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윤종·서영우 (봅슬레이)
비단 자메이카뿐일까, 4년 전 대한민국에서도 봅슬레이는 영화 <쿨 러닝>만큼이나 무모한 도전이었다. 변변한 경기장도 없이 매번 썰매를 빌려 타야 했던 원윤종, 서영우 선수. 지난 1월, 2015-2016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5·8차 대회 남자 봅슬레이 2인승 부문 1위의 왕관을 썼다. 한국 스포츠 역사상 첫 금메달이자 아시아 최초다. 총 2개의 금메달과 3개의 동메달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종합 세계 랭킹 1위로 이름을 올린 두 남자는 지금 이 순간, 지구에서 가장 빠른 봅슬레이 선수다. 체육 교사 지망생이던 두 선수가 호기심으로 봅슬레이를 만나 세계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다른 종목은 선수가 성과를 내면 그 몫이 선수에게 돌아가는 반면 봅슬레이는 선수의 자질 외에도 장비와 훈련 방법 등 외부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 뛰어난 실력의 감독과 코치, 비디오 분석관, 장비 전문가, 좋은 장비를 얻을 수 있는 기회마저도 선수의 노력만큼이나 중요한 승패 요인인 거다. 우러러보던 선수들과 나란히 경쟁하고 승리했다는 게 여전히 잘 믿기지 않는다. 보완해야 할 점을 정비하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대회까지 달릴 생각이다.”
시속 150km, 100분의 1초를 다투는 봅슬레이는 썰매를 얼마나 빠르게 미는가부터 두 사람이 함께 썰매에 올라타는 타이밍까지 집중해 봐야 할 요소가 많다. 일반 관람객이 봅슬레이를 조금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법에 대해 물었다.
“스타트 구간에서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스타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기록 차이가 어떻게 벌어지는지 비교하며 보는 것도 봅슬레이 경기를 즐기는 방법이다. 빠른 속도로 썰매가 코너에 진입할 때 부딪히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미끄러져 내려가는 광경을 보는 스릴도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