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BREAKBOT <STILL WATERS>
그림 같은 조합이라는 건 이럴 때 쓰는 말이다. 그림인 듯 사진인 듯, 악기인 듯 종이인 듯 그 경계가 모호한 앨범 재킷의 주인공은 프렌치 일렉트로닉 뮤지션 브레이크봇이다. 섬세하면서도 몽환적인 그루브를 선사하는 이들은 이미 국내에서 크고 작은 내한 공연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들의 새 정규 앨범 에는 13곡이 담겨 있다. 차갑고 강렬한 일렉트로닉 대신 부드러운 사운드스케이프를 들려주는 브레이크봇의 이번 앨범 수록곡 중 ‘2Good4Me’의 몽환적인 사운드는 봄날의 평화로운 풍경과 닮았다.
ART: COLOR YOUR LIFE
전시 제목부터 산뜻하다. 네 인생을 칠하라. 봄기운이 대기에 가득한 것과는 별개로 여전히 무채색의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을 위한 전시다. 2월 25일부터 8월 21일까지 꽤 오랫동안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색’을 주제로 한 다양한 아트워크가 포진해 있다. ‘색’을 주제로 한 여섯 아티스트의 사진 작품부터 색이 유리와 패브릭, 가죽, 나무 등 물성이 다른 재료와 만나 어떤 식으로 변화하는지 보여주는 재료와의 만남, 그리고 침실이나 주방, 거실 같은 일상적인 공간에 다채로운 색을 입힌 공간의 이야기까지 색과 서로 다른 공간이 만난 다채로운 봄날의 전시가 기다리고 있다.
BOOK: 칩스 앤 딥
쿡방의 시대에도 요리할 시간은 없다. 그래도 예쁜 요리 사진이 있는 요리책에는 언제나 마음이 간다. <칩스 앤 딥>은 제목 그대로 과일, 채소 등을 칩으로 만드는 방법과 딥 소스 레시피가 담겨 있다. 오븐에 굽고 자연 건조하고 튀기는 식의 간단한 칩 만드는 법을 소개한 책. 여기에 칩을 찍어 먹으면 좋을 딥 소스 레시피까지 소개했다. 책에 담긴 온갖 칩이 건강을 생각한 간식이라기보다는 간단한 맥주 안주로 보이는 건 순전히 사적인 취향의 문제다.
MUSIC: TIGERTOWN <LONELY CITIES>
4명의 투우사를 위한 기념사진처럼 보이는 이 사진은 타이거타운의 데뷔 앨범 재킷에 담긴 것이다. 호랑이 동네. 밴드의 이름은 살벌한데 음악은 봄바람처럼 살랑인다. 호주의 신스팝 밴드 타이거타운의 <Lonely Cities>에는 총 5곡이 수록되어 있다. 귀를 괴롭히는 음악이 아니라 착하고 평화로운 음악들로 채워져 있다.
BOOK: 여장 남자와 살인자
봄날이라고 늘 맑고 화창한 건 아니니까 우울하고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그래픽 노블에도 눈길이 간다. <여장 남자와 살인자>의 주인공은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하자마자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군대에 징집된 남자다. 그는 지옥과 다를 것 없는 전쟁터에서 벗어나기 위해 탈영병이 되어 파리로 도망친다. 그곳에서 아내를 다시 만나지만 탈영병 처지라 자유롭게 외출조차 할 수 없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방법은 여장을 하는 것. 성을 숨기고 자유로워지다 못해 과감하고 불법적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 남자와 그의 아내는 점점 예측할 수 없는 운명에 휩쓸린다. 비극적인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들의 처절했던 삶이 그림의 분위기에서 그대로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