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남녀
야생화의 재발견, 폴즈가드너
“식물과 사람 사이에도 궁합이 있어요. 저희 가게에 오는 사람들을 보면 꼭 자신의 느낌과 비슷한 식물을 선택하거든요. 몇 년씩 정들이며 가꾼 나무를 심성 고와 보이는 손님이 데려가면 식물이 제 짝을 찾은 것 같아 뭉클해요.” 저마다 특성이 유별나서 키우기 까다롭다는 야생화를 전문으로 가꾸는 가드너 강선우. 흙의 비율이나 화분의 크기, 습도나 통풍 등을 한층 섬세하게 조절해야 하는 야생화 가드닝 작업이 그녀의 일상이 된 지 어느덧 5년이 흘렀다.
강선우는 출판사에서 회사생활을 하다가 문득 어린 시절 부모님이 마당에 잔뜩 심어뒀던 꽃나무가 떠올라 가드닝을 배우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플로리스트가 세운 학교 카트린 뮐러(Catherine Muller) 플라워 스쿨에서 전문성을 다졌고, 제인 패커(Jane Packer)의 작품을 보며 영감을 쌓았다.
“식물과 관련된 공부를 했지만, 평소 주변 식물에 관심을 두고 오래 지켜보는 일이 더 중요해요. 특히 야생화는 더 애정을 쏟아야 하죠. 습성이 예민해 키우는 과정이 흥미로워요. 백자귀나무는 꽃이 솜털처럼 부슬부슬하게 나고, 자귀나무는 해가 지면 이파리를 바짝 오므려요. 스모그부시 트리에는 먼지가 쌓이듯 꽃이 피고요.”
꾸준히 신경 쓰고 바라봐야 하는 존재가 있다는 건 특별한 일이다. 꽃과 가지가 꺾이지 않도록 때마다 자세를 바꿔주고, 흙이 마를세라 물 주는 시간을 세심히 체크하는 등 야생화를 돌보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분주해진다. 이곳의 다채로운 야생화들은 가게에서 볕이 가장 잘 드는 자리에 놓여 이리저리 가지를 뻗으며 자유롭게 큰다.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자라며 시시각각 다른 표정을 짓는 야생화들과, 식물들을 위한 자리를 가꾸고 보살피는 강선우의 바쁜 일상이 ‘폴즈가드너’의 풍경을 만든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서래로5길 38
영업시간 10:00~19:00, 공휴일과 일요일 휴업
문의 070-4222-8424, 인스타그램 @pauls_gardener