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남녀
공예적 가드닝, 식물의 취향
운현궁과 창덕궁, 종묘와 이웃해 있는 가드닝 스튜디오 ‘식물의 취향’. 건너편에는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히는 옛 공간사옥, 아라리오뮤지엄 인스페이스를 마주하고 있는 이 곳은 간판도 그럴싸한 쇼윈도도 없다. 원예가 박기철은 호젓한 동네 리듬에 거스르지 않기 위해 최소한으로, 하지만 세심하게 이 공간을 꾸렸다. “제가 선호하는 식물 취향이 있듯 식물들도 저마다 취향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들에게 옷은 화기이거나 흙일 수 있고, 주변 오브제일 수도 있죠.” 자신과 식물의 취향을 사려깊게 반영해 조화롭게 담아내는 것이 그가 하는 일이다. 호들갑스러운 포장으로 멋을 내지 않는 그의 취향은 식물에게도 한결같이 적용된다.
이곳에 디스플레이되고 때로 판매되는 식물들은 기존 가드닝 숍에서 보아온 익숙한 형태가 아니다. 그가 자신의 야생 초목들을 하나씩 설명하기 시작했다. “여름에 가장 아름다운 식물이 중국대엽 담쟁이죠. 그 옆에 있는 건 백자귀나무와 진달래를 한 화분에 섞어 심은 거고요. 보통 자귀나무는 분홍꽃을 피우는데, 백자귀나무는 흰 꽃이 피어요. 식물을 혼합하는 것은 감각에 좌우되지만 최소한의 규칙이 있다면 비슷한 형태의 식물은 섞지 않는다는 거죠. 선과 형태, 실루엣을 고려해 밸런스를 맞춰요. 주변 식물이나 오브제와의 어울림 역시 중요하고요.” 개인 공간에서 상업 공간까지 식물이 필요한 모든 공간을 디스플레이하는 박기철은 프로젝트 컨셉트에 따라 관엽 식물과 야생 초목, 다육식물, 선인장과 꽃을 아우르며 활동 영역을 유연하게 확장한다. 소규모 가드닝 클래스도 운영 중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84, 1층 101호
영업시간 수~토요일 12:00~19:00
문의 02-745-6672, 인스타그램 @tasteofpl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