 함께 산 집, ‘몽크스하우스’ 안에 마련했다. 처음에는 헛간을 창작 공간으로 사용하다 더 집중 할 수 있게 정원 구석에 오두막을 만들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아침을 먹은 후엔 이곳으로 들어와 무릎 위에 판자를 놓고, 푸른 빛이 도는 종이를 올린 후 갈색 잉크를 묻힌 펜으로 많은 작품을 남겼다.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등대로> 등을 쓴 영국의 작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며 비극적인 삶을 살다간 그녀는 40대 중반 이후부터 페미니즘에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림에 둘러쌓인 거트루드 스타인의 방
“장미는 장미인 것이 장미다.” – <성스러운 에밀리, 거트루드 스타인>
거트루드 스타인의 글은 그림과 닮아있다. 당시 유행하던 미술 사조인 큐비즘을 글에 옮겨오고자 했기 때문인데, 그녀를 설명할 때 ‘미술애호가’라는 별칭이 빠질 수 없는 이유다. 또한 스타인은 당시에 활동하던 작가의 작품들을 구입해 글을 쓰는 공간을 아뜰리에로 꾸몄다. 그녀의 높은방은 마티스와 피카소 등의 작품을 비롯한 여러 점의 그림들로 가득했다. 스타인은 글을 쓸 때 특이한 습관이 있었는데, 아뜰리에에 앉아 찬찬히 작품을 모두 감상하고서야 글쓰기를 시작했다.
거트루드 스타인 <3인의 삶>, <텐더 버턴스>을 쓴 시인 겸 소설가. 많은 화가들과 친분이 있었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주인공 ‘길’의 글을 봐주던 인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